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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페루로 떠났나?(06-23 SEP,2019)
10/02/2019 12:09
조회  1416   |  추천   12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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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광지인 '마추피추'보다는,오랜동안 동경해 마지않던 '안데스'의 저 깊고,푸른 밤에 안기고 싶었다고

다소 낭만적으로 말해야겠다.

히말라야의 EBC(Everst Base Camp)와 안데스를 저울질하다가,네팔의 몬순이 9월말까지 지속되는것을 보고,

9월말 까지는 아직 날씨가 괜찮은 안데스로 방향을 틀었다.

페루의 고원지대인 쿠스코 지역은 6월경부터 8월까지가 Dry Season 으로 여행의 극 성수기 이고,

10월로 접어들면서는 점점 흐린날이 많아지며,비가 온다고 하니,그러기 전인 9월 초,부랴부랴 캠핑 장비를 

꾸려 리마를 거쳐 쿠스코로 떠났다. 

3400m 고원에 위치한 쿠스코는,해수면 고도의 Lima 공항에서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급격한 고도 변화로 인해,

사람에 따라,크고작은 고소증을 경험하게 되는데,그래서 나는 항공기 바퀴가 활주로에 닿는 순간부터,면밀하게 

몸 상태에 주위를 기울였다.

하지만 웬일인지,리마를 거쳐 밤사이에 이동함으로인한 수면 부족으로 좀 피곤한것 외에는 평지에서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지난번 안나푸르나 등반시에는,한 이틀 고도 적응을 거쳤는데도 비슷한 고도의 Upper Pisang 에서 잠시 미열과,

설사 증세가 있었던것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미리 단정하기는 이르다.

계획했던,Salkantay 와 Ausangate Trekking 에서 4600-5200 m 를 오르내려야 하니..

만약을 위해서 의사처방을 받아,Diamox 를 받아왔지만,혹시나 모를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잠시 미루고,

가능한한 약을 먹지 않고 버텨보려고 하는데,전혀 고소 증상이 없으니,좀 의외다.

다들,고소증에 효과가 있는 콜카잎을 우려낸 차를 마시라고 하는데,카페인이 많이 들어있어,오후에 마시면

밤잠을 설칠수도 있다고 해서,그 차도 안 마셨는데,몸이 전혀 멀쩡하다.. 

쿠스코 공항은 높은 고도와,정밀 접근 착륙시설이 없어,야간 비행이 안되고,시계비행만 가능하여,아침 동트는 

시간부터,일몰까지 부지런히 여행객들을 실어 나른다.

워낙 세계10 대 불가사의로 알려져 유명한,마추피추 덕분에,리마 와 쿠스코에는 거의 한시간 간격으로 

항공편이 뜬다.

리마에서부터 불과 1 시간의 비행 후 조그만 시골역 같은 공항에 내려,택시를 타고 예약한 숙소에 이르니 

이미 내가 아침 7시경 도착한다고 미리 알려 놓아서 그런지,숙소 주인 아줌마가 나를 반긴다.

그런데 전세계 여행자들을 상대로 호스텔을 운영한다는사람이 영어를 하나도 못해,Google 번역기를 틀어놓고 

의사 소통을 시도한다.

물론,내 스페인어 실력도 최대  5글자 이내(올라,무쵸그라셔스,우노,도스  뿐..) 이니 말해 무엇하리.

하지만 여자 주인이 워낙 친절하고,그 요상한(?) 번역기를 사용하는 덕에,서로 실실 웃어가며,좀 느리기는 

하지만 의사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어쨋든,나는 구글 번역기로 다음과 같이 내 일정을 말해 주엇다.

오늘은 여기까지 오느라고 피곤하니 근처 아르마스 광장 주위로 돌아다니며 슬슬 놀다 들어온후 내일은 

Pisac 을 혼자 버스타고 다녀 올터이고,

모래부터 4박5일 일정으로 Salkantay trekking 을 떠나,마추피추를 다녀온후,

그 다음날엔 하루 쉬면서,여행사를 통해 근방의 '성스러운 계곡' 이라는 Sacred valley 를 일일 투어로 다녀오고,

그리고나서,가능하다면 이번 페루 여행의 주 목적인 Ausangate Trekking을 5일간 다녀 올 예정이라고..


마추피추를 보기위해,쿠스코에 오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편안하게 기차를 이용하여 하루,이틀만에 관광을 마치는데,

나는,그보다는,걸어서 마추피추에 도달하는 Inca Trail 을 따라,옛날 잉카인들이 걸었던 길을 똑같이 경험해보고

싶었기에,4일동안 걸어서 가는 여행상품 Classic Inca Trail 을 예약하려고 했었다.

