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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die, 당신은 지금 사랑받고 있습니까?
01/31/2018 06:34
조회  4379   |  추천   18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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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잔잔한 배경음악이 흘러 나왔다.

어젯 밤 처음 보았을때보다 더 깊은 감동의 울림을 받으며

부드러운 가죽 소파 깊숙이 앉아 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 천천히 부엌으로 걸어 가서 커피를 내려

뜨거운 커피를 머그잔에 가득 담아 패리오 창가에 섰다.


 오후 햇살의 따사롭고 밝은 빛이 뒤 뜰안으로 가득히 쏟아지고 있었다.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불어

짙은 초록색잎이 가득한 레몬나무의 잔가지들이 바람결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크고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수 많은 레몬의 노란색이 초록색잎새와 아우러져 보기가 좋았다.

그 너머로 하얀 구름 하나 없는 코발트빛 하늘이 보였다.

절절한 영화와는 상관없다는 듯,

 오후의 내 뒤 뜰은 완벽한 평화를 보여주고 있구나!


싱싱한 생명력을 품어 내고 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보면서

그리고 향이 깊은 커피를 마시면서,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그리고 그 영화가 주는 깊은 감동과 여운을 오랫동안 누렸다.








영화 <Maudie>는

1930년대 캐나다의 노바 스코샤(Nova Scotia)에서 살았던 Folk Artist와

거칠고 투박한 마초같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 영화이다.


 주인공 모드(Maud)는 왜소한 체격에다가 갸날프다.

게다가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앓고 있어

비틀어진 다리와 허리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뒤뚱거리며 걷는다.

그래서 어떤 때는 걷는 도중에 동네 꼬마들로부터 돌맹이 세례를 받기도 하는데

장애를 가진 나약한 여자가 반드시 겪을 수 밖에 없는 난관들중의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드는 그 또래의 젊은 여자아이들처럼

클럽에 가서 술을 마시고 재즈 음악에 맞추어 춤 추는 것도 즐길줄 알지만,

클럽안의 그 누구도 모드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터 이 여자를 보면서 내 마음은 아파오기 시작하였고

모드 역활을 하는 샐리 호킨스의 연기에 점점 빠져 들어갔다.)


 








모드는 이렇게 세상으로부터 받는 차가운 시선은 고사하고라도 오빠 챨스(Charles)는 

엄마가 남기고 죽은 집을 모드 몰래 팔아 그 돈을 혼자 갖고,

 장애를 가진 처지라 숙모 아이다(Ida)의 보호아래 숙모집에서 살고 있지만

 이해의 눈으로 자기를 보지 않고 매사 트집만 잡는 숙모의 집에서 나와

독립 할 계기를 찾게 되는데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가게에 갔다가

우연히 가정부를 구한다는 쪽지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생선을 파는 직업을 가진 40세의 독신남인 애버렛 루이스(Everett Lewis)는

고아원출신에다가 무뚝뚝하고 거칠고 난폭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워낙 부지런하게 일을 하며 살아왔기에 남에게 빚진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애버렛이 건강하고 성실한 가정부를 찾고 있었는데

자기 집으로 찾아온 모드를 보고는

첫 눈에도 여자가 시원찮게 생겨 그닥 탐탁하게 여겨지지 않아 그냥 돌려 보내지만

그 후에도 가정부를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모드를 찾아가 집으로 데리고 온다.








연약하고 체력이 부족하거니와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기가 어려운 모드는

노동을 하는 애버렛 마음에 들게 일을 그렇게 썩 잘 해낼 수가 없다.

그런 모드에게 짜증을 많이 부리는 애버렛에게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서 점점 애버렛에 적응해 나간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앓고 있기 때문에 어쩌다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밀려 올 때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담배를 피우기도 하면서.








그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애버렛은 말의 폭력뿐 아니라 몸의 폭력도 행하였다.

어느 날, 애버렛으로부터 처음으로 뺨을 맞고

절망적인 마음을 삭이다 한 켠에 있던 페인트 통을 찾아 벽에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것이

모드가 애버렛 집에서 그림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모드는 미술공부를 받은 사람은 아니었으나

그 때부터 모드는 손 바닥만한 집 안 여기저기에, 벽이나 창문에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꽃이나, 새, 닭 등등을.








어느 날 집으로 멋쟁이 여자가 찾아왔다.

생선 값을 지불하였는데도 집으로 생선을 배달하지 않고 있는 애버렛을 찾아 왔다는 여자는

뉴욕시티에서 비지니스차 노바 스코샤에서 머무르고 있는 산드라였다.

처음에는 딱딱하고 차갑게 말하던 산드라는

문만 빼곰히 열고 말하고 있는 모드 어깨 너머로 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자

부드럽게 얼굴이 풀어지며 함박 웃음을 짓는다.

네가 그린 그림이냐고 묻는 목소리엔 은근한 경외심까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자기에게 어떤 그림이던지 그려주면 돈은 얼마든지 주면서 사겠다고까지 하였다.

샌드라는 모드가 그린 그림에서

모드가 가지고 있는 예술가의 기질을 꿰뚫어 본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자기도 모르게 일생일대의 한 획을 긋는 기회가 찾아 오기도한다.

 불쌍한 모드에게 우연히 온 산드라는 모드의 일생에 환한 불빛처럼 다가왔다.)








결혼식이 끝난 뒤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드.

