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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대 운동권 출신의 공산주의자였다”
12/27/201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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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대 운동권 출신의 공산주의자였다”


-학자로, 시민으로 역사책 국정화에 내가 찬성하는 이유-

“요즘의 검인정 국사책은 1980년대 운동권 시절

내가 탐독했던 의식화 교재의 수준을 뺨친다.

유관순 열사가 빠지고, 6.25를 잘못 기술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틀 자체가 마르크스주의 역사관이며, 공산사회 건설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 왜곡된 역사교과서의 핵심을 찌르는 장신대 김철홍(54) 교수의 글이 요즘 화제입니다.

본래 그가 학내 토론을 위해 그 대학교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인데,

이 글이 밖으로 알려지면서 (“명문 중의 명문” 삭제),

“진솔하며 설득력이 큰 글”이란 입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김 교수 자신이 서울대 사회학과 81학번이고, 운동권 출신입니다.

책임있는 지식인으로 변신한 지 오래인 그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지식인들은 멸종했으며, 이미 이념가로 전락했다.

국사학의 자율성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당당히 지적합니다.


그리고 고백합니다.

“신앙인으로서 학자로서 국민으로서 나는 국정화를 지지한다. 우리 자녀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이런‘긴급한 조치’는 불가피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이 없었더라면 비겁한 내가

이런 글을 쓸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김 교수는 현행 자습서 등을 구입한 뒤

정밀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그의 호소는

“현행 교과서에 문제가 있지만, 정부에 의한 국정화만은 안 된다”는

일부의 섣부른 고정관념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습니다.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제작을 목표로 발족한

‘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연대’는 김 교수의 허락을 구한 뒤 글을 싣기로 했습니다.

이 글을 더 많은 학부모와 당국자들이 함께 읽어 교과서 문제에 대한 진실이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합니다.

지면 관계상 분량은 조금 줄였으며, 일부는 대중적 표현으로 바꿨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10월 23일 장로회신학대학교 홈페이지(www.puts.ac.kr) 일반게시판에

역사신학교수 공동의 이름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이 성명서에서 자신들을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정체성의 근간으로 삼는” 역사신학교수라고 소개하면서

정부가 역사를 독점하거나 미화하거나 왜곡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다.

성명서를 읽은 후 국정화에 찬성하고 있던 나는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되었다.

이 성명서에 의하면 나는

“역사를 독점하고,” “미화하고,” “왜곡하는” 시도에 동조하는 공범(共犯)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나는 역사발전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태도를 갖고 있고,

사고의 다양성을 통제하는 일종의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또 나는 신앙도 없고 양심의 자유도 없는 교수에 불과한 셈이다.


저들은 국정화 찬성론자들의 일방적인 진리주장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감히 지적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그 위험한 일방적인 진리주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깨닫지 못한다.

국사학계 자율에 기대하는 건 완전 불가능 특이한 점은

역사신학교수답지 않게 저들의 성명서에는 역사교과서 문제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진행되었고 현재 무엇이 문제인가에 관한 분석과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이 없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신앙인으로서, 학자로서, 국민으로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본교 역사신학교수들의 언어를 빌려서 말한다면,

현재 사용 중인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의 한국 근현대사 부분이

대한민국의 역사발전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태도를 가진 저자들의 견해가

강력하게 반영되어 있고, 전체주의적 사고의 획일화를 초래할 전근대적인 내용이란 판단 때문이다.

또 지금 교과서는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 깨어져 있고, 어린 학생들의 사고의 다양성을

통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국민통합과 창조성을 실현하는 일에 역행하는 시민들을

이미 양산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양산할 것이다.


그보다 더 절실한 이유는 나는 한국 학계의 문제해결 능력 및

자정능력을 불신하는 입장이기 때문이고, 역사가의 전문성과 자율성에 맡기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임을 이미 현재의 검인정 교과서들을 통해 똑똑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사용 중인 검인정 교과서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뉴스나 인터넷 기사들을

최근에 보고 사실 교과서 내용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었다.

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누락되고 없다든지,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있다든지, 이런 지적들이었다.

나는 정말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내가 직접 확인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며칠 전 중고등학교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를 구입하기 위해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아쉽게도 검인정 교과서는 모두 출판사에서 다 회수해 가고 없었다.

내가 구할 수 있는 것은 미래엔 출판사에서 간행한

"고등학교 한국사 자습서"  (대표저자 한철호)와 비상 출판사에서 발행한

『한국사: 완벽한 자율학습을 위한 완벽한 자율학습서』(저자: 이건홍 외 4인 공저)였다

(물론 다른 것들도 있었지만 비싸서 모두 다 구입할 수 없었다).


