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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부머의 오지여행 도전기 -Alstrom Point
07/20/20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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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nsight Bay, Lake Powell -



캠핑장 주위로 점점 어둠이 깊어지면서 사위는 고요속으로 잠겨들고

까만 밤 하늘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작은 별들이 환한 빛으로 반짝입니다.

오늘 낮은 거의 화씨 100도에 가까운 날씨였는데,

밤이 되니까 기온이 내려가고 더러는 살랑대는 바람이 휘리릭 지나가 시원하기까지 합니다.


나는 아까부터 아주 편하게 누워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왜 Alstrom Point로 가는 길을 놓쳤을까?

분명히 표지판에는 5 마일만 가면 Alstrom Point 가 있다고 했는데....^^


내일은 집으로 가는 날인데,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lstrom Point 가 분명히 그 근처 어디에 있을텐데 말이죠.


칠흑같은 밤하늘에는 어느덧 하얀 은하수가 가득해지고

별들은 점점 더 보석처럼 반짝이는것을 보면서

내 답답한 속마음과 달리 참으로 아름다운 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여기서 한 번, 저기서 한 번....그렇게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내일 아침 다시한번 찾아가리라, 하고 마음을 결정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에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자정이 되었고

아이폰의 알람을 아침 5시로 맞추고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 5시 조금 넘은 여명의 시간입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해가 완전히 뜨기전의 하늘은

해가 뜬 후의 하늘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5시에 알람을 맞추었지만 눈을 뜨니 새벽 4시 30분경이었습니다.

커피만 마시고 길을 떠나려고 하다가

그게 아닌듯싶어 물을 더 끓여 컵라면과 사과를 먹고

운전하면서 마실려고 뜨거운 커피는 보온병에 담아 운전석 옆자리에 놓았습니다.






어젯밤 늦게 도착한 조앤과 라니의 차.

그들은 저 차안에서 잠을 잔다고 하더군요.

어젯밤에 이미 조앤과 라니에게 나는 새벽에 일찍 떠날 것이라고 말하고

서로 허그로 작별 인사를 하였었고,

저 사진을 혼자만의 기념으로 담고 캠핑장을 떠났습니다.




 

Wahweap 캠핑장을 나와

 Kanab으로 가는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 싸인을 담은 때가 5시 21분.

그리고 약 10 여분 달리면 Big Water 마을이 보이고,

 Big Water 마을의 Ethan Allen 표지판에서 우회전하였습니다.






어제는 관심없이 그냥 지나쳤던 곳인데

오늘은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빛이나며 제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NP230 을 운전하면서 바라본 오른쪽 풍광입니다.










눈이 부시도록 환하고 상큼한 아침햇살은

잡초마저도 야생화처럼 보이게 하는 마술을 부려주네요.






저 너머 파웰 호수 한 자락에서

아침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것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오기도 했구요.





드디어 Alstrom Point 까지 5 마일이란 표지판이 나왔습니다.






앞으로 쏜살같이 가로지는것이 동물일것 같아

순간적으로 급정거를 하고 보니,

아, 저 산토끼였습니다.

어쩌면 저 애를 칠 수도 있었는데 싶어 나도 많이 놀랐지만,

자기도 놀랐던지 한참동안 귀를 바짝 곤두세우고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옆자리에 놓여 있던 카메라를 가지고

차에서 내려서 사진을 담을때까지도 그냥 저 자세로 있었습니다.






7시 17분,

어제 주차해 놓았던 장소에 차를 세워 두고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프린트해서 가지고 간 지도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이 first overlook이고

이곳에서부터 약 2 마일정도 걸어가면 Alstrom Point가 있다고 하였으니까

부지런히 걸으면 한 시간 정도 걸릴 것입니다.






약 20여분 정도 걷다가 사진속에 보이는 풍광을 만나게 되었고,

 드디어 의문이 풀렸습니다.

