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creek
느티나무(greencreek)
Arizona 블로거

Blog Open 06.28.2013

전체     248234
오늘방문     183
오늘댓글     1
오늘 스크랩     0
친구     8 명
Blog News Citizen Reporter
블로그 뉴스 시민 기자
  달력
 
외딴 오지에서 길 잘못 찾아가 본 비경
07/11/2017 07:30
조회  2492   |  추천   40   |  스크랩   0
IP 72.xx.xx.58



Lake Powell에 가면

꼭 찾아가서 볼 것이라고 별르고 있던 곳이 있었습니다.

Alstrom Point.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오지 여행가나 사진가들에게는

꿈의 장소라고들 하는데,

문제는 이곳이 4WD 로만 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구글에서 검색해 찾아 본 지도에 의하면

first overlook까지는 2WD로도 무난히 갈 수 있고

이곳에 차를 파킹해 놓고

약 2 마일 정도만 걸어가면 된다고 설명이 되어 있어서

Rainbow Bridge에 다녀 온 오후에 그곳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왕복 4마일은 약 1시간 30분정도 걸으면 되어 시간상 충분할 것 같았고 

 석양의 Alstrom Point에서 바라보는

ㅤ파웰 호수의 풍광이 그렇게 멋지다고 하여 부푼 기대감을 갖고 달렸습니다.









높고 낮은 언덕들이 연속으로 있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동안

주위의 이상야릇하게 펼쳐지는 풍광에 푹 빠져 들었습니다.

이런 길들과 풍광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을뿐만 아니라

이런 경치가 기대치 이상으로 좋았고

마치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 기분이었지요.


때로는 Death Valley 국립공원에 온 것 같기도 하였고,

혹은 화석의 숲인 Petrified Forest 국립공원의

 Blue Mesa 나 Painted Desert를 달리는것 같았습니다.











유타주의 Big Water에서 여기까지

약 1시간이 넘도록 운전하고 오는 동안

단 한 대의 오가는 차량을 볼 수 없었으니 정말 외딴곳인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약 5마일 정도는 이런 모래밭을 달려서,





저 만치 first overlook처럼 보이는 곳에

한 대의 차가 서 있는것을 보고는 반가웠지요.





캘리포니아에서 온 라니와 조앤.

이들도 저 차로는 더 이상 운전할 수가 없어서 이곳에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차를 여기에다 두고 같이 걸어서 암스트롬 포인트까지

 갔다오면 어떻게냐는 이야기를 하는 중에

신기하게도 다른 한 대의 차가 도착하였습니다.





우리 셋은 금방 도착한 젊은 청년에게 우리의 사정을 설명하고

네가 타고 온 차는 4WD이니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하는 말을 듣고

오~~ 대단히 기뻤지요.






커다란 돌맹이들이 깔려 있는 비포장도로를 약 20 여분 운전하고 가다가

4WD 로도 더 이상 운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 차에서 내려서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뒤따라가면서 좌우 사진도 담고

저 앞에 보이는 호수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환호하였습니다.

드디어 장관을 볼 수 있겠네~ 하면서요.






아, 그런데 우리가 가려던 곳이 아니었어요.

어렵게 찾아왔는데.....커다란 실망이 밀려 왔습니다.











하지만 저녁빛이 몰려들고 있는 잔잔한 호수를 내려보자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졌습니다.

그곳이 아님 어때요?

이렇게 수 천 피트 아래로 펼쳐진 멋진 풍광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요.






같이 다니엘의 차를 타고 오면서 서로 통성명을 하며 본인을 소개하였는데

노르웨이에서 한 달 전에 애리조나 피닉스에 왔다는 다니엘은 공군 비행사라네요.

다니엘은 피닉스에서 4개월 동안 훈련을 받고

플로리다에서 1개월 더 훈련을 한 다음에 본국인 노르웨이로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지금은 모뉴먼트 벨리에서 오는 길이라구요.





캘리포니아에서 온 커플.

라니는 병원 응급실의 간호사이고

조앤 역시 간호사랍니다.





