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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우리랑 같이 살래요?
08/07/2018 20:25
조회  539   |  추천   14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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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우리랑 같이 살래요?"

요건 우리 막내 며느리가 해준 말이다.

이번 여행에 들은 제일 기분 좋은 말이었다.


요즈음 세상에 시어머니에게 '같이 살자'는 말을 해주는 며느리가 

어디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할테다. 

있다면 오죽 답답한 지경이면 그럴까 하며 무슨 큰 문제 만난 집구석일까,하며 

의도를 의심할 것이다.


가끔씩 오는 것도 부담스러워할 며느리가 그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나 아는 집은 딸인데도 친정 엄마에게 아무 때나 오지 말라 했다던가...

문을 안 열어 줬다든가 하는 세상인데!


'같이 살자'라고 두 부부가 입을 맞춰 진심의 말을 해 줄때 나는 진짜로 행복했다.

물론 내가 그 집에 가서 살고 싶은가는 '아니다'. 

아, 아닐테니까 안심하고 그런말 했다고? ㅎㅎㅎ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해도 기분이 참 좋았다.

진짜 올까봐 그런 말 한번도 안해주는 것 보다는 백번 좋지 않은가?

내 입장은 내집에서 내 남편이랑 편하게 살수 있는데 왜? 잠시면 몰라도?


그러나 아직 나는 쓸모있다는 말. 

이제야 드디어 말이 통한다는 말, 

사랑과 인정을 받는 시어머니가 되었다는 말로 알아듣겠다. 


아들 장가든지 8년만에 드디어! 

결혼 초에는 '시' 짜 들어 가는 사람들을 어찌 대할지 난감해 하던 표정이 역력했는데! 

내가 그것도 모를까, 아들도 지 엄마가 자기 와이프랑 어찌 지낼까 

전전 긍긍 공연히 걱정하였었는데! ㅎㅎㅎ

지금은 이야기를 깊이 나눌수 있는 고부간이 되었으니!


더 이상 가정 파탄 주범이 될리 없고,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된다고 안심하고 초대하는

그런 굉장한 말을 내가 어찌 들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아마 내 이야기를 다 들으면  

모두가 내 기쁨에 동참해 줄수 있을 것이다. 

..........................................


석주 전 내가 그 집에 가기로 된 날이 가까와 지자 

아들이 잘 안하는 전화를 몇번이나 하면서

"엄마가 오면 병어 매운탕 또 해줄꺼지?" 하면서 

먹고 싶어서 간절히 기다린단다. 지 마누라도 함께.


엥? 꼴뚜기젖 좋아하는 줄은 알지만 이건 또 무슨 이야기? 

병어 매운탕을 그렇게나 좋아하는지는 나도 금시초문이었다.


내가 안해서 그렇지, 하기만 하면 잘하는 일들이 제법 많은 편이지만 

평생 음식솜씨로야 자랑할 만하지가 않은 것은 자타가 다 아는 바인데 

왜 유독 막내 부부만 내 음식에 이런 반응일까? 

그건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풀수 없다.


막내 부부는 내가 갈 때마다 만들어준 병어찌개의 맛을 못잊고 

이번에 내가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였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부터 웃음이 실실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네 아이들 중에서  유일하게 내가 만든 음식을 좋아하고 먹어주는 그 집에 가면 

나도 기뻐서, 신나서, 더 부지런히 음식을 해 댄다.

이번에도 보통 김치, 양배추 김치와 오이김치, 예닐곱병을 담아주고,

오징어 젖갈, 콩자반, 각종 채소 반찬등 온갖 밑반찬을 해서 먹이고 

쟁여두고 얼리고 왔다.

...........................................


가자마자 우선 중국 식품점에 가는 일부터 먼저한다..

보스톤은 해변이어서 생선이 싱싱하고 싼편이다.

금병어가 파운드 당 겨우 1불99전 이란다.

그래서 7 마리나 사왔다. 그리고 다른 생선들도 사왔고.


혹시라도 병어찌개가 전번에 왔을 때 만큼 맛이 없으면 어쩌지?