이 책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교과서의 내용을 잘 요약, 분석하고 있고,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추가되어 있어 어떤 면에서는 교과서보다

저자의 의도를 더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중 책이 많이 사용된다는 미래엔 출판사의 『고등학교 한국사 자습서』 중

근현대사 부분인 186-311쪽의 내용을 그 밤 새벽까지 직접 읽었다.

다 읽고 난 뒤의 소감은 한 마디로 말해 ‘놀라움’이었다.

“나는 서울대 운동권 출신의 공산주의자였다” 나는 1981년 서울대 사회학과에 진학하였다.

3학년 때인 83년 8월에 일종의 강제징집제도인 지도휴학을 받고 군대에 갔고,

85년 제대하고 다시 복학하여 88년에 졸업했다. 사실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깊이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학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당시 운동권 학생들이 읽던 각종 이념서적들을 읽었다.


마르크스, 레닌, 모택동의 저작들은 물론 러시아, 중국, 베트남, 쿠바혁명사, 마르크스-레닌주의

유물론 철학, 경제사(經濟史), 경제이론인 정치경제학, 종속이론, 사회주의 사상사, 사회주의 예술론,

한국근현대사, 식민지반봉건사회론, 조선 공산주의 운동사, 사회구성체론 논쟁 등

오늘날(오늘 날 x, 오늘날 o)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무식한(?) 좌파들이 읽지 않는

다양한 좌파 이론들을 공부한 적이 있다. 제대한 뒤에

나는 더욱 더 이념서적에 심취했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나에게 성경보다 더 중요한 책이었다.

수 백 페이지에 걸쳐 작은 글씨로 프린트 된 영어로 번역된 자본론을

두 번 통독하면서 나는 영어를 깨우쳤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공산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학교를 휴학하고 나는 공산주의 이념을 위해

내가 갈 수 있는 길의 끝까지 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길에서 다시 돌아왔고

신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신학교 시절에도 나는 이념의 문제와

신앙의 문제를 안고 많은 고민을 했다. 결정적으로 내가 좌파 이념을 버리게 된 것은

미국에 유학 가서 바울 신학을 공부하게 되면서다.


바울의 복음은 나를 완전히 사상적으로 전향하게 했고, 복음의 세계관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 한국사 자습서에는 놀랍게도 내가 대학교 때 의식화학습에서 공부했던 내용 중

한국근현대사와 조선공산주의 운동사에서 학습했던 내용들이 그대로 요약되어 있었다.

81-83년도에 내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좌파서적에서 읽고 학습했던 내용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잘 정리되어 있는 내용들이 그 동안 일반 고등학교 한국사 시간에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가르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끔찍하고 참담했다.

운동권이 젊은 학생들을 의식화된(학생들을 띄고 의식화된) (좌파) 지성인으로 만들던 과정이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에 의해 전면 실시되어왔던 것이다.

의식화 교재 뺨치는 맑시즘 시각의 요즘 국사책들 내가, 그리고 지금 중년의 학부모 세대들이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통해 12년 동안 교육받으면서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개념과

용어들이 현행 검정교과서에는 수두룩하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 자본가, 지주, 대지주, 독점자본, 도시빈민, 노동력 수탈, 수탈에 의한 계층분해,

민족운동의 주체로서 학생, 농민, 노동자, 사회주의, 노동쟁의, 농민조합, 혁명적 농민 등이

무시로 등장한다. 뿐인가. 계급해방을 내세우는 혁명운동, 토지혁명, 봉건잔재의 파괴,

부르주아 민족주의 혁명, 반제항일투쟁, 신간회의 해소(解消), 사회주의 진영의 합법적 공간 상실,

기회주의, 중세봉건사회 부재론, 사회경제사학(史學)도 마구 튀어나온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회주의 이론 학습에서 사용되던 용어들이 186-273쪽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유물사관, 식민사관(植民史觀)의 정체성론, 유심론, 유물론, 계급갈등, 반제국주의 투쟁,

소작투쟁, 쟁의, 계급적 교육, 지주에 대한 투쟁, 계급투쟁, 토지집중, 예속 자본가, 프로 문학,

보천보 전투, 반혁명 세력, 토지국유화, 주요산업의 국유화, 사회주의적 개혁,

통일전선, 노농 대중의 해방, 무장봉기, 무상 의무 교육, 무상몰수 무상분배 등도 그 일부다.