사진 중간쯤에 보이는 바위턱에서 두 갈래 길이 있었는데

어제는 오른쪽으로 갔었기에 Creek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였었고

왼쪽으로 가야 Alstrom Point가 나오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왼편으로 난 길로 걸으면서 보니 저 멀리 산 등성이에 차가 보입니다.

그럼 제대로 찾아 걸어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제 저는 오지여행가나 사진작가의 버킷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는

알스트롬 포인트에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길 위를 타박타박 걸어가는 아침시간은 기가 막히게 좋았습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저를 도와주어서 그닥 덥지도 않았고

간혹 구름이 해를 가려 주어 걷기에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Tower Butte





이 풍경은 어제 갔었던 곳에서도 보였던 그림입니다.

어제는 저녁이라 호수와 더불어 아주 몽환적인 분위기였었는데

오늘은 또 다르게 보이네요.

그래서 저녁 일몰시간이 사진 담기에 좋은것 같습니다.













Gunsight Bay에 있는

Gunsight Butte.

저 뒤에 둥그스럼하게 보이는 산은 Mt. Navajo(10,388ft)





Gunsight Butte 뒤에 있는 것은

Pedre Bay.






이쪽에서 볼 때는

가파른 언덕에 차가 서 있는것 같았는데,





막상 가까이 가서 보니 꽤 넓은 장소였습니다.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차를 보니 어제 우리쪽으로 왔다가

다니엘의 설명을 듣고 부리나케 되돌아갔던 사람들이네요.






낭떠러지 바위턱에

남자, 여자 두 사람이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들을 바라보면서 순간적으로 절대적인 고독감을 느꼈습니다.

산과 바위, 호수.

이 망망한 대자연속에 오롯이 앉아 있는 사람이란!









제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저 사람들은 떠났습니다.

문득 이 세상에 홀로 있다는 느낌은 잠시였고,

 이 거대한 자연속에 혼자 남겨진 저는

완전히 내 집 앞 마당인것처럼 눈 앞에 보이는 풍광들을 즐겼습니다.

한 여름에,

완전 횡재하였다니까요!

이 멋진 풍광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으니까요.






되돌아 나오는 길에,

Romana Mesa 너머로 Vermilion Cliffs 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상에나, 늘 그 아래 길로 운전을 하고 다녔기에 거대한 붉은 절벽만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절벽 위의 Paria Plateau를 조금이나마 볼 수 있네요.





호수 오른쪽으로 보이는 것은

 Lake Powell Resort 부근이구요.





Page도 보입니다.





홀로 덩그러니 있는 제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중에 담은 Padre Bay.

이 사진을 담은 시간은 정확히 9시 30분이었습니다.


다시 아무도 없는 비포장도로를 달렸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서.






길 위로 굴러 떨어진 돌들,





마치 로마의 경기장처럼 질서 정연하게 조각된듯한 암벽들,


.

.

.

.



여행중에 길 위를 달리면서,

또 목적지에 도착해서 하나 하나 담은 사진들을 올리면서 글을 쓰는 것은

제겐 하나의 숭고한 작업같습니다.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하여,

또는 내 삶의 발자취를 적어 놓기 위해

하나의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많은 시간을 들여 사진을 정리하며 글쓰기에 열중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비록 그 사진이 전문가들이 찍은것처럼 훌륭하지는 않겠지만,

간직하고 싶고,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담은 내 사진들은

내게는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사진입니다.

내 여행기가 글 잘쓰는 사람들처럼 일사천리로 읽혀지지는 않겠지만,

 있었던 사실대로 그 순간순간의 여정들을 기억하면서 쓰기때문에

포스팅을 할 때 저는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얼굴에 대고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면서

사진을 담을때의 마음도 조심스럽고

제겐 그 행위자체로도 살아있는것 같거든요.

음...사진 많이 올린 변명이라고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작가  Henri Cartier Bresson, France, 1908-2004)




- Lone Rock, Lake Powell -






2017년 6월 25일(일)

Alstrom Point에서

느티나무



Lake Powell, Alstrom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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