하지만,하루 이용객을 제한하고,허가받은 여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한 이 트레킹이 워낙 수요가 많아,거의 6개월

혹은 1년전 부터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는 이용이 어려워 포기하고,잉카 트레일보다 더 험난한 코스로 

약 20여년 전에  정부가 새로 조성한 대체 루트인 Salkantay Trekking을 하기로 하였다.

쿠스코에 오기전,조사를 해보니,숙박과 가이드를 제공하는 여행사를 통한 이 살칸테이 트레킹은,4박5일에 약 500$

정도 비용이 들지만,젊은 Group 여행자들과 같이 보조를 맞추어 산을 넘어야하는 부담감 때문에,차라리 혼자서

여유있게,캠핑하면서 넘어가기로 결심하고,집에서 텐트와,버너 등 캠핑기어와  간단한 Dry Food 등을 싸가지고 

왔었다.하지만,Ausangate Trekking 도 알아볼겸,아르마스 광장 주변의 몇몇 여행사를 들러보니,Salkantay Trekking

은 여행사마다 서비스에 좀 차이가 있지만,최저 150$ 정도면, 4박5일,왕복 교통편,숙박,가이드,게다가

마추피추 입장권까지 포함되고,가이드가,그룹중 가장 취약한 사람 위주로,따라 붙으니 나같이 나이많은 사람도,

걱정할것 없다고 안심을 시키니,그렇다면 굳이 혼자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4600m 를 넘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을것 같다.더구나 비용도 이곳에 오기전,ON-LINE 로 알아본 가격의 거의 1/3 수준으로 저렴하다.

결국,살칸테이 트레킹은,여행사를 통해 모래 출발하기로 계약을 했는데,문제는 이번 여행의 주 목표인 

아우상가테 트레킹이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자마자,운전사에게 혹시 아우상가테 트레킹에 대한 정보가 있는지,넌지시 물어보자 운전사가, 

즉시 여행사하는 친구에게 전화하더니,지금 9월로 들어서 날씨도 안좋아지고,또한 너무 외진 고산  트레킹이라서 

별로 가는사람이 없고,따라서 여행사에서도 취급을 안한다고 한다.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이 바로 이 Ausangate 트레킹인데,저의기 실망이 되긴하지만,일단 여행사를 통해  알아보기로하고,

아르마스 광장 주위로 수없이 자리잡은 여행사를 돌며,혹시 아우상가테 트레킹 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어보자,

가는 사람이 없어,취급을 않는다고 한다.

결국,원래 목적했던 아우상가테 트레킹은 포기하고,대신 4박5일의 살칸테이 와 쿠스코 주변의 Lares Trekking

을 1박 2일로 끝내고,남은 일정은,육로로,Arequipa와 Nazca,Ica 를 거쳐 Lima 로 돌아와 귀국하는것으로

잠정 결정한후,살칸테이 트레킹 전 고도 적응을 위해,내일 하루 쉬면서, Pisac 을 버스타고 다녀오기로 하고,

오늘 하루는 오느라고 수면부족으로 피곤하여 일찌감치 자리에 들었다.





현지어인  케츄아 말로,'세계의 배꼽' 이라는 뜻의 쿠스코는 생각보다 아름답고 앙증맞은 도시였다.

잉카만의  조악한 건축물의 집합체가 아니라,잉카인의 영광과 굴욕,스페인의 탐욕을 바탕으로 세워진 15세기 

저 중세 유럽의 식민지 문화가 세월을두고 켜켜이 녹아들어,찾는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거리와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도시였다.

13세기 경,안데스 산맥의 한 부족에 지나지 않았던,잉카족이 단시간내에 주위의 다른 부족을 정복하고,

현재의 에쿠아도르 부터,페루,볼리비아,칠레에 이르는 남북 2000 km 에 달하는 대 제국을 만들어,1532년 

스페인 원정대에 의해 멸망할때 까지 쿠스코는 대 잉카제국의 수도 역할을 하였는데,사방이 그리 높지않은 

산으로 둘러싸이고,가운데의 넓은 평지는,지관에 문외한인 내가 보더라도 천혜의  요새이며,수도이다.

또한 이 도시는,멀리 높은곳,혹은 공중에서 내려다보면,잉카의 땅의 수호신인 퓨마의 형상을 따라,계획적으로 

돌로 만들어진 도시라는데,13-14세기에 이미 발휘된 그런 놀라운 건축술은 지금도 놀랄 따름이다.


어찌되었던,티티카카 호수를 기원으로 하는 잉카의 탄생 설화를 바탕으로 1526년 잉카 제국의 수도가 된 쿠스코는,

스페인 용병출신 피사로와 불과 약 200 명의  원정대에 의해,우습게 함락이 된후,기독교를 전파한다는 구실아래,

많은 성당과,가옥들이 당시의 건축형식에따라 자리를 잡게 되었다



우선 아르마스 광장에 도착하여,제일먼저 눈에 띄는건물은,명실공히 쿠스코 대성당.