라니가 다니엘보고 몇 살이냐고 묻고

다니엘이 24살이라고 대답하자 자기는 31살이라고 하더군요.

보통 사회에서는 만나면 나이를 물어보지 않는데

이렇게 오지에서 만나게되면 같은 동지애를 느끼는지 나이를 물어보곤 하더라구요.






 그 옆에서 가만히 있던 제가

다니엘 나이에 40을 더하면 내 나이인데..... 했더니

모두들 깜짝 놀라더군요.

특히 다니엘은 내 얼굴을 쳐다보고 또 쳐다보면서 환하게 웃고

조앤은 내 팔장을 끼면서 'That is my dream~~' 하구요.







다니엘이 드론을 작동하고 있는 동안

우리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즐겼습니다.




멋진 폼의 조앤.





절벽끝에 서서 에고 ~ 나 떨어질것 같아 하면서 엉거주춤 서있는 모습을

조앤이 담아준 사진.







나는 아래로 굴러 떨어질까봐서 오금이 저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자리에서

다니엘은 드론을 조종하면서 아주 편안한 자세입니다.






다니엘의 드론이 날아가고....






저 멀리 서 있는 다니엘의 차.







이제는 조앤이 메고 온 가방에서 드론을 꺼내더니 띄우네요.

요즘 드론이 대세인가봐요.


20 세기초에 군사용으로 탄생한 드론(drone)은

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라고 하는데

드론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이렇게 오지에서 촬영용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하네요.






그럼 저렇게 날라다니면서

우리가 직접 갈 수 없는 주변의 모든 곳들을 다 찍을 수 있다는데

저는 말로만 듣던 드론의 실물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 뒤에 보이는 장소가

우리들이 갈려던 암스트롬 포인트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녁 햇살에 붉게 물들어가는 암벽의 고운 색을 볼 수 있고

또 이곳에서 널널하게 저녁 시간을 잘 지내고 있어서 그런대로 참 좋았습니다.








오후 6시 26분.

어둠이 깃들기전에 자리를 떠납니다.





뒤따라가던 제가,

뒤돌아서...사진 좀 찍게...하였더니

뒤 돌아서서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세워둔 차까지 걸어오니

또다른 세 대의 차가 막 우리 곁으로 오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까 이곳으로 올 때 갈림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때 왼쪽으로 갔더라면 제대로 암스트롬 포인트로 갔을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른쪽으로 난 길로 왔거든요.

이 사람들도 우리처럼 잘못 찾아온 것이지요.


세 대의 차는 모두 같은 일행인지

다니엘의 설명을 듣고 부랴부랴 되돌아 갔습니다.






제 차가 서 있던 first overlook에서 바라본

파드리 베이(Padre Bay)에 어둠이 깃들려고 합니다.


다니엘은 우리를 내려주고 아까 놓쳤던 왼쪽길로 가보겠다고 떠나고,

라니와 조앤은 이곳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Page에 있는 앤텔롭 캐년으로 간다고 하길래

내가 묵고 있는 Wahweap Campground에서 그곳까지는 20 여분밖에 걸리지 않을텐데

괜찮으면 Wahweap Campground로 와서 자라고 했더니 아주 좋아하더군요. 

캠핑 사이트를 알려주고 나는 먼저 길을 떠났습니다.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곳으로 찾아갔지만,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선선히 우리를 태워주고 왔던 다니엘에게도 고마웠구요.

여행이 뭐, 별거 있겠습니까?

여행 자체가 하나의 여정일진데,

 처음 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함께 찾아갔던 곳이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엮어지는 소중한 시간도 있었구요.


오지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의 몇 시간.

어쩌면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해가 지는 낯선 비포장도로를 달립니다.

 어둠이 점점 깊어가는 길 위를

오직 운전에만 정신을 쏟으면서 열심히 달립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감사하다고.










2017년 6월 24일(토)

ㅤLake Powell의 Padre Bay를 내려다보며

느티나무







Lake Powell, Alstrom Point, Padre Bay, drone,
이 블로그의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