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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허락한 땅,Ausangate Trek D3 (17SEP 2019)
12/31/201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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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ntapata camp(4750m)- Vinicunka (5040m)- Palomani Pass(5200m) - Huchuy Finaya(4500m)


아직도 동이 트기에는 한참 먼 새벽 4시반.

펠리페가 내가 자고있는 텐트 앞으로,뜨겁게 끓인 차를 들고와 나를 깨운다.

오늘은 아침 일찍 Rainbow Mountain 이라고 불리는 비니쿤카(Vinicunka) 를 다녀와서 이번 트레킹중 최고 

높이인 Palomani Pass를 넘는일정이다.

어둠속에서 더듬더듬 헤드렌턴을  찾아 머리에 쓰고,속옷을 있는대로 다 껴 입은후,밖으로 나가니 펠리페가 

내가 부탁도 안했는데,내가 타고 갈 말을 대기시켜 놓았다.

본인 생각에는,내가 어둠속에서 캠핑장 바로뒤 가파른 산을 걸어 오르기가 벅차리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하긴 내 생각에도 그럴것 같다.

오늘의 일정이 긴 데다가 5200m의 높은 Palomani 고개를 넘는코스가 있어,어차피 말을 타야 한다면,이왕 하루

말을 빌리는데 비용이 같은데,굳이 어둠속에서 사진 촬영도 못하면서,힘든 고개를 걸어서 넘어가느라고 아침부터

진을 뺄 필요는 없겠지.

텐트와,짐 싣는 말은 그대로 캠핑장에 둔채 펠리페와,말을 탄 나는 드디어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동이 틀때까지는,아직 대강 1시간 정도 남아,깜깜한 어둠속에서 산 형태마져도 분간이 어려운 언덕을,우리는 

오로지 헤드렌턴이 인도하는대로 따라 갈 뿐이다.

이 새벽시간에  4985m의  Warmisaya 고개를 넘어가는 사람은 우리 둘뿐,

온통 돌 투성이의 가파른 길을,말이 내쉬는 입김소리와,간혹 발을 헛디딘 말발에 치인 돌이 산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소리만이 어둠속 정적을 깰뿐,우리는 침묵속에서 오로지 오르는것에만 집중한다.

중간에 말이 힘들어서 잠시 쉴때마다,펠리페는 휫바람 같은 소리를 내며 말 고삐를 잡아 다그채며,사정없이 몰아세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한번도 쉬지않고 약 200 m가 넘는 산 정상을 거의 한시간만에 올랐다,

이제야 저 멀리 동쪽 하늘이 푸르스름하게 밝아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주위는 아직도 어둠뿐 .더구나 이제껏 올라온것 보다도 더 낮은곳으로 내려가야하는 반대편 산 기슭은,

아직도 짙은 어둠이 도사리고 앉아있다.

우리는 정상에서 잠깐 쉰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 경우,말을 타본 경험에 의하면 올라가는것 보다는,내려가는것이 더 힘들고 위험하다.

말이 한발자국씩 낮은곳을 디딜때마다,내 몸의 균형을 잡기위해 상체는 자동적으로 뒤로 젖혀지고,만약 거의 

수직에 가깝게 아래로 발을 디딜때면 ,상체가 한없이 뒤로 젖혀지면서 잘못하면 말에서 떨어질것 같아,고삐를 

잡은 손에 힘이 단단히 가게된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내려서 천천히라도 걸어서 내려 가는것이 안전할듯한데,펠리페는 말을 탄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쉴새없이 휫바람소리로 말을 다그치며 내려간다.

그렇게 해서 거의 쉬지않고 거의 한시간 반 만에,높은 고개 하나를 넘으니 그제서야 멀리서 동이트기 시작하고 

우리가 넘은 고개가 엄청남 높이로 우리를 굽어보고 있다.

그런데,얼마나 단련된 사람이길래,펠리페는 이 높은 봉우리를 한걸음에 걸어서 넘는것일까?

내 눈에는 사람이 아니다.


내려와서 뒤돌아본,넘어온 고개.막상 사진으로 보니 그리 높게 보이지는 않는데...

이제,완만한 언덕을 오르며,비니쿤카 가는 도중에,해가 점점더 산 위로 오르기 시작하면서,높은 산 봉우리부터 

비추기 시작하고 아직도 얕은 어둠에 잠긴 땅들이 서서히 그 형체를 들어내기 시작한다


근처 호수 주변에는 캠프장이 보이는데 모두 비어있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멀리,다른방향으로부터 올라오는  Red Valley 가 펼쳐진다

아마도 쿠스코에서 오는 관광객은 저 계곡넘어 최대한 비니쿤카 가까운곳 Rainbow Mountain Pitumarca Trail 

Parking까지 차를 타고 온후,이곳까지 걸어오게되는 길로 보인다.


드디어 비니쿤카 표지판이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5038 m 

높은 고도탓에 한걸음씩 천천히 걷는데도 숨이 차고,추워서 콧물이 쉴새없이 흐른다.

