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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단상-두번째 이야기
11/17/20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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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ibu 단상-2

새벽 4.

새벽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밖은 어둡다. 빈 몸을 일으켜 집을 나선다. 이미 깨인 몸이 침대에서 뒤척여 본들 아내에게 불편을 줄 뿐이니까. 캄캄한 밤, 인적이 끊긴 거리를 지나 바닷가에 이른다. 라디오를 켜니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가 흐른다. 무슨 까닭일까? 피아노 협주곡 1, 비창 교향곡이라 불리는 심포니 6.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늘 닥터 지바고가 라라와의 추억이 서린 옛집을 찾아가든 러시아 벌판이 떠오르게 한다. 오마 샤리프 콧 수염에 얼어 붙어 있던 작은 결정체들. 그리고 노란 수선화. 바람 소리. 바람 소리.

아직은 한 겨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밖은 춥다. 살 바람에 감히 차에서 내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어두운 밤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해야 나와라. 해야 나와라. 해야 어서 나와라.

이젠 살이 마르고 기운이 빠져나가 추위가 뼈 속까지 스며든다.

 

낯익은 얼굴들을 맞나는 즐거움이 낚시를 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작은 키에 머리는 봉두난발, 수염이 목선을 지나 빗장뼈 선까지 닿은 Mark. 꾼들은 안다. 낚시 채비만 보아도 대충 그의 낚시 경력을 짐작한다. Bait casting Reel로만 중 무장한 그는 낚시에 단연 고수다.

처음에 Mark를 만났을 때 늘 그와 함께 오는 여인이 그의 애인쯤 되는 줄 알았다. 어는 정도 낯이 익었을 때 넌지시 물어보니 딸이란 다. 나이가 한참 아래 인 듯해 나이를 물어보니 50대 중반. 얼굴이나 하고 다니는 모습과는 딴 판이다. 그후 나는 Mark의 딸과 더 친하게 지낸다.

 

 Jack-공부가 지겹다며 트럭 운전 사가 된 녀석은 상어만 고집하는 낚시 꾼이다. 50LBS 본 줄에 철사 줄 목줄을 감고 그 위에 부위를 장착해 상어를 노린다. 녀석과 내가 같은 점은 미끼를 가자고 오지 않는 다는 점이다. 당연히 낚시대는 3. 2대는 상어를 위한 몫이고 나머지 한 대에 Sabiki Jig를 달아 고등어를 잡는다. 고등어는 상어에게는 가장 좋은 먹이감이다. 잡은 고등어를 반 토막을 내어 피가 흐르게 하여 사용하면 더 없이 훌륭한 미끼가 된다. 물론 고등어를 잡기 위한 채비는 일단 미끼를 잡고 나면 사용하지 않는다. 낚시대는 규정상 2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룰을 지키지 않는, 아니 규정을 읽어보지도 않고 낚시를 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지지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낚시를 오래 한 사람들이 오히려 규정을 잘 지킨다. 예를 들어 Sport Fisherman은 잡은 고기를 다시 그가 살던 곳으로 놓아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때로는 Barb(낚시 바늘의 끝 부분에 고기가 잡히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반대 방향으로 돌출된 부분)가 없는 바늘을 사용하기도 한다. 고기를 낚은 후 바늘을 뺄 때 빼기 쉽고 고기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배려이다. 이로 인해 고기를 끌어 올리는 도중 소위 입 털이를 당해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어차피 낚시는 손맛을 즐기는 것이지 살생이 목적이 아니다. 그에 더해 고기와 낚시꾼의 긴장 감과 더불어 덤으로 주어지는 자연이 주든 일탈의 즐거움, 오묘한 풍치를 즐기면 된다.

 

Topanga-Jack의 친구, 이제 10학년이니 Jack과 더불어 50여년 나이 차이가 있는 친구들이다. 얼마전에 잡은, 족히 50 LBS 넘는 Treasure Shark의 꼬리 (꼬리 만도 족히 1M가 넘는 큰 몸을 잡았다)를 잘라 내어 낚시터에 감추어 놓고 틈만 나면 꺼내어 관광객들에게 무언의 자랑을 일 삼는 귀여운 녀석. 장래 요리사가 꿈이란 다.

 

DJ- 늘 글래머 여자와 개를 데리고 오는 놈, Pier 청소 관리하는 Senor Jose, 식당에서 일하는Joshep…… 친구가 많아 졌다.

하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미 내 주위를 떠난 옛 친구들이다.

 

Senor George나는 Malibu Pier에서는 광어 낚시 만을 한다라는 그림과 문구가 새겨져 있는 조끼를 입고 다녔다.  큰 마음을 먹고 Goleta Pier를 갈때에도 가끔 맞나 곤 했다. 그는 광어가 나오는 곳이면 어디든지 다녔는지 모른다. 

 

온 식구가 늘 함께 오던 인디언 가족. 그들은 늘 Pier의 중간에 자리를 잡았었다. 아버지와 엄마는 Wheel Chair를 타고 낚시를 했다. 당연히 미끼를 갈아 끼우고 잡힌 고기를 떼 내는 일은 아들의 몫이었는데 정신 지체 장애자인 아들은 이 모든 일을 불평 한마디 없이 훌륭하게 해 내곤 했다. 무엇 보다도 그는 부지런한 최고의 낚시꾼이었다. 그는 광어를 잡기 위해 어떤 채비를 해양 하는지, 산 미끼로 어떤 종류의 미끼를 광어가 좋아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산 미끼를 잡아내는 솜씨 또한 일품이다.

 

Herb-그는 완벽 주의자처럼 보인다. 그가 끌고 오는 Cart에는 없는 것이 없다. 자신의 몸보다 큰 cart자체가 예술이다. 커다란 고무 바퀴, 자작한 것으로 보이는 서너 개의 낚싯대 꽂이, 두개의 버켓, 산소 공급기, 큰 고기를 끌어 올릴 튼튼한 로프가 달린 뜰채, 미끼 용 작은 뜰채…… 없는 것이 없다. 용의 주도 한 만큼 까칠하다. 5-6대의 낚싯대를 한꺼번에 펼쳐 놓고 자신의 영역에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버릇이 있다.

 

모두 어디로 떠났을까? 가끔 바람을 쐬려 Malibu Pier에 가면 어김없이 맞나 던 그들. 이제 그들은 없다. 아직 살아는 있을까?

 

알 길이 없는 무심한 세월은 제 갈 길을 간다. 그리고 나는 새 친구들을 만들고 그들과 더불어 오늘을 산다.

빛과 바다와 바람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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