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oak
Oikoumene(사람사는세상)(hansoak)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5.11.2015

전체     99311
오늘방문     25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친구 새글
등록된 친구가 없습니다.
  달력
 
Trek D2 : 피츠로이-세로 또레 (Fitz Roy - Cerro Torre,파타고니아) 01 Dec 2019
02/25/2020 00:35
조회  366   |  추천   7   |  스크랩   0
IP 173.xx.xx.18


한밤중에 옆 텐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시계를 보니 새벽 5 시.

바깥은 아직 어두운데,일명 '불타는 고구마'라는 별칭을 가진 피츠로이를 보러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것 같다.

솟아 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피츠로이가 마치 불타오르는 3 개의 고구마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만약 내가 어제 오후에 다녀오지 않았더라면,나도 지금 이 시간에 일어나서 올라갈 채비를 하고 있을 시간이다.

생각 같아서는 한번 더 새벽에 올라가 떠 오르는 아침 해에 물들이는 피츠로이를 보고 싶지만,

어제 다녀오기도 했고,또 시큰거렸던 왼쪽 다리를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때문에,아침 산행은 포기하고,

다시 침낭 안으로 파고 들어가 잠을 청한다.



하지만,나도 모르게  산위,피츠로이에서 벌어지고 있을지 모를 빛의 향연에 대한 궁금함이 나를 계속 침낭안에 

웅크리고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출시간이 가까와지면서,텐트 밖으로 나온 나는,언덕위 피츠로이를 주시해 보는데,기대했던 불타는 고구마는

보이지 않고,그냥 옅은 안개에 둘러싸인  뿌연 무채색의 봉우리 뿐이다.

런 정도의 전경 이라면,설사 아침 일찍 일어나,호수까지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아마도 같은 모습일수밖에

없었을것 같아,차라리 어제 좀더 맑은 날씨에 다녀온것이 다행인것 같은 생각이다.


오늘은 10 km 를 걸어,또레호수옆 캠핑장까지 가기만 하면 되기때문에 시간 여유가 많아,아침 일찍 서두를 

필요가 없어,어차피 일찍 일어난 김에 캠핑장 주위를 좀더 자세히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캠핑장 주위로는,우기라면 비로 흘러 내렸을 마른 강을 사이로 두고,오래된 잡목과,강한 바람을 견디어 내고있는

키작은 나무,물기 머금은 짙은 이끼들,바위에 붙어서 기생하는 나무들로 덮여있다.



바람에 부러진 나뭇가지를 ,아무도 치우거나,정리를 하지 않아,마치 해골처럼 여기저기 뒹글고 있는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침을 먹기전 한참을 주위를 둘러보며,산책을 한후 늦으막이 텐트를 걷은후,오늘의 목적지 Cerro Torre 호수

근처 Agostini Camp 장을 향해 출발 하였다.


캠프장을 빠져 나오면서도 피츠로이가 뒤에서 나를 잡아 끄는것 같아 뒤를 돌아 보지만,이미 해가 중천으로 

올라왔을 시간인데도,해는 보이지 않고,피츠로이 봉은 아직도 옅은 구름에 싸여 있다.


어제 건너왔던 외나무 다리를 건너 삼각지를 다시 만난다.

여기서 왼편으로 가면 어제 왔던 카프리 호수로 가는 길.

나는 오른편으로 방향을 튼다.

.


이제는 카프리 호수 뒷길만 따라가면 된다.

큰 언덕이 없이 평평한 길이라서 비교적 쉬운 길이지만,어제 시큰 거리던 무릎이 아직 완전히 낫지않아 가급적 

무리를 하지않고 천천히 걷는다.


모퉁이를 돌아가면 이제 피츠로이를 볼수 없게 되는것 같아,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줌으로 빙하를 잡아

당겨 보기도 하고,



개울가 웅덩이에 비친 피츠로이 꼭대기를 잡아보기도 하며

언제 또 다시 볼수 있을까?

서운한 마음에 이리저리 앵글을 돌려 본다.



뒤에서 자꾸만 잡아 끄는 피츠로이를 떠나,나는 드디어 Madre(Mother)와 Hija(Daughter) 라고 이름 붙여진

호수가 갈라지는 언덕을 건너가기 시작한다.


다행이 바람도 없고,날씨도 청명하여  온전히 혼자서 즐기기에 아까운 날씨.

아까 한 가족인듯한 무리가 지나간 이후로는 계속 혼자 걷는다.


이 길은 어제처럼 많은 하이커들로 붐비지는 않지만,오로지 한길이라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납작 엎드려 구불구불 제멋대로 자란 나무의 모습이 분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하다.

Madre 호수가 위를 끼고 돌며 가는 길은 온통,관목과,색색으로 피어 있는 초목들..


하얀 등걸 나뭇가지 사이를 파고드는 형형색색의 초목들..


이런 황량한 들판에서 자라는 풀들은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위한 몸부림인지,모두 뾰족뾰족 날이 서 있어,

아무데나 편하게 앉다가는 엉덩이가 찔릴듯하다.



