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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쁜 약혼식
12/25/2012 20:32
조회  2523   |  추천   9   |  스크랩   0
IP 97.xx.xx.252

 

일부러 비행기표를 사서는 안 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카들에게 좋은 이모노릇, 고모노릇을 전혀 못하고 살아온 내게

이런 챤스가 주어지다니 고마운 일이 아닌가!

 

시카고 딸이 런던으로 출장간다고 아이들을 부탁하느라 비행기표를 보내 줄때도

이런 일이 함께 기다리고 있는 줄은 몰랐다.

홀로 사는 올캐는 내가 시카고에 머무는 열흘 동안에

사랑하는 자기 아들의 약혼식이 있다면서 그러지 않아도

돈이 있으면 비행기 표를 보내서라도 함께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하며 참으로 좋아했다.

 

양가 가족들만 모인 작은 자리에 내가 참석할 영광이 그래서 주어졌다.

조카는 이제 두세달 후에 28살이 되고, 그리고 약혼녀는 이제 25살,

2년 전 우리 막내 결혼식에도 참석한 그 참한 아가씨가 드디어 약혼녀가 되는 것이니

아무도 반대할 사람이 없이 모두가 기뻐하기만 하는 두사람의 약혼이었다.

 

그애들이 만나게 된 것은 같은 대학 내의 교회 모임에서 였다고.

우리 조카는 드럼을 아주 잘 치는 재주 많은 청년이고,

그녀는 피아노 반주를 하여서 자연스레 만나게 되었단다.

물론 그녀는 너무나 예뻐서 모든 남자들의 주목을 받을 만할 정도이니까 우리 조카 눈에도 당장에 들었겠지만.

우리 조카의 좋은 점을 알아본 그녀가 너무나 고맙다.

 

고모, 내가 왜 셀리나를 좋아 하는 지 아세요? 조카는 자랑스럽게 물었다.

그리고는 잠시도 기다리지 않고 답까지 말해주었다.

"함께 있으면 너무도 재미있고 행복하니까요."란다. 싸울때 조차도 그렇단다.

지금 우리 조카는 회계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에는 승진도 되어 시니어 회계사가 되었다고 내게 자랑을 하였다.

그 아가씨는 뉴욕에 있는 약학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이제 일년 반이나 더 기다려야 졸업을 한다고.

그래서 결혼도 그때로 미루고 지금은 학업에 열중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약혼반지를 마련해서 끼워 주었는데 아주 큼직하고 멋진 것이었다.

약혼녀가 싱글벙글 좋아하며 보여주며 자랑스러워 어쩔줄 몰라했다.

아버지 없이, 엄마의 도움도 전혀 받지 않고 이렇게 해 내다니 너무나 기특하고 대견하기 짝이 없었다.

이번 약혼일정을 다 혼자 해내고 더구나 누나를 위해서도 비행기 표까지 보내 주었다.

 

시카고 대학 대학원까지 나와서 이제 엘에이에서 신학교를 다니는 중에 있는 누나를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기도 하는 기특한 동생 노릇을 해 왔단다.

엄마가 사업으로 어려움을 당했을 때도 아들 노릇을 톡톡히 해주었고.

자기를 위해서는 낭비를 조금도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쓸데 쓸 줄 아는 아들 때문에 올캐의 외롭고

힘든 삶이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음을 들으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우리 올캐는 지혜롭게 아들을 잘 키웠다는 점에서 존경이 절로 간다.

셀리나와 맨 처음 사귀기로 한 것을 알았을 때 그녀가 해 준 말은

"양쪽 집에서 먼저 승락을 받도록 해라"였다.

정이 들대로 들었는데 나중에 반대를 받게 되면 상처가 크게 될터이니 미리 그렇게 하도록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데리고 왔을 때 "한국말을 조금만 좀 배워라" 했단다.

홍콩계 중국인인 그녀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영어는 한마디도 모르는 할머니 때문이었다고.

그 다음번에 왔을 때 셀리나는 당장 간단한 인사를 배워왔다고 한다.

한국 연속극을 보면서 배워 왔다나.

무슨 말이든지 오케이 하면서 순종하는 것이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이란다.

 

조카도 약혼녀의 아빠에게서 크게 점수를 따서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셀리나를 만났을 당시 그녀는 엄마를 암으로 잃은 직후였고

자기 아빠를 몇년 전에 암으로 먼저 보낸 경험이 있던 조카는 아주 좋은 카운셀러가 되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버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새로운 부인을 맞이 하려고 하니

몹시 마음이 어려워져서 반대를 했던 그녀를 잘 다독여 주며 아빠를 이해 시켜 주었다고.

"내 생각에는 분명 너의 엄마가 아빠 혼자 사는 것을 원치 않으실거야." 라고.

자기 엄마가 외롭게 사는 것을 늘 안타깝게 여겼던 아들이기에 그 외로운 심정을 잘 알아서

부녀간의 화해를 이루어 준 것이었고, 그런 조카를 그 아버지가 고맙게 생각해 줄수 밖에 없다고 한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약혼자의 아버지는 용돈을 천불이나 봉투에 넣어서 주더란다.

우리 조카가 할머니에게 용돈을 드리는 것을 보고 셀리나가 아버지께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것을 흉내내서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란다.

"너희도 결혼하면 나중날 내게 이렇게 할꺼니까 지금은 내가 미리 주는 거야."라고.

 

우리 올캐는 결혼하기 전에 그런 큰 돈을 받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돌려 드리도록 했고

그 아버지는 고급 코트를 대신 사서 입혀 주셨다고 한다.

아버지가 회계 계통의 일을 하시니까 길잡이도 잘 해주시고

아빠 사랑에 주린 조카의 빈 곳을 잘 메꾸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단다.

 

웃기는 일은 아빠 없이 장성한 아들이 언제나 걱정이 되어 둘이 아무 소리없이 자기방에 있을 때면

올캐는 가만히 엿보기도 한단다. 무얼하고 있나..하고.

그러면 둘이 손을 붙잡고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더란다.

 

너의 엄마 아빠도 오래 사귀었지만 아빠가 잘 지켜 주었듯이 너도 그리해라고 신신당부를 하는데

"엄마,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니까 엄마에게 실망시키는 일이 없을 거야."라고 안심을 시키면서

지금까지 4년 넘도록 이쁘게 사귀고 있단다.

 

마침 이들의 약혼 기념을 한 레스토랑에 대해서도 한마디 할 이야기가 있다.

시카고 근교 옼 부룩이라는 동네에 있는 "매기아노(Maggiano's) 이탤리 레스토랑이었는데

뱅큇들과 작은 잔치들과 가족적인 모임을 전문으로 하는 곳인 것 같았다.

 

모든 시킨 음식은 무제한 가져다 주고, 남으면 집에 가져 갈수 있게 해주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기념이 되도록 촛불, 케익, 와인 두잔까지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서비스로 가져 왔다.

우리 여덟명 모두가 실컷 먹고 남아서 또 싸가는 것이 바리바리 대여섯 백이나 되게 해주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디저트와 팁까지 300불도 안들었으니, 얼마나 착한 가격이고 또 맛도 일품이었던지!

 

귀한 조카 덕분에 참으로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된 성탄절이 되었다.

두사람의 사랑이 더욱 아름답게 피어 올라 주위사람들의 축복속에 결혼식을 올릴 때까지,

그리고 그들의 일생동안, 지금처럼 그들의 사랑이 이쁘기를 주님께서 지켜 주시기를 믿고 기원할 뿐이다.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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