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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두통 달고 산다면 뇌종양 의심을”
03/29/202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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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뇌종양 명의'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

뇌에도 암이 생긴다. 하지만 ‘암(癌)’이라 부르지 않고, ‘악성뇌종양’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암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크기가 아니라 ‘성질’에 따라 질병 양상이 결정된다. 주먹만 한 양성종양보다 손톱만 한 악성종양이 무섭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상도 종양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스스로 발견하기도 어렵다. 잘 알려지지 않고 연환자수가 2500명일 정도로 희귀한 질환. 뇌종양에 관해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기택 교수
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뇌종양은 왜 암이라고 부르지 않나요?

A.뇌종양은 뇌암이라는 말을 안 씁니다. 보통 암을 나눌 때는 1~4기로 나누지만 뇌종양은 다른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다른 암들과 구분되는 ‘특성’ 때문인데요. 첫 번째 이유로, 뇌에 생긴 종양은 전이가 잘 안 됩니다. 전이가 잘 안 되는 건 뇌가 다른 기관들과 혈관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뇌의 혈관에는 ‘뇌혈관장벽’이라는 촘촘한 경계선이 있는데, 뇌 안에서 종양이 발생하더라도 혈관을 타고 다른 기관으로 전이가 잘 안 됩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종양을 분류할 때 암처럼 1~4기로 분류하지 않고, ‘등급’으로 나눕니다. 1~2등급은 양성뇌종양이며, 3~4등급을 악성뇌종양이라 부릅니다. 악성뇌종양은 치료가 힘들고, 뇌를 파고들며, 치료가 잘 됐더라도 재발이 잘 됩니다. 실제로 뇌종양 크기가 주먹만 한 2등급 종양보다, 손톱 크기의 4등급 종양이 예후가 더 나쁩니다. 뇌종양은 조직학적인 특성이 중요하므로, 조직검사를 통해 1~4등급인지 분류해야 치료방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Q.뇌종양 등급별로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궁금합니다.

A.1등급 양성 뇌종양이 뇌 밖에 생기면 뇌를 압박하면서 뇌기능을 손상시킵니다. 이 종양을 제거하면 눌려있던 뇌가 펴지면서, 3달 정도 지나고 기능이 다시 복원됩니다. 따라서 1등급 정도 종양은 암이 아니라 양성종양이라 부르는 거죠.

3~4등급은 뇌 안에서 생기는데요. 수술하려면 뇌 자체를 떼어내야 해 일부 뇌기능이 사라집니다. 3~4등급 뇌종양이 있으면 말이 어눌해지거나, 젓가락질을 잘 못하거나, 한쪽 팔만 힘이 빠지는 등 특이한 증상이 있는 게 특징입니다. 치료한다고 다 잘라버리면 팔다리를 못 사용해 일상이 불가능하므로 전부 제거하지 않고 적당히만 떼어낸다.

이기택 교수
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뇌종양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검사법이 궁금합니다.

A. 진단은 보통 MRI 촬영으로 합니다. MRI에도 종류가 다양한데요, 조영제를 넣고 보는 것과, 혈관을 보는 MRA도 있습니다. 피가 뇌로 얼마나 잘 가는지 검사하는 동안 대화를 하는 기능성 MRI가 있는 등 수술하려는 부위를 알기 위해 다양한 검사법을 활용합니다. 추가적으로 뇌혈관을 보기 위해서 뇌혈관조영술도 합니다. 뇌종양으로 인해 혈관 위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인데요. 뇌종양을 제거할 때 혈관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하기 때문이죠. 또 하나는 종양으로 가는 혈관을 찾는 색전술을 합니다. 일부 종양 중에서는 색전술을 시행하고 나면 수술하기가 훨씬 편해집니다.

Q.뇌종양의 발생 원인이 궁금합니다

A.유전적인 요소가 몇 가지 있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방사선 피폭하고도 연관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소아에게서도 많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소아암 중 백혈병 다음으로 악성뇌종양이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꾸준히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Q.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 증상은

A.뇌종양은 어느 부위에 생기느냐에 따라 증상이 달라집니다. ▲전두엽이면 성격 장애가 발생합니다. 치매가 걸린 것처럼 화도 잘 내고, 욕설을 하는 등 억제능력이 사라집니다. ▲후두엽에 생기면 시야장애 ▲측두엽에 생기면 간질, 발작, 기억력저하 ▲두정엽에 생기면, 길을 잘 못 찾고,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을 못하며 글씨도 잘 못씁니다.

이렇게 종류가 다양한 만큼 증상이 나타나도 뇌문제로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건 아침두통이 있습니다. 만일 아침에 두통을 달고 산다면 뇌종양을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양이 커지면 뇌압력이 올라가면 구토와 통증이 발생하는데요. 이때 통증은 자고 일어난 아침에 주로 나타납니다. 뇌종양이 있으면 내부압력이 증가해 자는 동안 숨을 잘 못 쉬면서 두통으로 깨는 것입니다.

이기택 교수
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오른쪽이냐 왼쪽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겠네요.

