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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사랑한 땅,Ausangate Trek D2(16 SEP 2019)
12/27/201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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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is (4400m) - Arapa Pass(4850m) - Ananta Pass(4950m) - Hananta Camp (4740m)


어제밤,비록 침낭 안은 따뜻해서 잠은 잘 잤지만,일찍 잠이 든탓인지 새벽 세시 반 경에 눈이 뜨였다.

그제부터 하루 두번씩 Diamox를 먹은탓인지,아니면 이미 고산적응이 되었던 탓인지 머리가 아프거나 하는

고산 증세는 없지만,워낙 기온차가 심한탓인지,기침이 자주 나온다.

Diamox를 먹고나면 나의경우,약간의 손발 저림 현상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지만,의사말이 

고소 적응이  된 후에는 계속 먹을 필요는 없다고 하여 오늘까지만 먹기로 한다.

아침 6시경,일찍 출발한다고 해서 조금더 잠을 청해보지만,잠이 올리 없고,오줌이 마려운데도 추워서 밖에 

나가기도 싫어 뭉그적 거리는 사이,펠리페는 벌써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지,텐트 밖으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아침이 밝아 오면서,더 이상 게으름을 피울수 없어 아침을 준비하고있는 움막 안으로 들어가니 프로판  가스위에서 

끓고있는 숩이 만들어내는 수증기와,열기로 움막안이 따뜻하다.

그런데 펠리페가 다시 내 놓은 숩은 역시 짜다..

어제 그렇게 말했는데,아마도 못알아들은건지,아니면 원래 이사람들이 이렇게 짜게 먹는건지...

오늘의 일정을 위해 그렇다고 안먹을수 없어,역시 또 설은 쌀밥에 야채 샐러드를 따뜻한 물에 말아먹듯 먹고나서,

곧 출발 준비를 한다.

펠리페가 텐트를 걷는것을 돕고,짐을 말등에 올리는 사이 내가 할일이 없어,내가 먼저 출발 해도 되냐고 했더니

그러라고 하며,갈길을 가르켜 준다.

어제는 오는 도중,펠리페가 말에 물을 먹이는 등 조금 지체 되는동안 내가 먼저 출발 한후,여러갈래 길에서 

짐작으로 혼자 올라가다가 길을 잃어버려 좀 헤맨적이 있는데,오늘은 헷갈릴 필요도 없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한길이다.

가다가 두갈래 길이 나타나면 더 이상 짐작으로 가지말고 그곳에서 펠리페가 올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캠프장을 떠나 혼자서,산 아래 외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얼마 안가서,길에서  좀 떨어진곳에 캠프장이나,혹은 트레커들이 묶을수 있는 집들이 보인다.

짐작으로 아마도 이곳은 여행사를 통한 그룹트레커나, 좀더 편하게 쉴수있는 숙소 같은데,왜 우리는 이곳을

놓아두고,어제의 그 추운 야외 캠프장에서 노숙을 했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도 펠리페 입장에서는 이미 계약한 금액 내에서 본인의 수입을 더 갖기위해서는,좀더 경비를 절약할 

목적으로 그랬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만약 텐트대신 이런곳에서 자는데 비용이 더 든다면,그정도야 기꺼이 내가 지불할 용의도 있는데....

펠리페가 뒤 따라오는지 뒤돌아 보며 혼자서 계속 산길을 올라가는데,아직은 언덕이 그리 높지않아,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다.

해가 점점 높이 산위로 올라오면서,산 그늘을 걷어내고,갈색 초원을 사광으로 비추이며,산 위로 부터 갈라지며

흘러 내려오는 시냇물을 마치 거울처럼 반짝이며 노래하게 만든다.

온통 돌 투성이의 산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점점 고도를 높이며 올라가는동안,걷는 사람은 오로지 나 혼자.

외길이라서 길을 잃을 염려도 없이 혼자서 안데스의 아침 트레킹을 마음껏 즐긴다.

점점 언덕이 가파라지면서 내가 걷는속도가 느려지자,늦게 출발했던 펠리페가 나를 따라 잡고,이제부터는 그가 

앞서기 시작한다.


돌 투성이 산을 얼마쯤 올라가자,눈앞에 나타나는 전혀다른 풍경

민둥산이 나타나고 산위에 라마가 정확히 대칭으로 서 있다.

