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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구두쇠 작전
11/10/2019 15:14
조회  757   |  추천   13   |  스크랩   0
IP 184.xx.xx.84

요즈음 세상은 모든 것이 너무나 풍성해서 흥청망청으로들 산다.

왜 그리 버리기 잘하고 낭비가 심한지...

미국이라 그런줄만  알았더니 한국은 한술 더 뜬다고 한다.

냉장고며, TV 며, 가구며, 멀쩡한 것도 버리는 사람이 많다고...

 

하다 못해 종이 조각 부터 음식까지 흔하기 짝이 없다.

다 먹지 않고 버린 음식이 해마다 몇천억 원어치가 된다는 것이다.

호텔에서 청소할 때 보면 건드리지도 않은 피자며 먹을 것을 통으로 버려야 할 때

"이러다 미국은 망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호텔을 경영하던 제부가 말한 적이 있다.

 

옷은 한번 입고 안 쳐다보는 옷 아니, 아예 사다 놓고 한번도 안 입고

상표를 붙인 채로 거라지 쎄일에 내보내는 것도 꽤 많다.

내 옷장에도 너무나 많은 옷들이 걸려 있는데 

이중에서 몇개라도 40 년전에 가지고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해본다.

가난한 대학시절엔 손수 만든 스커트나 블라우스로 살았는데..

그래도 그리 불행하지는 않았다.

  

우리 어릴 때는 왜 그렇게 모든 것이 부족했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종이, 연필, 공책 같은 기본적인 학용품도 항상 부족했다.

한번은 부모님이 어디 가셨는데 공책이 떨어져서 고무로 쓴 것을 다 지우고 다시 쓰기도 했다.

그때는 종이나 고무의 질이 안 좋아서 꺼멓게 되고 잘 찢어지기도 했던 기억. 

교복도 두벌 있으면 부자 였고

운동화도 한벌 밖에 없으니 밤새 빨아 연탄불 옆에서 말리면서 태우기도 여러번 했다.

 

모두가 몇푼 안되는 작은 것이나 시시한 것들을 아끼고 보살피면서 살았다.

함부로 쓰고 버리는 짓거리를 감당할 수가 없게 모든 것이 부족하니끼 아끼게 마련이었다.

그래서 요즈음 세상에서 볼수없는 구두쇠 작전들이 성행했었다.


양말 내복 다 꿰매어 신는 것은 기본이요, 버리는 것이란 정말 얼마 없었다.

우리 엄마는 털실 내복이 안 맞거나 구멍이 뚫어지면 다 다시 풀어서 수없이 다시 짜시곤 했다.

동생 잠바를 속을 뒤집어 다시 만들어 입히고 

그게 닳으면 거죽을 다른 헝겊으로 싸서

또 내릿 동생들에게 입히기를 해마다 하셨다. 

 

가나안 농장 김용기 장로님댁 구두쇠 작전 이야기는 너무나 별별 것이 많고 재미있고 우습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들 중 최고는 세수할 때 비누를 남자는 한번 여자는 두번만 만지는 식...  

낭비가 심한 지금 세대에 그런 아끼는 마음들이 

가끔은 그립기 조차한 것은 왠일일까?

 

그런데 요즈음도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 딸이 시아버지 집에 첫 방문을 가서 놀랬던 일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사위는 그 집 큰 아들이었고 아직 많이 어린 동생 넷이 더 있는 집이었다.

그런데 화장실을 쓸때면 손뼉을 치고 이층을 향하여 

"다 내려오라"고 부르시더라는 것이었다.


그 손뼉 소리에 아이들이 차례로 내려 와서 화장실을 번갈아 쓰고

물은 한번만 내리는 것이었다는 것이었다.

한명씩 한명씩 쓰면 물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ㅎㅎㅎ

구두쇠 작전 이야기는 한없이 많이 들었어도 

물 아끼려고 그리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 보았다.

그것도 이 미국에서!

 

그리고 그날은 며느리 짜리가 와서 오랜만에 특별 외식을 하기로 하여 모두 신나 했는데

그녀는 잘 먹을 수 없이 딱딱하고 맛없는 스테이크였다고.

그래서 못 먹고 냅킨을 씌워 미뤄 놓았더니 시아버님이 냉큼 가져가셔서

싹 다 먹어 치우시더라고... 

 

아버지를 본받았는지 그 아들인 사위도 몹시 알뜰하단다. 

그리고 레스토랑에 가면 남들이 먹고 남긴 것을 먹어 치우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후버'라는 웃기는 별명을 가졌다고 한다. 

'후버'...즉 진공청소기 말이다.ㅎㅎㅎ

 

다시 말하지만 요즈음에는 그렇게 알뜰살뜰 아끼는 것은

여간 보지 못하는 그리운 일들이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여럿이 같이 자라느냐 아니냐인것 같으다.

하나나 둘 밖에 안 낳고 키우면 모든 것이 넉넉하니 

구두쇠 작전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오히려 과잉공급으로 나쁜 버릇이 절로 들게 만드는 것이다.

감사할줄 모르는 것과 아낄줄 모르는 나쁜 버릇.  


그러나 아이들이 여럿이면 

자연스럽게 알뜰하게 사는 법을 가르칠수 있는 것이다.

아낄 줄도 알아야 감사할 줄도 안다.

 

이제 고유가 시대가 되어 다시 알뜰 구두쇠 작전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될수있으면 여럿이 카풀을 한다던가 자전거를 이용한다던가 하는 것들,

어떻게 차를 시작하며, 브레이크를 서시히 밟으며 스탑을 하면 개스를 절약한다는 등등.


한국에서는 네온사인도 시간제로 켠다나, 에어컨 온도를 높인다든가...

수도 없는 에너지 아끼는 작전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모두가 주머니를 움켜쥐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부시가 준 체크도 안 쓰고 꿍쳐둔 집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지나간 시대에 구두쇠 작전은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 다시 찾아오는 내핍 이야기는 좀 무섭고 불안하다.

하지만 나도 미국에서 익숙해진 낭비 버릇을 

좀 고쳐야 할 것이다.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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