A.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우뇌와 좌뇌는 기능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언어영역은 주로 왼쪽 뇌에 있는데요. 왼쪽 언어영역에 종양이 생기면 말을 잘 못합니다. 반대로 오른쪽 뇌에 종양이 생기면 말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고려해 수술할 때 언어영역 손상이 예상된다면 일상생활을 고려해 부위를 전부 제거하지 않습니다.

Q.치료는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나요.

A.치료는 양성종양인 경우에는 최대한 수술적 치료를 합니다. 뇌 깊숙이 있다고 해서 못 하는 게 아니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술 중 합병증, 장애가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이죠. 쉽지 않지만, 수술 치료가 가장 먼저 이뤄집니다. 위, 장, 유방 등에 암이 생기면 전이됐을 부위 1~10cm까지 절제하지만 뇌는 각 부위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 크게 잘라낼 수가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방사선 수술인 ‘감마나이프’가 있습니다. 감마나이프는 감마레이라는 방사선을 가지고 칼처럼 수술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노발리스, 사이버나이프와 함께 대표적인 뇌 치료방법인데요. 뇌종양이 크거나, 우연히 발견됐거나, 치료를 해야 하는데 아무런 증상이 없는 등 해당 경우에 방사선수술을 진행합니다. 뇌종양만 목표로 설정해 방사선을 조사하기 때문에 주변 부위에는 방사선이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흘러갑니다. 방사선으로 종양을 태우면서, 더 커지지 않게 조절합니다. 방사선치료는 1~2등급 일부 종양에 적용할 수 있고, 3~4등급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Q.등급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지.

A.1등급과 2등급은 수술이 잘되면 계속해서 추적관찰을 합니다. 3등급은 수술 후 남은 종양에 방사선 치료를 합니다. 부작용으로는 흔히 알고 탈모, 백혈구와 적혈구가 감소해 쉽게 피로해지기도 합니다. 4등급 암은 항암치료를 적용합니다. 뇌종양은 뇌혈관장벽 때문에 항암제가 잘 안 듣는데요. 그래도 일부 뇌혈관장벽이 많이 망가진 ‘교모세포종(4등급 뇌종양 중 가장 악성)’에는 테모졸로마이드라는 항암제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합니다.

이기택 교수
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악성뇌종양, 약물로는 치료할 수 없나요

약물치료는 한정된 몇 개 종양에만 적용됩니다. 약으로 듣는 뇌종양은 호르몬을 조절하는 뇌하수체종양(양성뇌종양의 종류)이 있는데요. 뇌하수체는 유즙분비호르몬을 담당합니다. 젊은 여성이 생리주기가 불규칙해 검사해보면 속옷에 묻힐 정도로 젖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유즙분비호르몬이 상승한 것으로 고려돼 MRI검사를 해보면 종양으로 판정되기도 합니다.

Q. 치료 후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A.뇌종양은 부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고 수술 후 부작용도 쉽게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뇌종양 치료는 10~20년 사이에 상당히 발전한 의료영역입니다. 과거에는 뇌수술을 하면 예후가 나빴지만, 지금은 치료결과가 좋습니다. 환자들에게 뇌수술을 권유하면 걱정을 많이 하는데요. 주변에서 뇌수술을 받고 나면 안좋다는 과거의 이야기를 들어 그렇습니다. 현재는 치료방법도 다양해지고, 기술과 장비도 크게 개선된 만큼, 뇌수술결과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Q.뇌수술을 떠올리면 두려움을 가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A.뇌종양은 5년 생존율 대신 1년 생존율, 2년 생존율을 이야기합니다. 요즘에는 수술 후 5년을 넘겼다는 사람이 10%가 넘기기도 합니다. 수술도 잘 되고, 치료방법도 좋아져서, 적극적 치료를 권합니다. 다른 진료과처럼 신경외과도 뇌종양을 내시경으로 진행합니다. 최소침습수술을 적용하는 등 예전보다 장비와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의료진의 지식도 풍부해졌습니다. 희귀질환인 만큼 진단을 받으면 환자들은 무조건 서울병원으로 가려 합니다. 그곳에서 꾸준히 치료받으면 좋지만, 악성뇌종양은 수술로 끝나지 않고 방사선, 항암치료 등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므로 접근성이 좋은 병원으로 가는 게 좋습니다.

이기택 교수
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기택 교수는

경희대의대를 졸업하고 경희대병원에서 신경외과 수련을 마친 후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교수를 거쳐 현재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뇌종양, 뇌기저부질환, 방사선수술 등을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다. 뇌종양 중에서도 특히 수술적 접근이 매우 어려운 뇌기저부 종양에 관한 치료를 연구하는 대한두개저외과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뇌종양의 내시경수술을 연구하는 대한뇌내시경수술학회의 고문을 맡고 있다. 미국 Tampa의 Moffitt 암센타에서 악성뇌종양의 신생혈관억제에 대한 연구를 하였으며, 최근에는 악성뇌종양을 비롯한 각종 고형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제시되는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의 국내 임상시험의 주 임상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한신경외과학회의 학술지편집위원 및 고시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대한뇌종양학회, 대한신경종양학회, 대한방사선수술학회의 상임이사로 활약하며 다양한 학술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27/20200327028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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