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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선생님
02/08/2015 19:02
조회  3320   |  추천   42   |  스크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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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석 선생님...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시고 중3 때 우리반 담임 선생님!

2010년 가을, 그분을 40년도 더 지나서 뉴저지에서 뵈었을 때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쩌면 그렇게도 곱고, 아직도 발랄하신지, 

모두가 놀라다 못해 경이로움까지 느꼈을 정도였다.


우리보다 십삼년인가 더 앞서셨으니 분명 더 연세 들어 보여야 정상인데 오히려 

우리들 또래 어떤 동창생들보다 더 젊어보이는 것이었으니

놀라고 또 놀랄수 밖에.

다음해 초 엘에이 우리 동창회 때 오셔서 하늘거리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방글방글 웃으시며 춤을 추시던 인상적인 모습...


하도 선생님이 인기가 좋으시니 

내 차지가 못 되려니 양보하고

개인적으로 가까이 가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선생님이 오늘 전화를 걸어 오신 것이다.

목소리도 소녀같이, "나 서순석이에요."

"어머나, 어머나!  선생님께서 어찌 전화를 하셨어요?"


우리 동창 홈피 끝말 이어가기에 '서'로 끝나는 단어 찾기에

내가 쓰기를 "서순석 선생님 생각이 별안간 난다"고 썼다고

춘자후배가 전화로 알려 드렸다는 것이다.


선생님과 나는 의기투합하여 한시간이나 이야기 봇물을 터치고야 말았다.

그분이 그렇게나 솔직하고 유머가 넘치실 줄이야!


선생님은 중학교 때의 나를 하얀얼굴에 머리모습까지 기억한다고 하신다.

나는 선생님과 찍은 사진이 한장 남아있어서 가끔 들여다 본적이 있고

그때마다 언젠가 한번 나를 예쁜애! 라고 불러 주셨던 기억을 되새기곤 했었다.


선생님이 모든 아이들을 사랑해주는 지 그때는 잘 몰랐고

나를 특별히 사랑해 주신다고 생각을 해서 나도 선생님을 참 좋아했었다.

시골아이 답게 나타낼 줄은 잘 몰랐고 속으로만....

아이들은 좋아하는 선생님의 과목은 잘하는 법이라서 나는 국어를 잘했다.


선생님은 자기를 기억하는 제자들이 자기를 예쁜 선생님, 재미있는 선생님등으로

기억한다고 하시면서

" 나는 참 창피해"라고 하셨다.

그게 왜 창피한 것이냐고, 무슨 말씀이냐고 여쭈었더니

글쎄, 강의를 잘했다는 이야기를 해 주는 제자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나서 곰곰 생각하니 선생님이 틀리셨다.

그래서 다시 전화해서 선생님께 확실히 알려 드렸다.


"선생님 덕분에 저는 국어를 좋아했고요, 

서울대학교 까지 들어갈 수 있던 것은

국어에 거의 만점을 받았었기 때문이랍니다. 

잘 가르쳐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고. ㅎㅎㅎ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이야기지만 그 감사는 선생님 몫이 분명하다.


반면에 중 3 영어 선생님을 싫어했던 것 때문에

영어공부를 안해서 아직까지 혼난다고..ㅎㅎ

천만 다행히 그해 대학시험 영어시험은 객관식은 하나도 안 나오고 주관식만 나와서

나같이 영어 공부 안한 사람도 창조적 답을 만들수 있었고

턱걸이가 가능했을 것이다.

 

선생님은 얼굴도 예쁘셨지만 마음도 고와서 단연 여학생들의 최고인기였다.

솔직하시고 재미있으시고...

기억력 젬병인 나는 잊어버린 이야기지만

우리학교에 11년인가 근무하셨는데, 청소 검사를 하려면 미안해서

아이들과 함께 청소를 열심히 하고서야 검사를 하셨단다.


선생님이라고 군림하는 분들이 많은 옛날 한국에서

그런 겸손한 자세로 일을 하셨으니

당연히 아이들의 마음을 얻으셨으리라. 


말씀마다 재미있고 이야기가 통하니 얼마나 신이나서 웃고 떠들게 되던지...

영원한 소녀 같으신, 아직도 시적 감각이 풍성하신 선생님!

날씬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런 영혼...

온갖 미사여구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귀여운 여인...


이제야 그녀가 무의식 속에 남아있던 나의 멘토였음을 깨닫는다. 

나랑 선생님과 같은 '과'가 아닐까?

많이 웃는 것과 다정한 마음의?

어찌 그리 젊음을 간직하고 사시냐고 여쭈었더니 

"나는 비싼 화장품은 하나도 안쓰고 세수도 잘 안할 때도 많다.."하신다. 그것도 비슷해서 웃었다.

제발 나도 십여년후에 선생님 만큼 젊고, 정답고도 아름다웠으면! 


멀리 훌러싱에 부군과 함께 사시는데 정말 뵙고 싶다.

이번 봄에 가면 양보 안하고 몽땅 내 차지이니

오랜만에 마음껏 제자 노릇 좀 해 봐야지. 오십년 늦은 감사를 담아서.

외로움도 가끔 달래 드려야지.... 나이 들며 점점 외로움 타시는 것 같으니까.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서순석 선생님, 사랑합니다!

(2015년 2월)


서순석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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