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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에 미리 알았더라면
11/07/2019 16:28
조회  708   |  추천   4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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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38 년전에 알았던 대학 후배를 만난 일이 얼마나 재미진지 모른다.
글쎄, 우리 집 ‘주책(주님이 책임지는)’ 영감이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만난 한국 부부에게 잠간 만에 자기 이야기를 다 털어 놓았단다.
  
그런 우스운 ‘주책’이 발동하였기에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었으니, 
주책도 가끔은 쓸모가 있는 것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은 새로 지은 지 일년이 못된 것이고 아주 화려하다. 
줄지어 열대나무가 근사하게 늘어 서있고  
상당한 크기의 호수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얼마 전 그곳을 발견한 뒤로 남편은 거의 날마다 

그곳에 가서 뜨거운 여름을 식히고 있는 중이다. 

호수가를 걷기도하고 책을 읽고 영화도 빌려오고…

그래도 한국사람을 그곳에서 만나는 일은 좀처럼 없는 것이다. 


어쩌다가 만나는 한국사람을 보면 집에도 데려오고 싶고, 
교회도 데리고 가고 싶은 건 과잉 친절인지 주책인지 모르나 

나도 비슷한 마음인건 남의 땅에 오래도록 사는 사람들만 이해할수 있는 마음일 것이다.

뭣 땜시 자기 마누라 어느 대학 나온 이야기까지 
난생 처음 만난 그 사람들에게 그 잠깐 사이에 했을까만은 
그 이야기를 듣던 그 사람들이 
“우리 딸의 시어머니가 같은 대학을 나왔는데 이름은 김 Y H 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전리품 모양 의기양양하게 들고 온 “김 Y H” 라는 이름은 대번에 내 기억 속에서 튀어나왔는데…

한 해 후배였고 내가 예수 믿도록 전도 했지만 실패했던 한 여대생이 그려지는 것이었다.

그당시 처음으로 예수 믿고 전도에 퍽이나 열심이었던 순진했던 나의 모습까지 세트로 떠오르는데…

글쎄 그애가 우리집 근방에 살고 있다니!  


그 밤으로 당장 여러번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안되어 맘을 졸였다. 
옛날에 전도했던 일로 미움을 샀었나, 일부러 전화를 안받나 하고 전전 긍긍했다.
   
그 다음날 아침에 다시 용기를 내어 전화를 했더니 
드디어 전화를 받는데 그렇게나 반가와할수가 없었다.  

당장 내가 일하는 곳으로 달려왔다. 

자기는 기억이 시원히 나지는 않지만 만나보면 생각날 것이라고 하면서…

“오오….언니였구나” 나를 보더니 반색을 하는 것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나이에 알맞게 원숙해졌고 
예뻐졌고 이야기가 아주 잘 통하는 것이었다.
 
시원하고 솔직하고 재미있고…
게다가 그때와 달리 이제는 믿음 안에서까지 잘 통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신나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대학 시절의 회상으로 아주 많이 행복하였다.
젊은 때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도로 젊어진다.
입가에 웃음을 머금을 수 있으니까...

일을 다 제쳐놓고 장장 두 세시간을 앉아서 떠들었다. 


38 년전 옛날 이야기와 
여지껏 살아온 이야기를 쏟아내느라 그렇게 시간이 한없이 흘러갔던 것이다.


힘든 시어머니와 또 맞지 않는 남편 때문에 
소망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믿음으로 이겨냈던 장한 이야기며, 
자기 남편도 미국 온 뒤로는 교회를 다니게 된 이야기며 
이제는 다 서로 봐주며 살고 있다는 이야기며,
 
딸은 한국에 두고 오고 
아들은 여기에 같이 사는데 속을 오래 썩이더니 늦게 정신차려서 
직장 잘 다니고 결혼하여 아기를 낳은 이야기며… 
며느리의 부모님은 그 아기 해산관을 하러 미국에 잠간 온지 일주일이 되었다며,
모든 일이 그렇게 감사할수 없다며….


미국에는 언제 왔냐고 물으니 10년전에 아리조나로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1년 반 전에 이사온 집에서  10분거리도 못되는 곳에! 

세상에 그렇게나 가까운 곳에 살다니! 

이 널럴한 미국 땅에서 그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일까!

어제는 우리 집에서 목장 모임을 하며 오라고 했더니 부부가 같이 왔다. 
남편끼리도 연배가 비슷하고 목장식구들과도 이야기가 통하여 당장 친해질 수 있었다. 
특히 후배가 얼마나 웃기던지 모두가 늦게까지 앉아 많이 웃고 떠들었다.
  
미국와서 우연찮게 옛날에 알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얼마나 기쁜 일인지!
그 후배도 만나고 보니 옛날 그때 우리가 

지금 여기서 이렇게 만날 예정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더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내 친구 은희, Dr.전,  Dr.안, 김 HB 씨등 생각지 않게 미국와서 만났을 때의 흥분이 다시 기억나거니와
고교 동창과 후배들도 만나게 된 것 등,
머나먼 타국에서 만나는 옛 친구들은 마치 형제 자매같이 느껴지는 게 아닌가!
 
옛 친지들을 만날 때마다 

그 옛날에 여기서 이렇게 만날 줄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더 재미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꼭 난다.  
옛날에 아주 친해놓았을 것을…. 하는 생각…   
 
그래, 지금 만나는 사람들도 
언젠가 먼 훗날 
여기가 아닌, 이 땅이 아닌, 
영원한 곳에 영원한 이웃이 될지도 몰라…. 
그러니 지금 만나는 이웃들과 후회 없는 좋은 만남들을 가져야겠다는 
좋은 생각을 해보는 저녁이다.(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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