내가 이런 개념들을 대학시절 의식화 교육에서 사용되는 책들을 통해 배웠다면,

오늘날(오늘 날 x, 오늘날 o)에는 모든 학생들이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이것들을 배우고 있다.

현행 검정 교과서가 갖고 있는 진정한 문제는 어떤 특정 부분의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어떤 특정 부분의 정보가 누락된 것도 아니다. 그 책들이 문제가 되는 진정한 이유는

그 책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기본적으로 마르크스주의의 역사관이기 때문이다.


내가 위에서 열거한 수많은 단어들, 즉 미래엔 출판사의

『고등학교 한국사 자습서』 중 근현대사 부분인 186-311쪽의 내용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중립적인 용어들이 아니다. 그 단어들은 이념적 내용으로 가득 찬 용어(ideologically loaded terms)다.

그 단어들은 유물사관의 용어들이고,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는 마르크스주의 유물사관을 학생들에게

교육시키는 자료다. 마르크스주의 유물사관은 인류의 역사가 자본주의를 거쳐

사회주의로 이행하고, 궁극적으로 공산사회에 도달할 것이며,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 과정은 사회의 토대(basis)인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사회변화이기 때문에

인간의 노력으로 이것을 막을 수도 없으면서, 동시에 공산사회 건설을 이상으로 갖고 있는

사회주의 혁명가들의 의식적이고 적극적이고 희생적인 투쟁에 의해 완성된다.

이론 뒤에는 반드시 행동가들(activists)이 있으며

이들 중에는 이미 남조선 인민해방혁명을 위해 오래 전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이 있다.


현행 검정교과서는 고스란히 폐기처분돼야 현재의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는

바로 이런 공산주의 역사이론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한다.

그러므로 유관순 열사가 그 책에서 빠진 것이 문제가 아니다.

교과서 전체의 틀, 구조(structure)가 문제다. 그 구조가 전달하고 있는

특정한 정치적 이념이 바로 공산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주의 사상이다.

이 교과서는 사회주의 사상 그 자체를 민중사학(民衆史學)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러므로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그 책에 추가할 것을 요구하여,

비록 그것이 포함된다 해도 여전히 현행 검정교과서의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는 폐기되어야 할 책이지

수정 혹은 개정되어야 할 책이 아니다. 개정은 해결책이 아니고,

폐기하고 새로 쓰는 것만이 현실적으로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국정화에 찬성한다. 현재의 검인정 체제를 일단 그대로 유지하고

검인정 체제 안에서 이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매우 낙관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 본교 역사신학교수들이

국정화를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그 짧은 성명서에서 모두 다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들이 현재의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 중 어떤 사람은 현재의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 정도라면

현재의 검인정 제도 안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왜냐하면 지금 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은 역사전쟁이고

이 전쟁에서 이 교과서를 만들고 앞으로 계속 사용할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지(高地)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전쟁을 하지 않고도

현재의 검인정 제도 안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착각이다.

그들은 애써 점령한 고지를 쉽게 내어주는 바보들이 아니며, 그들은

노련한 싸움꾼들이기 때문이다. 본교 역사신학교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고쳐달라고 호소하는 것 정도다. 그러나 역사신학교수들이 아무리 눈물로 개정을 호소하고,

그래서 그들이 관용을 베풀어 이곳, 저곳을 부분적으로 고쳐준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개정을 거친 그 책은 여전히 유물론적 역사관, 계급투쟁론, 제국주의와의 투쟁과 해방을

강력하게 가르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근현대사 역사해석의 문제는 전쟁이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정치제도로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였고,

경제제도로 자유 시장경제를 선택하였다.


북한은 정치제도로 인민민주주의, 즉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경제제도는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고

국가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책임지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제도를 선택했다. 사실 조선왕조가 망한 뒤

우리의 선조들은 미래에 세워질 독립국가에서 어떤 정치제도와 경제제도를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를 놓고 독립운동을 하던 당시부터 논쟁하였다. 이 두 상반된 입장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를 놓고 1945년 해방을 맞이하기 오래전부터,

좌-우 양편, 즉 사회주의 진영과 민족주의 진영으로 나누어져 싸워왔다.

그 논쟁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양쪽이 서로 죽이고 죽는 무력충돌로 이어져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1921년 6월에 중국에서 일어난 자유시 참변이다.

무장 투쟁을 하던 독립군들이 함께 모여 통합하려던 와중에 좌-우파 독립군들끼리

서로 총을 들고 싸운 사건이다. 국사학계 점령한 좌파 이념세력의 실체 그 이념적 전쟁이

전국적 규모로 확대되어 터진 것이 바로 6.25 전쟁이다. 이 전쟁은 단순히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을 대신해서 우리민족이 싸운 것이 아니다.


