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
06/03/201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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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5일' 출장을 마친 처가 돌아 왔다. 일주일 간 미국, 한국, 이탈리아 거쳐 다시 한국으로.


지친 처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서소문으로 갔다. 


추억에 가자 했던 집, 빌딩을 올리고 번듯해졌다.


늘 그랬듯이 소주 하나 맥주 두병, 소폭으로 시작해 두 세트(?)를 털고 일어났다.


신촌으로 갔다. 단란주점 광고는 여전했지만 익숙한 가게는 눈에 들어 오지 않았다. 


그나마 찾아냈던 집. 내 추억의 세월을 품은 곳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됐다 싶었다.


'마른안주'라는 말조차 정겨웠다. 대학가지만 평균 중년 손님들, 비슷한 처지구나 했다.


기억 속엔 꽤 신식 같았는데 94년에 쓴 낙서가 보인다. 버텨줘서 고마웠다.


중년 틈에 학생(으로 보인) 몇몇이 자리를 비웠다, 술을 채 비우지 않은채. 술을 피에 비유하기도 했던 내겐 낯설다.


시간이 갈 수록 손님 연령 층도 음악도 나이를 더했다. 가물가물한 노래 제목에 안달할 필요 없이 바로 검색.


술집을 나와 잠시 걷는 거리, 거리 가수의 반주기는 스마트폰. 


"나도 저 만큼은 하겠다"는 농담 한마디에 노래방에 갔다. 술과 안주도 판다.


아주에 오른 라면까지. 늘 저렴했던 대학가 물가를 이제야 실감했다.


정체가 모호한 다양한 안주는 '무한 리필'이란다.


세월의 무게는 노래방에서도 느꼈다. 집어 들기도 힘들 만큼 두툼한 노래목록, 이런게 두권.


단 이곳, 무조건 3시간 2만원 기본이란다. 중년 셋이 3시간을 어찌 부르나 했는데 얼추 다 채우고 해어졌다. 


마신 술 만큼 이야기도 많았다. 와중에 친구가 남긴 기사 링크. 아침에 읽었다. 지식인도 연예인이 되야 대접받게 된 요즘, 구석(?)에서 소설까지 써가면서 공부하는 학자의 자세가 귀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윤교수의 뒷 말에 가슴이 먹먹하고 머리가 아팠다. 술기운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내 생전에 좋은 날이 올 것 같지 않은"게 어디 그 분의 그 뿐만이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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