이른 아침이라서,햇빛을 받는 쪽은 선명한 무지갯빛이 드러나는데,반대편은 아직 그늘에 덮여있어 완전한 모습의

비니쿤카를 보지 못하는게 아쉽다.

그렇다고 해가 중천에 올라 양쪽을 비출때까지 마냥 기다릴수는 없는일.


전망대를 이리저리 다니며,사진을 촬영하는데,현지인 여자 매표원이 내게 다가와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나처럼 다른쪽에서 올라와 입장권을 사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개별적으로 입장료를 징수하는것 같다

10솔(약 3$)



비니쿤카는 ,마그네슘,황산,칼슘과 같은 미네랄이 섞인 암석과 진흙등으로 이루어진 산이 수백만년동안의

침식작용을 통해 땅위로 들어나 마치 7가지 색의 무지개 산으로 보여 Rainbow Mountain 이라고도 한다.

최근까지도  신이 그 땅을 감추어 놓았다가,2010년대 중반부터 세상사람들이 볼수 있도록 허락한 땅으로

최근에 갑자기 뜨기 시작하면서,이제는 페루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전망대에서 머무는 사이,해가 조금씩 높이 올라오면서,언덕 맞은편도 조금씩 그늘을 벗어내자,다른 방향으로

연결되는 트레킹 루트가 나타난다.

아마도 여행사를 통해 오는 주요 트레킹 길 말고도,또 다른 방향의 트레킹코스가 서너개가 있는것으로 보인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워낙 5000 m가 넘는 고지대라서,적어도 쿠스코에서 2일 이상 머믈면서,고소적응을 

하는것이 좋다.오는 방법은 쿠스코에서부터,개인적으로 버스를 이용하여 다녀올수도 있지만,쿠스코에 많은 

여행사들이 약 30$의 경비로 일일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있어,여행사를 이용하는것이 편리할것같다.

쿠스코부터 아침 일찍 2시간 가량 차를 타고와서,Japura(4300m)를 거쳐,비니쿤카로 들어가는 도로의 

마지막 장소인 Rainbow Mountain Pitumarca Trail Parking 장소부터,건강한 사람 기준으로 왕복 3시간 

약 5 km 를 걸어 올라갔다 오는코스인데,워낙 높은 고도라서 걷는데 어려움이 있다면,돈을주고 말을 

이용할수도 있다.

또한 선명한 색깔의 산을 보기 위해서는,날씨가 중요한데,우기인 12월과 3월 사이에는,비가오거나,흐린날이 많고,

행여나 눈이라도 온다면 모처럼의 어려운 방문에 실망이 클수도 있다.

햇빛이 뜨거운 날엔,오고가는 중간에 그늘이 없으므로 자외선 노출 방지를 위해,Sunscreen 을 꼭 바르고

물병,간식 등 기본 등산 용품을 휴대해야할것 같다.



해가 좀더 위로 떠 올라,고개 맞은편도 선명한 색깔을 볼수있기를 바라면서,전망대에서 한참을 머무르는 사이,

아래쪽으로부터 관광객들이 올라 오는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른 아침이라 그렇지 정오경 되면,많은 관광객이 몰려 드는것 같다

인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

저 언덕 아래에서 펠리페가 말과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내려가는 길은 비교적 쉬워서,기다리는 펠리페에게 먼저 내려가라고 손짓을 한후,나는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걸어서 내려가기로 한다

계곡 너머 다른 방향으로부터  트레일이 시작되는 Rainbow Mountain Pitumarca Trail Parking 으로 가는 길

걸어 내려가는 사이에 해는 완전히 중천에 올라 이제야 주위의 산들이 더욱더 선명한 제 색갈을  들어낸다


혼자서 내려가는길에 만난,크지 않은 웅덩이와 주위로 자라는 수초 사이로 안데스의 싱그런 아침 하늘이 담겨있다.


실처럼 가늘게 흐르던 개울이 모여서,제법 큰 줄기가 되어 흐르고 있다.


다시 캠프로 돌아가기위해 ,새벽에 넘었던 고개를 다시 한번 오르기 전,또한번의 힘든 등업을 위해,펠리페도 말도 

나도 이곳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펠리페가 말에게 충분히 물을 먹이는 동안 나는 주위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다시 말을 타고 오른후,드디어 다시 Warmisaya Pass 정상에 도달,

말에서 내려,새벽에 올때 깜깜해서 볼수 없었던 주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말에서 내려 걸어 내려가는길..


저 멀리 왼쪽  아래 공터에 우리 텐트가 점처럼 보인다.

이렇게 보니 우리가 얼마나 높이 올라와 있는지 실감이 난다.

저기까지 걸어서 내려가는것도 만만치 않을듯.


거의 평지 가까이 내려오자,민가가 나타나며,일하러 나가려고 준비하는 사람에게,잠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 

웃으며 포즈를 취해준다.

우리에 갇힌 양떼를 몰고 초지를 찾아 나설 준비를 하는것 같다.

캠핑장에 돌아오니,아직 아침 10시.다녀오는데 약 5시간이 넘게 걸린것 같다.