이렇게,첫번째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사이,돌 투성이였던 산은 사라지고,나무가 없는 민둥산으로 난 길로 

들어서는데, 처음으로 다른 트레커 서너명이 지나간다.

아마도 그들은 아까 내가 오면서 보았던  Upis의 롯지같은 숙소에서 잤던 사람들임에 틀림 없다.

한참만에 오른 첫 봉우리.Arapa Pass(4850m)


누군가가 돌무더기로 고개 이름을 써 놓고,돌 탑위에 동물 머리뼈를 올려놓았다.

이곳까지 오는데 약 두 시간 동안은 아침이라 비교적 에너지가 충만해서 그런지 비록 4400 m 이상에서의 고도를 

걸으면서도 아직까지는 그리 힘든줄은 몰랐다.

잠시 숨을 고르며 주위를 돌아보니,이제와는 완전히 달라진 주위 풍경.


다시 한참동안 힘들여 오른후 뒤돌아보니 아까 우리가 정상이라고 여겨던 고개가 발 아래 있다.

중간에 초지나 물이 있는곳에는 어김없이 이렇게 높은곳에까지 알파카나,라마,비쿠니아등을 를 방목해 키우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길..

그래도 이렇게 높은곳까지 길이 나 있는것을 보아,어찌되었던 트레커든,현지인이든 사람들이 오간다는 뜻..

산 아래에 평지에 물과 풀이 있는곳에는 여지없이 가축이 있는 마을이 있다.

동행하는 펠리페와 말 두마리

4400m이던 Upis에서부터 계속 오르고 있으니 모르긴 해도 지금 우리는 4600m 정도를 걷고있지 않을까?

이제부터는 조그만 언덕을 오를때에도 나는 급격히 속도가 떨어지는데,펠리페는 오른쪽 다리를 좀 절면서도 

한번도 쉬지않고,한결같은 페이스로 앞서간다.

또 하나의 산 언 언덕을 넘은후 내려가는길에 조그만 호수가 나타난다.

융단처럼 깔린 초지는  새들의 놀이터

다시 저 아래 보이는 호수까지 내려가는길이 꽤나 멀어 보이는데,내려간 후에는  또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내리막 길이 좀 쉽긴 하지만 반갑지만은 않다.

이렇게 외지고 척박한 땅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땅

지나가는 우리는 새로운 풍경과 낯선 그들의 생활을 그저 경이로운 눈으로 보고 지나갈뿐..

한참을 내려간후,역시나 다시 오르는 언덕.

눈덮힌 산 아래,걸어야할 길이 실처럼 이어져있다.

다시 언덕을 올라서니,넓은 호수가 나타나,

호숫가 공터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한다.

메뉴는 마른빵과,아보카드와,채소를 섞은 샐러드.

점심은 불을피우기가 번거로워 간단히 먹고 때운다.

말이 통하면 이렇게 점심을 먹으면서,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지만,불가능 하다

간단한 스페인어 회화책을 가지고 같지만,별 도움이 안된다.

호수 바로 뒤에는 이제 올라야 할 직벽의 산이 앞도하듯 나를 굽어보고 잇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절벽같은 산..

이 언덕 앞에서 나는 주눅이 들기시작했다.

점심먹은 기운에 힘을들여 오르기 시작하지만,점점 걸음이 느려지고 쉬는 횟수가 느려지면서,앞서가는 펠리페와의 

거리가 멀어진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어제밤 함께 캠핑한후,아침에 늦게 출발했던 대니가 뒤따라 왔다.

나는 이제 한걸음 한걸음 옮길때마다 힘이 드는데,대니는 무거운 백팩을 메고도 우리 앞을 추월해 간다.

대단한 체력이다

한 70도이상은 되어보이는 직벽을 앞에 두고,결국 나는 한참 앞서가던 펠리페를 불렀다.

좀 자존심이 좀 상하기는 하지만,아무래도 말을 타야 될것 같다는 시늉을 하면서.

이런때 쓰라고 여분의 말을 끌고 왔는데,힘이 드는데도 모른척 할 필요는 없는일.

만약 내가 타고 갈 말이 없었더라면 어떻게든 천천히라도 언덕을 올랐을텐데,말을타면 쉽게 오를수있다는

유혹이 결국 나를 이겼다.