Hija 호수가 끝나는 곳에,굵은 모래와 같은 검회색 잔돌로 뒤덮힌  호수가에 다달았다.


이런 곳에서도,군데군데 이끼로 뒤덮힌 군락이 나오고 그에 기생하여 피는 꽃들도 있다.

Hija 호수를 떠나 이제는 다시 산으로 이어 지는 길..


이제부터는,숲속으로 난 길로 들어가 한참동안을 평지를 걸은 후,약 300 m 가량의 내리막 언덕을 통과해야 한다.

지금껏 괜찮았던 시큰거리던 왼쪽 무릎이,내리막 언덕 길에서 조금씩 통증이 더해가며,걷는 속도가 점점 더 

느려지기 시작한다.


스틱에 의지하며 천천히 내리막 언덕을 빠져 나오니 갑자기 멀리 오늘의 목적지 또레 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마에 구름 띠를 하고 나타난 또래봉이 굽어보는 전망이 좋은곳에,그룹으로 온 하이커들이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나도 이곳에서 한참을 쉬며 지친 다리를 쉬게 한다.



얼마간 다시 걸어,엘챨텐과,토레 호수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달.또레 호수 표지판을 따라 오른편으로 돌아나가니,

탁 트인 평원 가운데에 하얗게 말라 죽은 나무 숲 너머로 토레 봉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금방 도달하는줄 알았는데 아직도 이곳에서부터 캠프까지 다시 약 3 km 를 걸어가야 한다.


그런데,토레 봉도 아름답지만,가는 길 왼편으로 죽어서 하얗게 남은 나무등걸의 수해가 더욱 흥미를 끈다.

이 많은 나무들이 왜 이렇게 다 죽어 있을까?


오른편으로 숲 언덕을 끼고,왼쪽으로 흐르는 피츠로이 강을 따라 걸음을 옮긴지 약 1시간..


눈 앞에 성큼 다가온 또레봉을 보면서 가는데,숲속으로 나 있는 길가에 괴인 웅덩이에 비친 또레봉을 보고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왼편으로 점점 세지는 강물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캠프 사인이 보이는 곳에 다달았다.

오후 3시.

보통 사람인경우,약 4 시간 걸리는 거리를 무릎을 보호하며,천천히 걸은 덕에 약 6시간 걸린것 같다.

다행인것은 무릎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는것,이대로 며칠 지나면 나을것 같은데,내일은 어떨른지.



Camp De Agostini

어제 캠핑장소 보다는 좀 덜 붐비지만,가까이 흘러가는 강물소리에 좀 시끄럽다.


식수로 사용이 가능할것 같은 물 웅덩이 가까이에 텐트를 친후,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른 시간인지 아직 비어있는 텐트사이트가 많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가까이 보이는 언덕에 올라가 보기로 한다

다행인것은 어제 피츠로이 삼봉호수를 오를때와는 달리,그냥 낮은 언덕을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것

Maestri 전망대까지 가는 표시도 있지만 거기까지 다녀 오려면 적어도 2시간은 더 걸리는 거리

나는 그냥 이곳,가까이 보이는 언덕에서 호수만 보고 돌아 오기로 한다.

이 언덕을 넘으면 무엇이 보일까 궁금하여 마음은 급하지만,천천히 언덕을 오르니..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또레봉과,빙하 언덕.

그리고 그아래 펼쳐진 넓은 호수,점점이 떠 다니는 얼음 조각들.

이렇게 맑은 날씨에,전경을 다 볼수 있다니 참 행운이다.

내 생각에는 어제 본 피츠로이 보다도 더 장관이다.

오는 도중에 만난 하이커들도 같은 말을 하던데 동의한다..



떨어져 나온 빙하 덩어리가 호수에 떠 다니고,무엇보다도 지대가 낮아서 그런지,호수가 얼지 않아서 경치가

더 좋아 보인다.



빙하에 의해 떠 밀려 내려온 호수가의 거대한 바위



빙하에 의해 칼로 자른듯한 암석 절벽을 보면 과연,빙하의 힘이 얼마나 엄청난지 알수가 있다

빙하를 더 자세히 보기위해 호수가를 따라 Mastri 전망대 까지 가보고 싶지만.

다녀오는 거리가 만만치 않을것 같아 포기를 한다.

한참을 호수가에서 서성이며 시간을 보내다가 캠프로 돌아오는 길.






빙하가 녹은 물이 또레 호수를 만들고,여기서 흘러나온 물이 피츠로이 강을 이루며 힘차게 엘 챨텐으로

내려가는것이다.





내려 오는데 멀리 하늘에 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비가 오려나? 내심 불안해 진다.


Fitz Roy,Cerro Torre,파타고니아 여행,피츠로이,엘 챨텐,세로또레
이 블로그의 인기글

Trek D2 : 피츠로이-세로 또레 (Fitz Roy - Cerro Torre,파타고니아) 01 Dec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