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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수하물 처리 뚝딱···인천공항 지하 130㎞ 고속도로의 정체
11/02/201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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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수하물 처리 위한 컨베이어벨트 130㎞
국제규격 축구장 53개 넓이의 BHS 시스템 구축

수하물 분류,탑재 오류 10만개당 0.9개 불과
유럽지역 21개, 미국 8개 비해 정확성 월등

속도도 빨라...초속 7m로 수하물 고속 배달
세계공항서비스 평가 12년 연속 1위에도 한 몫

첨단 로봇 투입, 속도 향상 등 주요 공항들 경쟁
BHS 전쟁에서 우위 점하기…인천공항의 숙제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에는 일반 항공기는 물론 현존하는 최대 여객기인 A380도 너끈히 뜨고 내립니다. 4㎞ 길이의 대형 활주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활주로는 전 세계 공항 가운데 20여 곳 정도만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인천공항 지하에 활주로 길이는 비교도 안 되는 무려 130㎞짜리 고속도로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서울~대전 직선거리(117㎞)보다도 길이가 깁니다.

물론 자동차 도로는 아닙니다. 여행객들이 부치는 짐(수하물)을 이동시키고 분류하기 위한 전용 컨베이어벨트 등의 장치인데요. 공항 관련 용어로 BHS(Baggage Handling System·수하물처리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인천공항 제1 여객터미널에 88㎞가 깔려있고, 내년 1월 개항 예정인 제2 여객터미널에 42㎞가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BHS 관련 시설은 층수로는 5층 규모에 연면적은 37만 5610㎡에 달합니다. 국제규격 축구장으로 치면 무려 53개를 합친 크기라고 하네요.

이런 엄청난 규모만큼이나 처리 가능 용량도 상당한데요. 1 터미널은 출발의 경우 시간당 1만 2240개의 수하물 처리가 가능하고, 도착은 이보다 많은 2만 8000개가량을 수용한다고 합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2 터미널은 처리 용량이 출발은 시간당 5440개, 도착은 1만 2240개입니다.

처리용량 못지않게 소요 시간도 중요한데요. 1 터미널은 출발은 26분, 도착 18분, 환승은 19분이면 해당 항공기나 캐러셀(수하물수취대)에 짐이 도달한다고 합니다. 2 터미널은 출발 19분, 도착 5분, 환승 19분으로 좀 더 빠릅니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BHS 속도가 관건인데 인천공항의 BHS는 초속 7m에 달합니다.

유럽 등 다른 나라 공항에서 환승하는 경우 목적지에 짐이 도착하지 않은 사고가 종종 생기는데요. 이는 BHS 처리 속도가 항공기 출발 시각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인 탓이 적지 않습니다. 짐을 미처 다 싣지도 못했는데 비행기가 이륙하는 겁니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선 이런 사례가 무척 적습니다.

내친김에 정확도 문제도 따져보겠습니다. 빨리 처리는 하는데 엉뚱한 비행기에 짐이 실린다면 그것보다 큰 낭패도 없겠죠. 수하물이 예정된 비행기에 제때 실리지 못하는 비율, 즉 '수하물 미탑재율'을 살펴보면 인천공항은 수하물 10만개당 0.9개에 불과합니다.

반면 유럽은 무려 21개나 되고 미국도 8개가량 됩니다. 인천공항의 수하물 분류 정확도와 속도 모두 그만큼 세계적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정확한 운영을 24시간 계속하기 위해 BHS 점검용 CCTV만 500~600개는 설치됐다고 합니다.

BHS 고려해 공항 확장 계획도 바꿔

인천공항 2 터미널이 당초 계획과 달리 활주로 북측 끝에 자리를 잡은 데에도 BHS의 영향이 컸습니다. 당초 인천공항 건설 계획을 세울 당시에는 현재의 1 터미널과 교통센터 바로 뒤에 2 터미널을 짓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 터미널 앞에는 탑승동을 4개까지 세울 방침이었죠.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계획이 바뀝니다. 2 터미널을 아예 1 터미널1 터미널에서 한참 떨어진 반대편에 짓기로 한 겁니다겁니다. 여기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BHS가 큰 고려 사항이었다고 합니다.

홍해철 인천공항 수하물 운영처장은 “당초 계획대로 터미널을 지을 경우 BHS가 모두 통합 연결되는 데 자칫 문제가 생길 경우 공항운영이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이 때문에 2 터미널을 따로 떼어서 별도 시스템으로 구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하면 설령 1, 2 터미널 중 한 곳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한쪽의 터미널에서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사실 칭찬을 많이 하긴 했지만, BHS 얘기를 꺼내면 인천공항도 아픔이 없지 않습니다. 개항이 임박했던 2001년 초 시험 가동 중에 BHS가 계속 오작동을 한 겁니다. 공항에서 BHS가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혼란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이 때문에 개항연기론까지 심각하게 대두됐었는데요. 다행히 예정대로 개항했고, 현재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인천공항이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데에는 BHS의 공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BHS는 지금도 진화 중입니다. 과거 항공편이 많지 않고 공항 규모도 작던 시절에는 수하물 분류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짐을 받아서 모아두었다가 해당 항공편에 실으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규모가 커지면서 BHS의 중요성도 점차 부각됐죠.

지금은 전 세계 주요 공항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자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BHS에 첨단로봇을 투입하고,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등 투자와 개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이 이런 치열한 ‘BHS 전쟁’에서 어떻게 계속 우위를 점하느냐가 세계적 수준의 공항으로 살아남기 위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강갑생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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