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을 선택하면 실수가 없다.
10/03/20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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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80년대의 기억이다. 충무로에서 일하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길을 걷던 중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던 한 노점을 지나게 되었다. ‘저곳은 도대체 무엇을 파는 곳이길래 사람들이 저리 모여 드는 것일까?’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겹겹으로 늘어 선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다가가니 빈티지 비즈로 장식된 형형색색의 짚시풍 치마들이 진열대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독특하고 화려한 보사노풍 스타일의 스커트들은 지나는 이들의 이목을 끓기에 충분해 보였다. 사람들은 서로 앞을 다투어 경쟁적으로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나도 깊은 생각없이 여러 벌을 골라 곧 돈을 치렀다. 곧 물건들이 다 동나 버릴듯한 기세였기 때문에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그 후 친구와 함께 그곳을 다시 지나가게 되었는데, 친구는 갑자기 그 곳을 가리키며 저기 몰려 있는 사람들 중에는 물건 사는 사람인양 행세하는 바람잡이들이 더 많은 것 아니?” 하며 웃었다. 그러고 보니 전에 내 옆에서 뭐라 한마디씩 거들던 사람들이 아직도 그 곳에 그대로 있었다. “가격이 너무 싸네.” “청바지는 가고 짚시 치마가 온대요.” “이런 것은 어디서 만나기도 어려우니 여러 벌을 사야겠어요.”라는 말들을 중얼거리며 열심히 물건을 고르던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그 후 나는 그때 구입한 옷들을 단 한번도 입어 본적이 없다. 얼룩덜룩 현란한 색상의 옷들은 단순하고 무난함을 추구하는 미국식 거리복장하고는 잘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잘못하면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보이기 십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십 수년 전에 웨스트 버지니아에 구입해 둔 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 이 분은 미국인 토지 개발 회사와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가 호텔에서 합동으로 주최한 부동산 투자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수풀이 우거진 한 조각의 땅을 샀다고 한다. 카운티 마스터 플랜에는 커머셜 부지로 변경될 땅으로 계획되어 있다고 하니 두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땅은 전보다 더 수풀이 우거진 채 지금까지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쓸모 없는 땅에 기약 없는 돈을 묻어 둔 셈이다.


부동산 활황기에 친구 따라 우루루 타 주로 몰려가 새 콘도 하나씩 구입해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동네 주택가에 비해 턱없이 싸고 주택 연수도 짧으니 첫 만남에 덜컥 안아 버리는 것이다.


황금의 땅, 기회의 땅 라스베가스에 투자하세요.” 라는 광고가 범람하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도 황량한 사막 한 모퉁이의 땅 문서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지금도 가끔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는 한국 부동산 투자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왜 그들은 비싼 경비를 들여 가며 미국에 사는 동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자. 한국에게 잘 팔려나가는 프로젝트라면 굳이 여기 사는 우리에게 까지 그 차례가 올 리 없지 않겠는가?


벤드웨건(다수의 뜻에 편승함)효과를 이용하기 위해서 군중을 상대로 하는 부동산 투자 세미나는 피해야 한다. 그들은 항상 먼 곳에 있는 부동산을 타깃으로 한다.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하고자 할 때는 잘 알지 못하는 지역이나 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지역, 언제든지 바로 달려 갈 수 있는 곳을 타깃으로 하라. 그것이 투자용 부동산을 실수 없이 구입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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