펠리페 입장에서도,이렇게 느리게 따라오는 나 때문에 일정이 늦어지는것보다,내가 말을 타 줌으로써,

가외로 하루 50솔의 수입을 올릴수도 있고,더구나,좀 더 일찍 두번째 캠프에 도착할수 있으니,은근히 속으로는 

내가 말을 타 주기를 바랬을수도 있다

실컷 여분의 말까지 대동하고 왔는데,내가 말을 안 타주면 여분의 수입을 올릴 기회가 사라질테니..

내가 말을 타주어야 하는 아주 좋은 변명이 나의 자존심을 다소나마 지켜준다.

여기서,내가 이곳에 오기전 아우상가테 트레킹을 과소평가 했었던것을 인정하기로 한다

블로그나,여행사에서 제공하는 표준일정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을 위주로 정한것이지,나처럼 60대를 들어서고,

고산등반 경험이 적으며,특별히 체력관리를 하지않는 사람들 대상은 아닌것 같다.

그런점에서,나에게 4박5일을 Rainbow Mountain까지 포함해서 끝내기엔  좀 무리인것 같고,혼자서 내 체력에

맞게 천천히 하려면 적어도 2일은 더 추가가 되어야 할듯 싶다.

그러고 보니,이런 오지에서,행여라도 중간에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마음에서,출발전 계약할때,

힘이 부치면 말을 타도 되는지 물어본것은 참 다행이었다

뒤돌아보던 펠리페가 가다말고 뒤돌아본후,자리에 서서 나를 말에 태울 준비를 한다.

처음으로 타본 말..

기우뚱거리며 말등에 올라탄후,펠리페가 내가탄 말 끈을 잡고 앞서서 오르기 시작한다.

행여라도 말과 함께 굴러 떨어지면 어찌될까 하는 생각에 바짝 긴장이 된다.

이럴때 대비해서 생명보험까지는 아니더라도 ,여행자보험이라도 들고 올걸 하는 생각까지도 든다.

오기전에 한 2 주짜리 여행자 보험을 들기위해 웹사이트를 들락날락하다가 설마 무슨일이 있을까 하고 그만 두었는데,

다음에는 보험을 들어놓고, 또 특히 오지를 갈때에는 만약을 위해 유언이랄지,무슨 조치를 취해 놓고 

다니는것이 좋을것 같다.

드디어 수직의 직벽을 오르기 시작 하였다.

밑에서 위로 쳐다 보기만 해도,압도되는 그 언덕을 펠리페가 맨 앞에서고,그 다음에 나,그 뒤에 짐 실은 말 순서로 

좁은 길을 올라가는데,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나를 태운 말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든지,가다말고 서서 하얀 입김을

내 뿜으며 힘들어 한다.

그리 뚱뚱하지도 않은 140 Lbs 내 몸무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것일까?

그런데 나를 태운 말이 헉헉대는것 이상으로 더 이해가 안되는것은 펠리페다.

이런 고지대에서,수직의 언덕을 올라가는데,펠리페는 땀 한방울 안흘리고,전혀 지친 기색도 없이 쉬지않고 말을 

몰아세우며 오르는것이다.

오른쪽 다리까지 절면서도,한번에 쉬지않고 올라가는 펠리페는 내 눈에는 이미 경이로움을 넘어섰다.

이곳에서 그가 잉카의 후예임이 증명이 된다.

어떻게 말보다도 더 지치지 않는것일까?

아니면,원래 말은 평지에서나 유용하지,이런 언덕을 오르내리는데는 적합하지 않은 동물이기 때문일까?

그러고 보니,옛날 그리스와 페르시아와의 전쟁때,기병이 없는 그리스군이 중장보병으로 대항한 역사를 읽은적이

있는데,그 이유가 그리스는 산이 많아 말을 키운 주력 기병을 육성하지 못한때문 이라는 사실이 생뚱맞게

떠오른다.

펠리페는 올라가다가 말이 힘들어하며 서면,나보고 양 발로 말의 배를 힘껏 차라고 하는데,무거운 나를 등위에 

싣고 올라가는 말을 그렇게는 할수 없는일..

그저 내가 할수 있는일은  힘들어 하는 말을 달래듯,말의 배를 발로 살살 만져줄 뿐이다.


