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creek
느티나무(greencreek)
Arizona 블로거

Blog Open 06.28.2013

전체     278265
오늘방문     7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11 명
Blog News Citizen Reporter
블로그 뉴스 시민 기자
  달력
 
시월 첫날에
10/01/2017 09:30
조회  1378   |  추천   15   |  스크랩   0
IP 68.xx.xx.254








오늘은 시월의 첫날,

그리고 주일 아침.

어제 저녁 토요특전 미사에 참례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미꽃 한 다발을 샀다.

시월은 가톨릭 전례로 '묵주기도 성월'이라

거실 성모상앞에 싱싱한 장미꽃다발을 꽃병에 꽃아 놓고

촛불 두 개를 환히 켜 놓고

묵주기도를 올렸다.


'묵주기도 성월'이란

일 년중 특별히 10월에 묵주기도를 즐겨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며 성모님께 특별한 공경을 드리는 달이지만,

내 친구 안드레아의 건강을 위해서,

언니  헬레나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이 세상에서 영육간의 아픔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지향을 넣어 묵주기도를 하였다.

시월 한 달 동안 열심히 기도하려고 한다.


파킨슨 병으로 투병중인 언니가 점점 사람의 손이 필요해지고 있어서

어쩔수 없이 시월 중순에 시작하는 겨울학기 등록 한 것을

이번 콜로라도 여행을 떠나기전에 취소하였다.

어차피 영어공부는 취미 삼아, 해보고 싶어서 하는 것이고

언니를 잘 돌보는 것이 우선순위이기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는 10월 13일에 끝나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계속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에 4 시간씩 언니와 같이 있었지만,

이번 주말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사흘간의 오지여행을 마친 다음부터는

하루 16시간씩 언니곁에 있어야 한다.

아침 7시부터 3시까지, 그리고 내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쉰 다음에

밤 11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이다.

내가 잘 해 낼 수 있을련지에 대해서 걱정이 되지 않는것은,

말년에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신 친정엄마에게 하듯이 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때부터 그 동안 잠시 쉬었던 평일미사에도 참례할 수 있을것 같아 좋다.


언니를 더 돌봐 주는 시간을 같이 상의할 때,

언니가 내게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었다.

"이 집에서 나랑 같이 있으면서 블로그도 맘대로 할 수 있어...." 하면서.

나는 풋, 웃으면서 언니 등짝을 살짝 때렸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언니와 나의 이야기도 그 만큼 깊어갈 것이다.




- Photo by Jill Ulrych -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햋빛과 손잡는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 바람이여


하늘길에 떠가는

한 조각 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가을 바람  /  이 해인











이해인수녀, 가을바람, 언니,
이 블로그의 인기글

시월 첫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