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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분 거리로 이사온 친구
03/02/2014 09:47
조회  3318   |  추천   12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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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에 비소식을 들은 뒤 '우리도 비 좀 오게 해주세요' 몇번이나 소원했는데
금요일 밤 그렇게나 간절히 바라던 비가 피닉스에도 내렸습니다.
겨우내 안 오던 비가 촉촉히 하루종일 밤새도록 내렸습니다. 
70 일만에 내린 비라지만 이런 비다운 비는 여간 만나기 어려운 것이죠. 이곳에서는


간절히 원하기도 하였지만 이번 비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축복의 비! 랍니다. 
내 친구네가 우리 집에서 오분거리 밖에 안되는 곳에 집을 사서 
이사들어간 날 밤, 바로 그 밤에 비가 온 것이니까요.


예전에 우리 아버지께서 자신의 결혼식날 첫눈이 내렸었다고 
첫날밤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하면 복된 것이라는 자랑을 하셨었는데 
이사 당일도 마찬가지로 복있는 기분좋은 일이 아니겠어요?


내 친구로 말하면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에요. 같은 화실에 다녔고 같이 대학에도 나란히 들어갔던 
정말 오래오래된 친구이지요.  
한번도 싸움이란 해 본적이 없고 모든 일에 마음이 딱딱 맞는 친구, 


우리들처럼 미국에 일찍 들어와서 살았어도 멀리 사니까 자주 못 봐 늘 아쉽던 친구,
그 정다운 친구가 이렇게 가까이 이사올 줄은 지금으로부터 
서너달 전까지 차마 바라지도 못한 일이요, 생각도 못하던, 정말 꿈밖의 일이었지요.


석달 전, 나의 암 진단소식에 마음이 아파 비행기 타고 와서 사흘을 함께 지냈는데 
그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마침 남편이 은퇴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드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살기가 어려우니
다른 곳으로 이사가야 하겠다는 것이고 물론 나는 쌍수를 들어 이곳을 권한 것이었죠.


그래서 내가 다니던 직장도 소개해서 은퇴하는 다음 날로 다시 일을 시작하시게 된 친구 남편!
그리고 친구네는 CA 한인타운 요지의 집이라서 한달만에 집이 팔려
이곳으로 와서 집을 샀습니다. 우여곡절 한달만에 드디어 집 키를 받아가지고 이사를 들어갔으니
얼마나 굉장한 일이 이렇게 단숨에 이루어진 것인가요? 


그동안도 임시 거처를 전전하면서도 자주 와서 음식도 장만해 주고 웃기기도 해가며
함께 산책도 하며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 완전 안정을 하게 되었으니 
이런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아요.
걸어가도 삼십분이면 갈수 있는 거리라니! 얼마나 진진한 일을 무궁무진 만들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오분 더 가면 우리 대학 후배네도 가까이 산답니다.
유머감각 만땅인 대학 한해 후배!
지금은 손주 보러 한국에 나가있지만 다시 와서 살게 되면 우리 셋이 
옛날에 못 다 이룬 꿈을 이룰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 ㅎㅎㅎ


우리집 차고 한편을 개조해서 화실을 꾸미고 함께 모여 작업을 하자고 설레방을 쳤거든요.
하도 오래 붓을 안 잡아봐서 좀 뜨악하고 겁까지 나는 상황이지만 
셋이 서로 북돋아 가면서 하면 혹 누가 아나요? 작품 한두점 건져볼지?


우리 셋이 희희낙낙 하노라면 이까짓 암일랑 천리만리로 도망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요!
어떤 불운이나 어려움도  우리 삼인방 앞에서 비껴가지 않겠나요? ㅎㅎㅎ


먼지가 싹 씻어져 나가고 산 중턱에는 구름이 머무른 오늘 아침.
교회가는 오늘 아침에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내 삶의 목마른 곳에 단비를 예비해주시는 좋으신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합니다!
친구의 새로운 삶의 여정도 마음껏 축복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2014년 3월)


우리집 뒷뜰에는 나 닮은 비리비리한 씨투루스 나무 네그루가 있습니다.
2년전에 이사오면서 심었는데 작년에 병이 들어 벌레들이 괴롭혀서 잘 못자라고 자꾸 비틀어지는 것이 
보기에도 괴롭고 미안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스프레이 뿌려주고 돌봤더니 조금 좋아졌었고 열매도 조금 열어서 따먹었어요.
아주 맛있는 오렌지 열개쯤 하고 자몽 열댓개가  첫 수확의 전부였었죠.

그런데 지난 가을부터 진단받고 병원 쫓아다니느라 또 잘 못 돌보았습니다..
수술이요, 겨울이요 또 등한하게 되었던거에요..
봄이 되어 꽃이 피어야 할 때 간신히 나가보니 다시 벌레 먹은 이파리들이 모가지부터 떨어져 나가있고 
잎들이 꼬부라지고 너무나 비참했어요. 마치 병든 내 몸같이 안타까왔습니다.

그런데 두 주일 전 부터 몸이 왠만해질 때면 뒷뜰 출입을 하기 시작하면서 
또 다시 스프레이를 뿌리고 벌레를 잡아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힘을 내는 거예요. 

레몬 나무에는 꽃도 만발했답니다. 
레몬 꽃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아세요? 벌들 한떼가 와서 열심히 달라붙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꽃 망울 밑으로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모습은 얼마나 귀여운지요!
네 그루중에 오직 이 레몬 나무만 왕성하고 나머지는 아직도 비리비리합니다.


나는 날마다 그 나무들에게 말해 줍니다."그동안 못돌봐 줘서 참 미안해. 나도 잘 해볼테니까 부디 너희들도 잘 해보자.꼭 모든 나쁜 벌레들 몽땅 잡아 죽여줄께."하루에 두세번 나가서 스프레이를 뿌려주면서 잘 살펴 보면 해충을 적어도 그때마다 서너 마리씩 잡을 수가 있어요.
그렇게 일주일도 안한 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힘내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줏고 있습니다.더구나 이번 봄비로 이들이 너무나 싱싱해 진 모습을 보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요!"얘들아 니들 너무나 이쁘다, 참 좋다! 나도 살고 너도 살자! 니들이 힘내니 나는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몰라." 
"이왕이면 열매를 많이 맺아 우리만 먹지 말고 친구들에게도 나눠줘 보자!잘 해보자 우리," 하면서 소근대 봅니다.너무나 행복한 비온 뒤의 봄날이지요.
봄비,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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