여전히 무뚝뚝하게 굳어 있는 애버렛.







 결혼식후 애버렛의 생선 나르는 구르마에 모드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집에서 춤을 추고 있다.

이렇게.....^^






키가 작은 모드가 애버렛의 구두코를 밟고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이다.

(아, 하고 이 장면에서 나는 탄성을 질렀다.

결혼식이 끝난 후 처음으로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드를 보아서 내 마음까지 편하였었는데,

 그 날 둘의 감정을 이토록 완벽하게 표현해내다니....^^)








감독 Wisling Walsh는 아일랜드 사람이다.

여자인 애쉴링 감독이 저렇게 앵글을 잡은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아

내 마음까지 포근하여졌던 장면이다.









" There's me, then dogs, then chickens, then you."

처음 애버렛의 집에서 가정부 일을 시작하였을 때,

거친 애버렛이 입에 거품을 품으며 모드에게 한 말이었다.


하지만 모드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처지라 이런 기가막힌 모욕적인 말을 듣고도

그저 그림을 열심히 그리면서 

황량하기만한 집 주변에 꽃도 심으며 예쁘게 가꾸어 나갔다.

그랬다.

모드는 의지가 강했고 그녀의 외모와는 상관없이 용감한 여자였다.

그리고 마침내는

마초적인 한 남자를 변화시켰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그녀의 그림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그 당시 미국의 리차드 닉슨 부통령도 직접 그림을 사고

뉴욕의 잡지에도 그에 대한 기사가 실리고

TV 방송국에서도 집으로 찾아 와 인터뷰를 하여 방영하는 바람에

연약한 모드는 더 많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애버렛은 더 등이 굽어가고 손가락의 마비 때문에 힘들게 그림을 그리는 모드를 보며

'왜 처음부터 나는 당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 하였을까' 하며 후회한다.

진정으로 모드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면서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눈이 뜬 것이다.


애버렛과 같은 성격의 남자와 사는 일은 장애를 가진 모드라도 어려운 일이었을것이다.

애버렛은 글을 읽지도 못하고 쓸 줄도 모르면서도

자존심이 강하여 모드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모드와 결혼하는 것도 주저했지만,

결국 삶의 흐름은 그들을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바꾸어 놓았다.

진정한 사랑이란 이런 것 아닐까싶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 성서의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때로는 풍경화같기도 하고

때론 수채화 같기도 한 캐나다 특유의 아름다운 배경과

간간이 흐르면서 가슴에 파고들던 배경음악.

그리고 평범하면서도 평범치 못한 사람들이 살아간 실화가 주는

잔잔한 감동의 깊은 여운.








영화의 마지막.

병이 깊어간 모드는 병원 침대위에서 애버렛의 손을 잡고 온 힘을 들여 말한다.

"I was loved, Ev"

그렇게 모드는,

애버렛의 품에 안겨 그의 사랑을 받았다고 말하며 죽어갔다.


모드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어떤 모양이었을까?

모드의 사랑은

무슨 색깔이었을까?

(생전의 고단한 삶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상대방으로부터 사랑 받았노라고 고백하면서 죽을 수 있다면,

그렇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행복한 삶을 살다가는 것이 아닐까?)








"The whole of life already framed."

모드의 독백이 강하게 내 머리속에 남는다.



(영화속 모드의 인생 이야기에서 떠나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현재의 내 남은 시간들은,

앞으로 어떤 모양과 색을 가지고

나만의 프레임안에서 그려지게될까......^^


영화를 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나는 아직도 건강하고,

나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나의 세 아이들이 있고,

또 나를 애껴주는 친구 안드레아는

같이 나이 들어가는 나의 대화상대이자 여행친구이며

그의 자녀들, 특히 의사로 일하고 있는 그의 큰 딸이 나를 살뜰히 챙겨주고 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여건속에 있다.

그러니 모든 것에 감사할 수 밖에 없고

모드를 통해서 나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때로는 영화 한 편이 내게 큰 힘을 주기도 하고, 나를 성찰하게도 한다.)





















                                                                          Director : Aisling Walsh

                                                                          Writer :    Sherry White

                                                                          Cast   :  Sally Hawkins(Maud Lewis)

                                                                                        Ethan Hawke(Everett Lewis)

                                                                                        Kari Matchett(Sandra)

                                                                                        Zachary Bennett(Charles Dowley)

                                                                                        Gabrielle Rose(Aunt Ida)

                                                                          Genres  :  Biography / Drama / Romance 

                                                                          Release Date :  4 Ausust 2017(USA)

                                                                          Runtime  : 115  min.

                                                                          Country :  Ireland / Canada

                                                                          Language :  English

                                                                          Rated : PG-13




*  배경음악은 영화에서 나오는 곡으로 Mary Margaret O'Hara 가 부른 <Dear Darling>이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음악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듣게 된 곡으로, 이 곡 때문에 영화를 알게 되어

   동네 도서관에 신청하여 이틀동안 기다리다가 dvd를 대출받아 보게 된 영화임.

*  이 포스팅에 사용한 모든 사진은 영화의 기억을 위하여 IMDB web site에서 가져왔슴.

*  이 포스팅 괄호안의 글은 내 마음을 표현한 것임.




2018. 1.31(수)

느티나무







Maudie, Canada, Nova Scotia, Ireland, Sally Hawkins, Ethan Haw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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