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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en이라 부르지 마라-11
05/18/20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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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en이라 부르지 마라-11





“You wanna get this?”

그는 담배를 피지 않았다. 제임스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당연히 사양할 것이었다. 

 

“Yes. Please.”

어쭈! 제임스는 놀랐다. 이게 뭔가 변해도 확실히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믿겨지지 않았다. 그들 부류가 다시 담배를 핀다는 것은 뭔가 목적이 있음이다. 제임스는 담배갑에서 필터가 흰 피터앤 잭슨 한개피를 꺼내 그에게 건내주고 일회용 라이터 불을 켜서 내 밀었다. 그는 능숙치 못하게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부쳐 빨아 당겼다. 초짜였다. 그는 네비블루 컬러 셔츠를 입었고 그 위에 은백색 양복을 입었다. 바지도 같은 색갈이었다. 구두는 검정색 드레스 슈즈였다. 이건 관광객 타입이 아니다. 제임스가 놀라서 그의 모습을 다시 뚫어지듯 보자 그는 그제서야 멋적은 웃음을 짓고 맥주병을 들고 다시 입을 축이고는 바로 앉았다.

 

“어때. 내 모습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아니. 자네 일 타입에는 그게 어울려. 그래. 말해봐.

그는 한 손을 탁자위에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그 모습도 기억이 났다. 그는 심각한 문제를 말 할때 그렇게 하였다.

 

“자네. 한국 정보는 듣고 있나?

제임스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것도 그의 타입이었다.

 

“자네. 내가 여기에 이런 옷 차림으로 왜 왔다 생각하는가?

제임스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것도 그의 타입이었다.

 

“이건 오프 더 레코드이니 듣고는 지워버려야해.  난 자금 추적으로 이곳까지 왔네. 자네도 이미 짐작하겟지만, 내가 자금 추적이라고 하면, 2개야. 하나는 마약거래 자금. 내가 추적할 정도면 큰거야. 다른 하나는 탈레반 지원자금. 뭔가 움직이는 걸 포착하였지. 그것들이 움직이면 나도 움직여야 하니까.

그렇다. 그는 전문 자금 추적가이다. 그는 랭리에서 놀고 있다가 입수한 정보가 움직이면 같이 움직인다. 그의 움직임은 틀림없는 것으로 과거에는 정평이 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월이 꽤 흘렀다. 그는 아직 정장을 입고 있지만…

 

“이곳에서 이상한 자금 흐름을 확보했네.

사실, 그런 이야기는 제임스와는 별 상관이 없었다. 발 띈지도 꽤 오래되었다. 제임스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았다.

 

“자네. 지금까지는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달라질 것이네. 이야기 해? 말아?

그는 시작하면서 한국 정보는 듣고 있나고 물었다. 이 놈이 뭘 원하는 걸까?

 

“나는 한국에 가지 못한 것이 꽤 오래되었네. 그 정보가 나에게 무슨 소용있겠는가? 심심하면 하고 바쁘면 어서 볼 일 보는 것이 좋을 것이네.

그는 웃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한국에서 수 억 달러의 돈이 세탁을 당하고 있네.

그는 머리를 제임스쪽으로 기우리며 말했다.

 

“어디에서?

“이곳에서”

“정확하게 얼마?

35천만 달러.

“오너는?

“Governer”

“via?”

“Indonesia to North Korea”

“뭘 원하는가?

“자금출처.

그렇게 큰 돈이 이곳에서 세탁이 가능하다 생각하는가?”

지금 한국정부는 하고있네.”

“왜, 당신은?

“It’s other side from me.”

그가 그의 능력 밖이라면 맞는거다. 더 따질 필요없다. 그것으로 대화는 끝이다. 그는 페이퍼 성냥 뒤쪽에 동그라미 세개를 그리고는 그 성냥을 제임스 앞에 놓았다. 그는 갔다. 맥주값은 지불하지 않고.