                             ************************************

늦은 아침을 먹은후,텐트를 걷고 다음 캠핑장소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어제 밤 곁에서 같이 캠핑을 했던 대니의 텐트가 없어진것으로 보아 우리가 비니쿤카로 간 사이 이미 다른 데로

갔는지,아니면 오고가는 중간에 못 마주친건지 모르겠다.


오는 중간에 뒤돌아보니 오늘 우리가 넘었던 고개가 멀리 보인다.

사진으로는 그리 높지않아 보이는데,고도차이 230 m 가 왜 그렇게 가파르고 힘들었는지..

5000 m 이상의 고산에서는 단지 100 m 를 오르는데도 희박한 산소 때문에 힘들어진다.


넓은 팜파 초원에 한가롭게 풀을 뜯고있는,알파카,라마떼들의 하얀 점들이 마냥 한가로운 풍경이다.

이제 다시,산길로 들어서서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비니쿤카를 들르지 않는) 표준 트레킹 루트로 합류한다.

당분간은 크게 오르는 언덕이 없이 거의 평지이거나,계곡을 내려가는 길이라서,펠리페를 먼저 보낸후 나는 

아주 편한 마음으로,걸어서 뒤를 따른다.

펠리페도 가는 중간에 친구를 만났는지,한참을 서서 대화를 하고있다.

 

중간에 서로 다른 모습의 라마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초원의 많은 가축을 돌보는 현지인.알파카를 키우는 사람들은 털을 깎아 판매를 하는것으로 보인다.

이 험한 계곡에도 군데 군데 민가들이 보이고,대부분 가축을 기르는 주민들일것 같다.

아우상가테 호수를 지나니 이제 비로소 제일 높은 고개인 팔로마니 봉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이제 또 한번의 큰 고개를 넘기전,체력을 보충하기위해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을 먹는 바로 가까이 앞에 아우상가테 산 아래 풍경.


점심을 먹은후 우리는 팔로마니 정상을 오르기 시작한다.

다시 말을타고 힘들게 오른 팔로마니 정상.

역시 산재한 돌탑들이 우리를 맞는다.

정상에는,우리 외에 남미에서 온것으로 본 청년 둘이 자축하며 사진을 찍고있다.


정상 부근을 이리저리 돌아 다니며,이번 트레킹중의 최고 높이에서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풍경을 즐긴다.

우리가 걸어 올라온 길 너머 광대한 안데스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주위에서는 가장 높은 봉에 오른덕에 한없이 맑은 하늘 아래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마치 신이 숨겨 놓았다가,우리에게 보기를 허락한 땅 이라고 명명하고 싶어진다.


얼마간 머므른후 정상을 뒤에 두고 다시 내려가는길..

눈덮힌 아우상가테 산으로부터 계곡 사이를 타고 흘러 내려온 빙하가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고 멈춘곳에 분홍빛갈의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호수물의 색이 핑크빛인 이유가 궁금한데,물어볼 사람도 없고..

다시 끝없이 계곡을 따라 내려 가는길..

호수가 보이는곳에서 내려가기 아쉬워 하는 내 마음을 읽었는지,펠리페가 사진찍기에 가장 경치가 좋은 장소라며,

나를 안내한다.

한참만에 내려온 오늘 저녁 숙박지.

Huchuy Finaya 로 내려가는 길 도중의 외딴 어느 한 움막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한다

펠리페가 전에도 와 봤었는지,조금도 거리낌 없이 바람에 펄럭거리는 비닐커튼으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부러진 식탁과,쓰지 않은 그릇 몇개가 있는것으로 보아,오래전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있지만 거의 

폐허 수준의 빈 집이다.

밖에 솔라패널이 보여 행여나 전기를 이용할수 있을까 했는데,전기선이 엀히고 섥혀 있어 과연 작동이 될지

의심스럽다.펠리페가 한참동안을 헝클어진 전기선을 여기저기 연결해 보는데 갑자기 천장에 매달린 전등에 불이

들어오며,흙벽으로 둘러 싸여 어둡던 실내를 환히 비춘다.

전등 하나가 얼마나 고마운지,마치 신천지에 온것 같다.

펠리페가 오늘은 마당에다 텐트를 치지 않고,방 안에다 친다고 하며 곧,내가 쉴수 있도록 방 안에 텐트를 쳐 준다.

오늘은 추운 밖에서 자지 않아도 되니,행복하다.



그리고는 맞은편 부얶 쪽으로 가서,그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밖으로 나와 주위를 돌아 보았다

아마도 예전에는 이 집에서 누군가가 가축을 키우며 살았던  흔적이 보인다.

어쩌면 아직도 가축을 키우기 좋은 계절에는  누가 살러 올지도 모를일이다.

멀리 우리가 걸어 내려왔던 길 너머 아우상가테의 하얀 설산이 보인다.


나는 근처 계곡을 따라 흐르는 개울가로 건너가,맞은편 언덕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라마들을 보면서,

트레킹 셋째날을 마무리 한다

곧 어둠이 다가오고,어둠속에서 더욱더 눈부시게 빛나는 설산 봉우리 위에,접시같은 구름이 얹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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