6.25는 우리 민족 안에서 벌어진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 간의 전쟁이다.

그리고 지금 그 전쟁은 대한민국 안에서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롭지만 우리 사회 내부에서는 지금 좌우 이념 대립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중 상당수가 관련된 민족문제연구소라는 단체에서

만들어 유포한 ‘백년전쟁’이라는 다큐는 물론 그 내용이 상당히 문제가 많지만,

그 제목은 매우 정직하고 정확하다. 그렇다. 이것은 전쟁이다! 백년간에 걸친, 아직 끝나지 않은

미완(未完)의 전쟁이다. 그들은 한국 근현대사를 전쟁터로 인식하고,

지금까지 충실하게 전쟁을 수행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본교 역사신학교수들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는 이것을 전쟁으로 인식하기는커녕,

“한국 학계의 문제해결 능력 및 자정능력을 불신”하지 말고 학자들에게 맡겨놓자는 속 편한 소리다.


그러나 그 “한국 학계”가 이미 이런 민중사학을 주장하는 역사학자들이 다수가 되어

이미 역사학계는 이들에게 평정되었다. 왜냐하면 한국 근현대사 해석의 문제를 놓고

지금 일개 신학교 바울 신학 전공교수인 내가 이 문제를 지적해야 할 정도로

현 역사학계에서 아무도 이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민중사학에

반대하면서도 용기를 내어 이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역사학자로서 책임을

방기(放棄)한 것이고, 그것은 비겁한 것이다. 나는 그들의 침묵을 민중사학에 대한

동의(同意)로 간주한다. 다양한 교과서가 있어서 서로 견제하고 균형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나도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검인정 교과서들의 문제를 인식하고 보다

더 균형 잡힌 교과서를 만들어 보급하기 위해 지난해에 교학사에서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어

출판했을 때 전국의 초중고 학교 중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일부 학교들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전교조와 언론 각종 시민단체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나는 똑똑히 보았다. 전교조에서는 심지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을

위험 학교로 분류하여 홍보하겠다고 위협했다. 나는 당시 좌파 지식인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나서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사고의 다양성을

통제하면 안 된다. 건전한 견제와 균형을 위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를 내버려 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나는 그 ‘단 한명의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 이유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들은 멸종했기 때문이다.

좌파 지식인들은 이념에 다 함몰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지식인이 아니라, 이념가다.

‘다양성 타령’하는 지식인을 경계하라 나는 지금도 “사고의 다양성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성화를 통한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본교 역사신학교수들이

왜 그 때에는 하나같이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제야 소리를 높여

‘국정화반대’를 외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그들은 좌파지식인이기 때문에

그 때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아예 관심조차 없었던 것인가?

그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공격을 당할 때에는 침묵하다가 이제 와서

뒷북을 치는가? 결국 전국 2318개 학교 중 단 한 곳의 학교도 교학사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게 되는

비정상적인 결과가 나왔을 때에 나는 좌파 역사학도들의 폐쇄적이고 교조적인 얼굴을 다시 보았다.

그것은 1986년에 내가 본 얼굴, 주체사상을 주장하면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장악해 나가던

주사파의 얼굴과 다르지 않았다.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부끄럽지 않다.

자랑스럽다. 나는 북조선 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시민이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의 시민으로 태어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하나님의 나라도 아니고, 자유 시장경제 제도가

완벽한 경제 제도도 아니지만 북한의 전체주의보다 훨씬 낫고,

사회주의 경제제도보다 더 낫기 때문이다. 나는 이 제도에 만족한다.

나도 현재의 제도에 약간의 문제가 있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이 체제 자체를 부정하고, 다른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현재의 체제를 부정하고 다른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런 시도를 한다면

나는 그들과 싸워 막을 것이다. 6.25 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친

나의 선배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켰듯이 나도 지킬 것이다.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는 현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인민민주주의체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다. 그 책들을 읽고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회주의 이론을 잘 모르는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나는 그런 책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의 주역들이

한국사를 배우는 것에 반대한다. “신앙인으로서,” “학자로서,” “국민으로서,” 반대한다.

건전한 자유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우리 자녀들이 자라기 위해 지금은

‘긴급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긴급한 제안이 없었더라면

나같이 비겁한 사람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교과서 문제는 긴급한 문제다. 이 문제 많은 검인정 교과서를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장신대 신약학과 부교수 김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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