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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관제탑에 앉은 열두살 애"...익명 고위관료의 폭로
11/10/2019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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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관제탑에 앉은 열두살 애"...익명 고위관료의 폭로


"트럼프의 연임은 재앙" 경고...무슨 내용 담겼나  


  

"항공 교통관제탑에서 12세 아이가 항공기가 활주로에 미끄러져 들어오고, 여객기들이 공항을 피하려고 하는 상황에 개의치 않고 버튼을 마구잡이 누르는 형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지켜본 미 행정부 고위 관료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오는 19일 출간 예정인 <경고>(Warning)의 한 대목이다. 이 책의 저자는 지난 해 9월 <뉴욕타임스>에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의 일부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사람이다. (바로보기) 지난해 칼럼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익명'(anonymous)으로 출간했고, 출판사 측은 저자가 책을 통한 수익의 전부를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초 12월에 나올 예정이었던 이 책은 미국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출간이 앞당겨졌다. 이 책의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것임을 저자는 숨기지 않는다. <뉴욕타임스>에 8일(현지시간) 실린 서평에 따르면, 책 제목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을 연임시키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경고다.

▲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경고> 책 표지. ⓒ뉴욕타임스 화면 갈무리


저자는 "조국(미국)을 사랑하는 많은 합리적인 사람들이 기득권을 뒤흔들고 싶고, 대안이 더 나쁘다고 느꼈기 때문에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나도 같은 심정이었으니 당신(트럼프에게 투표한 유권자)을 안다"고 썼다.

하지만 자신처럼 행정부 내에서 백악관(트럼프 대통령)의 광란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해 제도를 통해 통제하려고 했던 관료들의 노력은 "간지러운 상처를 제대로 덮지 못하는 젖은 반창고"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지난해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는 방식으로 한 '조용한 저항'에 대해 "완전한 실패"라고 평가했다. "당선되지 않은 관료와 내각 임명자들은 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거나 악성 스타일을 수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대로다."

책 속의 트럼프 대통령은 잔인하고, 미숙하며, 국가에 위험한 존재로 묘사된다고 책 원고의 일부를 출간 전에 입수한 <워싱턴 포스트>는 평했다. 이 신문은 "이 책은 도덕성부터 지적 깊이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침없는 연구로, 저자는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저자는 상당 수의 현 정부 관료와 전직 관료들이 자신의 견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된 이 책에 실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화들이다.(바로보기)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바지 벗고 뛰어다니는 늙은 삼촌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심지어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처럼 백악관 참모를 해고할 때도 트위터를 통해 알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벽 3-4시부터 쉴새없이 트위터를 올려 하루에도 수십 건의 트위터 글을 날리기 때문에 그 가운데는 부적절한 언사들이 섞일 수 밖에 없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엉뚱한 트위터 발언과 관련해 행정부 관료들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완전한 공황 상태"를 맞는다고 저자는 밝혔다.

"그것은 마치 요양원에서 바지를 입지 않은 채 마당을 가로지르며 뛰어다니면서 식당의 음식에 대해 큰 소리로 욕하는 늙은 삼촌을 잡으러 다니는 것과 같다. 당신은 당황스럽지만 동시에 재미있다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삼촌이 매일 그러는 게 아니고, 그의 말이 대중에게 방송되지는 않으며, 일단 바지를 입힐 수 있고, 무엇보다 그가 미국 정부를 이끌 필요가 없다면 말이다." 

"트럼프는 여성 백악관 참모들을 '스위티'라고 부른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인식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자의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한 침묵 속에 앉아 들었다. 그는 여성의 화장에 대해 코멘트를 하고, 체중에 대해 농담을 하며, 옷에 대해 평가를 한다. 그는 백악관 참모와 같이 재능 있는 전문가들을 '스위티', '허니'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 부른다. 이는 직장 상사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중 하나다."  

트럼프, 멕시코 여성들 언급하며 "남편이 같이 오면 옥수수라도 따게 하는데..."

저자는 트럼프가 집무실 회의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는 이민자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면서 히스패닉 억양을 흉내내며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들과 함께 오는 멕시코 여성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여성들을 7명의 아이들과 함께 들어오게 한다. 그들은 '제발 도와줘! 남편이 날 떠났어!'라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들은 미국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쓸모가 없다. 적어도 그들이 남편과 함께 들어온다면 우리는 옥수수 같은 것을 따기 위해 그들을 들판에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 칼럼리스트 납치 살해'에 트럼프 "사우디에 맞서면 석유값 올라"

저자는 2018년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아라비아 요원들에 의해 납치, 살해된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세자에게 맞서는 일은 어리석다"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백악관 내부 회의에서 밝혔다.  

"이 싸움을 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을 일인지 알아? 석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거야. 맙소사. 젠장. 내가 얼마나 어리석어야해?"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조율하는지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 위기를 뚫고 미국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연방법원 판결에 불만 제기하며 "판사들을 없애자"

저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로 '법'에 대한 무시를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사면권을 대통령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 정도로 여겼다고 한다. 또 2017년 '여행 금지'(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 중 하나로 이란 등 중동 5개국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한 판결 등 연방법원의 판결에 불만이 있을 때마다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변호사들에게 연방법원 판사의 수를 줄이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판관들만 없애면 되는 겁니까? 판사들을 없애죠. 아예 없어야죠, 정말로."

"트럼프, 참모들에 대한 의심 많아...펜스, 수정헌법 25조에 따른 대통령 해임 찬성했을 것"


이 책은 백악관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정치 행태에 대한 집단적인 문제제기 차원에서 집단 사표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내각의 과반수 이상이 수정헌법 25조에 따라 트럼프를 해임할 준비를 했다면 펜스 부통령이 지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수정헌법 25조에 대해 들은 적도 없다"며 "내가 왜 그러겠냐"고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저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쿠데타를 두려워하고 참모들을 의심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수첩에 낙서를 하고 있는 보좌관을 향해 "뭐하고 있느냐? 수첩에 뭘 쓰고 있냐?"고 질타하자 보좌관은 사과하고 수첩을 닫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가 없다는 관료가 있다면 거짓말 하고 있는 것"

마지막으로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의 평가에 대해 이렇게 썼다.

"나는 대통령의 정신적 예민함을 진단할 자격은 없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주 접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목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는 불안정하고, 불분명하며, 혼란스럽고, 쉽게 짜증을 내고, 가끔이 아니라 항상 정보를 종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나 나라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 책에 대해 백악관은 "허구"라면서 저자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거짓말뿐이어서 이 겁쟁이는 이름도 내걸지 못한 것"이라며 "이 웃음거리를 쓰기로 선택했다면, 기자적 진실성을 갖고 이 책을 책 그대로, 허구의 작품이라는 관점하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전홍기혜 특파원 onscar@pressian.com    20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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