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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자의 눈] 페북을 끊으니 사람이 보였다
10/09/2013 10:47
조회  2057   |  추천   2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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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페이스북(페북) 사용자다.

아침에 눈을 떠 스마트폰으로 페북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출근길에 있었던 일이나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페북에 올리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뉴스나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을 것 같은 글이 있으며 공유하기를 했다.

또 하루에 한 두개씩 사진도 함께 곁들여 올리고 페이스북 친구(페친)들의 반응을 보며 혼자 흐뭇한 미소를 짓곤 했다.

페친들이 올리는 포스팅도 쉴새 없이 '좋아요(라이크)'를 눌렀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엿보는 것도 재밌는 페북 활동 중 하나다. 정말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아닌 이상 직업이 기자인지라 인맥관리 차원에서 다른 페친들의 포스팅에 라이크를 거의 반사적으로 눌렀다.

밤에도 스마트폰을 곁에 두고 잠자리에 눕지 않으면 불안함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내 글과 사진에 라이크가 적으면 왜 그럴까, 다음엔 다른 방법으로 올려봐야지 등의 고민도 했다.

누군가를 만나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스마트폰으로 페북을 확인하며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마주 앉은 사람에게는 크나큰 결례였지만 '중독'에 걸려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좀 더 나은 '가상의 나(페북 속 인물)'가 되기 위해 '현실의 나'가 너무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인의 "페이스북좀 끊어봐요"라는 한마디.

'SNS(페이스북같은 소셜네트워크의 총칭)는 인생의 낭비'라는 전 맨유 감독 알렉스 퍼거슨의 말과 '페북은 남에게 보여주고 들여다 보는 노출증과 관음증이 난무하는 공간'이라는 누군가의 말도 떠올랐다.

페북을 하지 않으면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끊게 되면 나 스스로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결심이 서자 '당분간 페이스북 이용을 중단한다'는 글을 페북에 남겼다.

그렇게 페북 이용을 중단한 지 이제 보름이 지났다.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조금 성급한 감이 있지만 예전과 비교하자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페북은 현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철학도 생겼다.

페북에 빠져 있는 동안 내 삶의 우선순위는 '가상의 세계'였다. 그러나 내 삶의 우선순위는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사람'과 '현실'이어야 한다.

앞으로 다시 페북 사용을 시작하려고 한다. 페북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지인들과 소통하는 좋은 도구다. 하지만 예전처럼 노출증과 관음증이 나를 '중독'에 걸리도록 내버려 두진 않을 것이다.

혹시 독자들 중에서도 페북 등 SNS 중독이 아닐까 고민되는 사람들은 일정 기간 중단하는 것도 자신을 되돌아 보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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