 

 

다시 피러앤잭슨 한개피를 입에 문 제임스는 불 붙일 생각도 잊은 채 멀리 파아란 바다와 어우러져 있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생각에는 만감이 교차하였다. 가고 싶은 고국이었다. 가야 할 고국이었다. 그런데, 아직 가지 못하고 이곳에 와 있었다. 특별히 가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만나야 할 사람이 가슴속에 늘 기다리고 있었다. 간다 간다 한 것이 어느 듯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잠자고 있던 향수를 그가 깨웠다. 그리움을 보고픔으로 바꾸고, 이제는 만나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그가 흔들었다. 그는 언덕 아래 포구로 눈 길을 돌렸다. 평화로웠다. 점심을 마친 몇몇의 관광객들이 스킨 스쿠버를 즐기기 위하여 하얀 얏트로 승선하고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그도 오늘 오후에는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 가 없었다. 제임스는 3월의 벤쿠버에 휘몰아 치는 음산하고 피부로 깊이 파고드는 외로운 기운을 떨쳐 버리고자 며칠 이곳에 와서 쉬며 기분 전환도 하고 건강 유지를 위한 에너지 재 충전을 하려 하였다. 그런 그의 의도를 다 깨트려 버린 어젯밤의 어이없이 당한 사건과 좀 전에 만난 스텐튼이 흘려 버리고 간 정보. 박영식을 찾는 그들은 무엇을 목적한 것일까? 의문들이 그를 한가한 관광객으로 두질 않았다. 박영식과 스텐튼이 관계가 있을까? 그는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복잡한 문제에 뛰어들기에는 늙었다는 생각에 미치자 헛 웃음이 나왔다. 아예 발을 담구지 말자는 자조적인 결론을 스스로 만들었다. 그는 이곳을 일단 떠나자는 생각을 하였다.

 

 

 

 

***** 

케이먼 아이렌드는 영국 왕실의 식민지이다. 그러면서 거의 완전하게 독립된 국가이다. 특히 3개의 영국계 은행, 2개의 미국계 은행, 1개의 프랑스계 은행 그리고 1개의 홍콩뱅크가 소문없이 휴양하고 있는 은행쪽은 철저히 비밀에 쌓여 있는 채 운영되고 있다. 스위스 은행들이 해당 국가의 직접적인 필요적 요구에 의하여 고객의 은행구좌를 공개하고 있다는 정보가 흘러나오자 검은 돈의 소유자들은 이쪽 케이먼의 뱅크들을 선호하기 시작하였고, 은행들은 더욱 철저한 고객 보호를 주창하며 검은 돈을 흡수하기 시작하였다.  공항 입.출국에서 부터 그들은 다른 국가의 씨스틈과 달리하였다. 은행들의 고객들은 공항 입국에서 부터 출국 때까지 철저히 보호되었고, 특별 대우를 해주고 있다. 각 은행은 공항 출입국 담당 부서를 따로 공항 건물속에 두어 상주시키고 있다. 그들 은행 고객이 랜딩하면서 부터 이륙시까지 근접 경호와 편의를 위한 로얄 써비스를 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입금되는 돈의 출처나 출금용도등 그 무엇도 묻지 않는다. 검은 돈이든 흰 돈이든 묻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개인 금고를 철저히 운용 관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개인 금고관리라는 평은 그들 검은 돈을 가진 자들에게는 은밀하게 알려진 신뢰에 속한다.  아직까지 어떤 형태로든 세상에 드러난 적이 없었다.

 

죠지타운은 번화가였다. 금융, 부동산, 법률회사들과 주식거래 중계소등 돈과 관계된 굴직한 회사들이 고층 건물에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자리하고 있었다. 제임스는 출국 예약을 마치고 빌딩 앞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걸었다. 어느 곳이든 필요한 곳은 한번에 바로되는 곳은 없었다. 예외는 없었다. 그는 다시 페이퍼 성냥을 펴서 그가 적어 준 부호를 봤다. 그는 랭리에서 사용하던 번호를 지금 사용하지 않았다. 000. 벨이 울리자 곧 그가 나왔다.

 

“자네. 박영식을 아는가?

“왜? 생각이 바뀌었나? 알고 있지. 원하는 것이 뭔가?

“그가 지금 이곳에 와 있나?

그는 생각 하였다.

 

3일 전에 이곳에 도착하였네. 통역과 경호원 이렇게 3명이서. 아마도 그들은 오늘 오후 늦게 출발할 걸세. 만나길 원하는가?

그건 내 타입이 아니었다. 그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고 있었다.

 

“아니. 그럴 생각은 없네. 그들을 추격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자네가 그것을 어떻게 알고 있는가? 자네는 전혀 이 일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으로 아는데…”

“자네도 그들을 추격하고 있는 조직을 알고 있다는 말이로군. 그것으로 됐네.

