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tree
좋은나무(goodtree)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9.04.2008

전체     108948
오늘방문     9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116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font color=red><b>데스밸리(Death Valley)에 없는 것
05/16/2011 21:38
조회  1361   |  추천   2   |  스크랩   0
IP 98.xx.xx.42

 

 

데스밸리(Death Valley)에 없는 것

 

내가 나를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거리는 얼마인가
살면서 매일 또 같은 시간의 흐름 속을 떠나 아주 멀리 왔다.
해뜨는 시각부터 그 다음 날 새벽이 올 때까지
온통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몸짓들로 달궈진 사막 언덕에서
막상 죽은 것들을 만나보기란 쉽지가 않다.

따가운 모랫 바람이 온몸을 휩싸며 한 발자국씩 밀어댄다.
그래 가자... 가야지
눈과 입 속에 모래알들이 서걱거리면서
데스밸리에서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를 떠올린다. 

 

 

모래가 키우는 생명 아래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의 뿌리들이 산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石苔(돌이끼)는 내 이전에도 이끼였을까
무엇 하나 데스밸리에서는
물 한 방울 없어도 목이 탄다고 죽어 있는 것을 못 보겠다.
햇볕 뿐이어도 더웁다고 죽어가는 것들도 못 보겠다.
데스밸리에서는 살아있는 것들로 넘친다.
모래도 살아 있고 발자국도 살아 있고 그림자 마저 살아 있다.

 
비워지지 않아서 고달픈 것, 한바탕 모랫 바람이 불고 지나고 나면
남겨 놓아야 할 방금 전의 발자국도 사라지고 없다.
데스밸리에서는 바람끼리 저마다 한번 뿐인 생(生)을 노래하고,
모래끼리 저마다 그리움 가득 아픈 사연을 쌓아간다.
누가 데스밸리에서 죽음을 이야기 하는가
Death Valley에는 Death가 없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언젠가 사라져 갈 것들
붙잡을 수 있는 손이 있다고 한껏 내밀어 보지만
해 아래에서 나는 무슨 이름으로 살았을까 
아무리 갈증이 일어도 한웅큼 퍼서 마실 수 없는 모래를 움켜쥐고
삶에 지친 나그네 길에서 스스로 물음표를 던진다.
여기냐 저기냐...지금 버리고 와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버리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비로서 깨달을 수 있다면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아도 삶이란 여전히 아름답고 눈부신 것을...
데스밸리에서는 행복도 불행도 모랫 바람과 함께 불고
꿈도 사랑도 모래 언덕 너머에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길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먼저 다녀가고 그 뒤를 따라가면 길이 된다.
길 위에서 길을 묻고, 가다가 힘이 들면 거기서 쉬어 가리라.
그러면 또 다시 가야 할 길이 보이리라.
모래 언덕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결국은 모래알 하나 남는다.
더 오래 들여다보면 그 모래알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직 채 말하여지지 않은 그 속에,
그리고 늘 뒤에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진들/시/손종렬
 
 
 

                       

                        Desert of Sadness/DJ Dado

dv,dunes
"DEATH VALL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블로그의 인기글

<font color=red><b>데스밸리(Death Valley)에 없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