스페인 점령초기였던 1536년에,잉카 시대의 중요한 궁전이었던 비라코차 궁의 토대 위에 작은 성당으로 세워졌다가,

 대지진으로 파괴된후,100년이나 지난  1669년에야 성당의 건축이 완성되었다.

성당을 짓는 데에 당시 최고의 재능을 지닌 식민지 예술가들이 동원되었고, 상당수의 원주민들이 인부로 임시 고용

되었다고한다.안에는 식민지 예술의 훌륭하고 호화로운 회화,돌,금속 세공품이 있다는데,Open Hour 에 맞추지 

못해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 성당  아래로 넓은 아르마스 광장이 광장이 위치해 있어,주민들의 축제의 장소가 되고,수 많은 

여행객들의 휴식처와 놀거리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광장 주변으로는 무료,혹은 유료 박물관들이 들어서 있어서,당시의 역사와 민속 풍물을 전시하고 있고




골목마다,수백년전 돌로 지어진 석축위에,건물이 서 있고,

민속 의상을 입은 사람들와의 즐거운 한때를 즐기기도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건물은 ,바로크 양식의 전형적인 표본인 ‘라 꼼파니아 데헤수스 교회(Iglesia la compania de Jesus).



길을 걷다가,유럽 식민지 시대풍의 어느 건물을 들어가보면,예술적인 조각과 회화를 진열해 놓은 모습도 보이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많은 기념품 가게..


세계에서 몰려드는 여행객을 위해 다양한 음식점들과,여행사 기념품 가게등으로 어느 유럽 여행지 못지않은,편리하고도,운치가 있는 중세,식민지풍 도시이다.

한쪽에서는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는 데모꾼도 있고..



유명한 산 페드로 현지 시장이 나온다.


즉석 생과일 쥬스를 저렴하게 마실수도 있고..


기독교 전파의 증인인 오래된 성당과,십자가가 도처에 자리잡고 있다.


오래된 대학교 건물도 아름답다..

아르마스 광장 남쪽으로 난 거리를 얼마 걸어가면,유명한 산토 도밍고 교회(Iglesia de Santo Domingo)가 나온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태양의 신전이었던 ‘코리칸차’를 허물고 세운 교회로, 지난 1650년에 발생한 쿠스코 대지진으로 

다 무너졌지만, 토대가 된 석벽만은 멀쩡하게 남아있어 뛰어난 잉카인의 석조 건축술에 대해  짐작케한다.  


잉카당시의 코리칸챠 상상 복원도(위키피디아)


황금으로 가득찬 코리칸챠 (위키피디아)


교회의 뜰 안 모습..

황금을 찾아 저 멀리 스페인에서 죽을 고생을 하며,이곳에 온 피사로가 이 코리칸챠에서 본것은 바로 이 성벽을 

장식한 금과,뜰안에 널린 황금 상 들..

이 엄청난 보물들 앞에서 아마도 그들은 눈이 뒤집히는 충격을 받았을것이다.

그 당시,금이란 그저 그런 일종의 장식품에 불과하던 잉카인들에게 보여진,스페인 원정대들의 금에대한 탐욕이,

이해가 안되어,오죽하면 그들에게 금을 먹느냐고 까지 물어 보았다던 일화가 있었다고..



잉카인들이 세운 석축..

얼마나 정교하게 건축되었는지,돌 사이에 동전 하나도 안들어갈 정도라고..


포한 잉카왕,아타우알파 왕을 이런 방안에 가두고,방 안을 금으로 가득 채우면 왕을 풀어준다는 약속을 한후에

막상 잉카인들이 금으로 방을 채우자,왕을 살해해 버린 스페인 원정대..

이렇게 뛰어난 건축술을 가진,수천 수만의 잉카부족들이,중세유럽,강성했던 스페인의 뛰어난 무기인, 화승총과,

청동 갑옷,그리고 톨레도의 유명한 검,처음보는 말의 위세에 놀라 불과 200명이 안되는 원정대에게  굴복한 

역사를 보면 그저 연민을 느낄뿐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게 만들어,로마가 세계의 중심지가 된것처럼,잉카 역시 통치를 위해,모든길이 쿠스코를

중심으로 뻗어나가게 한 이 통치술의 정점에 있는 쿠스코에서,옛날의 영화를 간직한채,지금은 한갖 세계인의

관광지로 전락해버린 역사의 비애를 느낄뿐이다..

페루,쿠스코,코리칸챠,남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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