제임스는 어젯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 말로 인하여 더 깊이 그와 가까워지는 것이 싫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말을 다시 꺼냈다.

 

“자네는 알아야 할 것으로 생각하네. 그들은 단순 폭력조직이야. 한국인은 현금을 많이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특히 박영식은 그들에게 노출되어 있네. 이곳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은 그 사람들하고 당신 뿐이야. 우리는 그들의 움직임을 읽고 있으며, 사건이 발생하길 기다리고 있네. . 그만. 내가 많은 것들을 주었군. 당신은 무얼 원하는가?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돕겠네. 다만, 이 일 속에서 이길 바라네.

그의 속셈이 드러났다. 그는 잠복해 있는 박영식 문제가 사건화되길 바라며, 가벼운 정보를 그들에게 흘렸음을 암시하였다.

제임스는 그와 다시 만날 기회가 없길 바라며 전화를 끊었다.

 

*****  

캐리비안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하늘은 편히 바다와 함께 쉬라고 며칠째 바람없는 쾌적한 날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다. 제임스는 일단 벤쿠버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당장은 이곳을 떠고 싶었다. 이 좋은 곳을 떠나기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사서 위험을 초래할 나이도 아니었다. 지금 그가 무엇을 하기에는 나이가 들었음을 그도 알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누군가 말하는 소릴 들어야 했다.

‘너가 이것을 넘고 무엇을 할수 있겠는가? 얼마나 오래 살아서 무엇을 기대하자는 것이냐? 이렇게 살아 온 것이 너냐? 너가 할 수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모른척 할거냐? 너는 결코 그냥 넘어 갈 수는 없다. ! 일어나라. 떠나라.

가슴이 답답하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벤쿠버로 가는 게 우선 일 것 같았다. 그는 사람들 속에 묻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는 결코 그냥 넘어 갈 수는 없다.”

다시 가슴이 말하고 있었다. 그는 도심지를 벗어나 해변가로 나갔다. 사방이 바다이고 바다위에 둥둥 뜬 섬이었다. 구름 한점도 없는 하늘은 맑고 푸르른 바다와 맞붙어 바다가 하늘이고 하늘이 바다였다. 그는 파도가 가볍게 찰랑이는 모래사장으로 내려갔다. 좌우로 펼쳐진 넓은 백사장의 모래는 깨끗하였으며 뜨거웠다. 그는 운동화를 벗어 들었다. 발바닥에 밟히는 모래를 느끼며 한발 한발 천천히 발을 옮겨 속삭이듯 부르는 파도에 다가갔다. 바다와 파도는 그에게 고향이었다. 얼마나 그리운 고향인가. 언젠가는 때가 올 것이고 그 때 찾아 갈 고향이었는데, 그는 어쩌면 곧 가 보게될 고향에 대한 향수가 파도에 실려 발등을 간지러고 있음을 느꼈다. 그 파도가 쎄지로(Ssagi Ro)의 벅찬 사랑으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04. 실버나인(Silver 9)전장 속으로

 

인천 공항을 빠져나온 제임스는 뜨거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에 실려와 코 끝에 닿는 짙은 흙냄새로 숨이 막혔다. 이곳은 아직도 흙냄새를 느낄 수 있다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두근거련다.  공항까지 연결된 지하철을 탈 수도 있었으나 뻐스를 타고 한국의 냄새를 더 느끼고 싶었다.

 

동학사로 가는 길 입구에서 제임스는 좌측으로 난 좁은 비 포장 소로를 따라 걸었다. 여름의 하늘은 높고 푸르럿다. 공기는 맑았고 인적은 없었다. 길은 작은 냇가를 따라서 20여분 정도 비스듬히 경사진 언덕을 올라 가서야 평지를 만들었다. 여름의 그곳은 화사한 햇볕아래 비추이는 모든 것들이 온화하게 느껴졌다. 평지에서 다시 시작된 개울은 작고 좁은 시멘트로 만든 다리를 지나 서쪽 포플러와 수양버들이 번갈아 가며 개울 둑을 메운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한가하고 평화롭기까지한 길을 따라 다리를 건넜다. 길은 다리를 건너 좌회전하여 개울을 찾아 갔고, 그는 우측 소로를 따라 걸었다. 더 작은 개울이 함께하였다. 눈 앞 500미터쯤에 얕은 동산을 등에 둘러친 채 카티지같은 아담한 한 채의 하우스가 있었다. 나팔꽃과 채송화가 화려하게 피어 타고 올라간 돌담장은 진정 촌 동네의 고향집이었다. 촌은 늘 시골서 50리나 더 걸어서 들어가는 곳에 있었다. 그러나 그 카티지같은 집은 깨끗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여성스러움을 엿보게 하였다. 자갈이 깔려진 작은 길이 들어가는 담장 사이에는 커피색이 칠해진 얕은 나무 문이 한쪽은 닫힌 채 열려 있었다. 작은 길은 그 문 앞에서 사라졌다. 화사한 햇빛아래 동그마니 앉아있는 그 집은 늘 쎄지로가 꿈같이 말하던 그 집이었다. 그는 길이 끝나는 그 곳에 섰다. 더 작은 개울은 그 집 왼쪽 담을 따라 뒤로 숨었다. 그는 눈을 감았다. 안쪽 마당에는 담 따라 꽃밭이 있을 것이다. 거실에는 탁자와 의자가 2개 있을 것이고 탁자에 앉아 흘러가는 개울 물 위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는 다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를 찾으세요."