약간 걱정되는 마음으로 3 마리를 큰 냄비에 가득 끓여 놓았는데 

"으음~ 바로 이맛이야..." 하며 둘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저녁에 한그릇을 뚝딱 비운 뒤 

다음날부터 점심 도시락으로 한그릇씩 날마다 싸가지고 가는 것이었다.


의례 좋아하는 꼴뚜기젖은 꼴뚜기를 구할수가 없어서 

오징어를 대신 썼더니 조금 뻣뻣했으나 그것도 좋다고 얼마나 아껴 먹으며 좋아하는지!

그래도 뭐 겨우 음식맛 때문에 같이 살자 하겠는가? 

..................................................

이번 열흘 간의 나의 주된 일과는 첫째 손자 특별활동에 운전하여 데려다 주는 일이었다.

9 살짜리인데 테니스와 연극 연습의 두가지 캠프.


새로 산 전기차를 몰게 해주어 GPS를 따라 데려가고 데려 오는 일은 식은 죽 먹기. 

손자를 위한 점심과 스낵을 싸주는 일, 그것만 달랑해도 고맙다는 말을 듣겠지만  

나는 자청하여 저녁 식사 준비, 아침에는 도시락을 싸서 공급하는 일과 함께 

시간만 나면 내가 더 할수 있는 일이 무얼까.. 연구하며 둘러 보았다. 


다행히 청소는 매주 오는 사람이 하니까 안해도 된다.

그래도 냉장고를 플래스틱 바구니를 이용하여 

정리하는 것을 최근에 배워 우리집에 실행했는데 그것도 좋았고.


마당의 잡초를 뽑는 일과 나무 손질도 내가 할수 있는 일. 

어린 아이들 셋이나 돌보는 집이라 너무 시간이 없어 여기를 봐도 손질 할 것, 

저기를 봐도 손이 가야 될 것이 보인다.  


이번엔 특별히 대문간의 양쪽 기둥이 

군데 군데 껍질이 벗겨지고 낡아진게 눈에 띄이는 것이었다. 


그 기둥을 샌드 페이퍼로 갈아내고 정리하고 

흰 페인트를 사다가 페인트를 칠해주었다.

완전 전문가 솜씨이니 입이 벌어진다.


그 다음, 손주들이랑은 한국식 놀이를 같이 하면서 

깔깔 웃겨 주고.


웃음거리 합시다. 

웃으면 안돼요, 

이빨 뵈면 안돼요. 

움직여도 안돼요. 

모두 합! 


하면 깔깔 웃느라 정신이 없다. 

또 하자고, 또 하자고 서둘어 대니 백번도 더 합창을 할수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까 이게 먹혀 들어서 얼마나 기쁘던지!

틈 나면 예수님 이야기도 해주고 기도도 해주고...


한편 보스톤에는 베비시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둘이 데이트 나간지 한참 되었다고 하길래 

그곳에 있는 동안 두번 데이트 나가게 만들어 주고...


이런 식으로 열흘을 지내고 왔으니 기분이 안 좋을 리가 없을 것이 아닌가!

아들도 기분좋고, 며느리도 기분좋고...

나 때문에 모두 기분 좋으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고.

주님께서도 기뻐하시지 않을까!


딸네 가서도, 시누 집에 가서도 나는 잡초라도 뽑는다.

내가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참 행복하다.


실은 이런 자세는 우리 친정 아버지 성품을 이어 받은 것도 있지만 

50 년 동안 믿고 따른 주님께 배운 것이다.


우리의 주인이시지만 우리의 종이 되어 주신 예수님...

목숨바쳐 사랑해주신 주님이 내 안에 계신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 10장 45절


아들 결혼 8 년만에 함께 산 것은 

첫 아이 해산관으로 4 개월과 한 두주일씩 매년 간 것, 

도합 반년이 못되지만 이제야 드디어 들은   

"어머니, 우리랑 같이 살래요?" 라는 말이 너무 신통해서

주안에서 자랑을 올려보는 것이다. 


주님을 본받아 사는 삶은 아름답고 복되다. 

남 섬기는 맘과 건강 주신 주님께 참 감사한 마음을 올려 드린다.


세상 족보에는 없는 우리 집 별미, 

병어 매운탕 끓이는 법은 개봉 박두, 

기대하시라!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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