말을 타고 한참을 오르는 도중에,갑자기 색깔이 다른 두개의 호수가 눈앞에 나타난다.

Pucacocha 호수.

나는 이곳에서 오르던 말을 멈추게한 후,말을 탄채로 카메라에 비경을 담는다.

말을타고 가면서는 자꾸 흔들려서,사진 촬영은 포기해야 되기때문에,가능한 말을 안타고 싶지만,말을 탄 상태에서는

좋은 풍경이 나타나면 별수없이 말을 멈추게한후,사진 촬영을 하게된다.

펠리페도 이런 비경을 스마트 폰에 담고있다.


호수 위쪽으로는,소의 혀처럼 두갈래로 갈라져 내려온 빙하 아래쪽에 축사인지,캠프장인지 모를 집이 점처럼 

하나 서 있다.


Pucacocha 두 호수의 색갈이 왜 서로 다른지..궁금하다.

이곳이 아우상가테 트렉을 소개하는 많은 여행사 들의 광고에 사용되는 풍경중 하나이다.

호수를 뒤에 두고 다시 올라 가는길.

올라 갈수록 길이 희미하게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만약 혼자서였다면 이곳에서  길을 잃을수가 있을것 같다.


마침내 두번째 정상에 도달했다.

Ananta Pass(4950m)


정상에는 사람들이 올라온 기념으로 돌을 하나씩 쌓아놓은 돌탑이 많다.

나도 돌을 하나 올려 놓은후,기념으로 사진을 찍는다.




얼마간 정상에서 머므른후,이제는 하산하는길.

이제는 말 에서 내려 걸어가면서 새로이 나타나는 풍경을 즐긴다

희미하게 보이는 외 길 위로 전혀 다른 모습의 산.

내일 Rainbow Mounatain을 가는 일정인데,과연 그곳에 가까워 져서그런지,주홍색 빛이 많은 산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붉은 파스텔 색갈의 산들이 마치 곱게 빗은듯하고, 


마치,아주 가는 선홍빛 밀가루를 풀어 놓은듯..


혼자서 경탄과 함께 풍경을 담으며 한참을 내려가는중 


아주 멀리 산 아래,오늘 우리가 잘   Aananta Camp 의 적색 Lodge 건물이 보인다.

캠핑장과,적색 롯지가  보이는걸로 보아,비교적 좋은 캠프시설이 있을것 같은데,펠리페가 과연 비용이

꽤 나갈것 같은 저 롯지 안에서  자게 해줄까?


보기에는 금방 도착 할줄 알았는데,한참을 더 내려가서야 캠프장에 도착하니 오후 3시 반.

오늘도 아침부터 거의 9시간을 걸은 셈이다.


좋은 캠프 시설이 있을것 같은 Anantapata Lodge 적색 지붕의 건물 뒤를 지나,우리는 넓게 펼쳐진 

캠프장에다 텐트를 쳤다.

이곳에 비교적 좋아 보이는 Lodge 건물과 시설이 있는것으로 보아,우리가 온 길 반대편에서 연결되는 길이

있는것 같고,주위 캠프장에는 몇몇팀의 트레커들이 머무는것이 보인다. 

우리가 텐트를 친지 얼마 안되어,뒤 쳐졋던 대니가 도착해 바로 근방에 텐트를 친다.

참으로 대단한 체력이다..

애초에 내가, Rainbow Mountain 까지를 포함한 트레킹을 원했기때문에,우리는 이곳까지 멀리 왔지만,

만약 Rainbow Mountain을 생략한다면,Pucacocha 호수를 지나,Ausangate 호수가에서 캠핑을 하게되면,

하루를 단축하는 3박4일 트레킹 상품이 된다. 

근방에 펠리페도 자기의 텐트를 치고,다시 저녁 식사 준비를 한다.

나는,이번에는 그가 만든 숩대신 그동안 내가 아껴두었던 컵라면을 주며,물만 끓여 달라고 하여 컵라면을 먹었다.

이런 곳에서 먹는 컵라면 하나는 집근처  맛집에서 비싼 돈을 주고 먹는 음식에 비할바가 안된다.

내일은 아침일찍  Rainbow Mountain 라고 부르는 비니쿤카를 다녀와야되기때문에 새벽 4시반에 일어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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