맑은 여인의 목소리였다. 어찌 잊을건가. 눈물이 가득 눈에 고였다. 그는 눈을 떳다. 어찌 알아보지 못 할 건가. 존재의 이유. 언젠가는 함께 할 여인. 쎄지로였다.

 

그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수없는 짧은 사이에 짧은 두사람의 간격을 메웠다. 두 몸이 다 녹아서 하나가 되려는 듯 깊은 포옹을 하였다. 뜨거운 키스는 목젖을 타고 내려가 온 몸을 흥건히 적시고 발끝까지 반가움과 기쁨으로 후끈 달게 하였다. 태양은 머리위에서 한덩어리의 형체를 그림자 작게 얼싸안았다.

 

"제임스. 너무 오래 걸리셨어요. 그렇게 멀든가요. 저를 찾아오는 길이..."

"쎄지로. 내 사랑 쎄지로."

". 이제 아무런 말도 마세요. 마침내 당신은 돌아오셨어요. 그렇지요?"

"그래. 내사랑. 마침내 당신곁으로 돌아왔어.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였지만, 나는 돌아왔어. 그립고 보고싶어 죽을 것 같은 시간을 넘어 왔어. 쎄지로. 내사랑."

 

다시 둘이 된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헤어져 있던 그동안 얼마나 그리워하고 보고싶어 하였던 얼굴이었던가. 눈물이 가슴에 쌓여 얼고 얼어 강철같이 굳어 후벼 파던 그 아픔과 통증. 그 한처럼 서러운 그리움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원래 그리움이란 괴물은 언제 그랬냐듯 신기루처럼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가 두 그리움이 만나 부딪칠 때 원래대로 스르르 소리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걸어오시느라 힘드셨죠. 어서 안으로 들어가세요."

"그래. 힘들었어. 그러나 그 사이 당신 생각을 하는 기분좋은 시간을 가졌어."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내가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를 반겨줄까? 그리고 내 그리움같이 당신 그리움을 느낄 수 있을까? 뭐 그런 휑한 생각들이야. 이제 그것들이 다 기우였음을 알았어. 나는 여전히 당신에게는 작은 것들은 잘 모르는 사람이야. 그지?

“그래요. 맞아요. 당신은 여전하셔요. 그런 작은 것들은 언제나 잘 모르셨어요. 이제 휑한 의문들이 다 풀리셨어요?

쎄지로는 방긋 웃으며 제임스를 쳐다봤다. 제임스는 다시 쎄지로의 손을 꼭 잡았다. 둘은 서로의 손을 놓칠세라 꽉잡고 천천히 걸어 대문을 지나 작은 하늘정원같은 마당에 들어섰다.

 

"당신이 언젠가 말하셨죠. 소낙비 오는 날 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며 마당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싶다고. 그래서 안방은 바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유리창을 낮췄어요. 제임스. 제 말 듣고 있어요?"

쎄지로의 목소리는 눈물에 잠겼다. 어찌 맑은 목소리로 말 할 수 있을건가. 들리지만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 녀의 말은 아픔이 되어 그를 힘들게 했다. 그는 두 손을 그 녀의 뺨에 대고 흐르는 눈물을 닦고 또 닦았다. 그 순간은 서로에게 아픔이었지만, 새로운 삶의 또 다른 시작임이 틀림없었다. 그는 헤어진지 22년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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