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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나 (# 65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2013년 10월 21일)
10/22/2013 00:14
조회  4944   |  추천   9   |  스크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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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들으시는 노래는

1971년 인기가수 '박건'이 불러 많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입니다.

가사속에 나오는 '마로니에'가 퍽 인상적입니다.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시인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는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우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 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 노래는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다

 

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가 되어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

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

 

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즐겁게 세상을 개탄하고

익숙하게 목소리를 낮추어

떠도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적잖은 술과 비싼 안주를 남긴 채

우리는 달라진 전화번호를 적고 헤어졌다

 

몇이서는 포우커를 하러 갔고

몇이서는 춤을 추러 갔고

몇이서는 허전하게 동숭동 길을 걸었다

 

돌돌 말은 달력을 소중하게 옆에 끼고

오랜 방황끝에 되돌아온 곳

우리의 옛사랑이 피 흘린 곳에

낯선 건물들 수상하게 들어섰고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아직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마른 잎 흔들며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바람의 속삭임 귓전으로 흘리며

우리는 짐짓 준년기의 건강을 이야기했고

또 한 발짝 깊숙이 늪으로 발을 옮겼다

 

[김광규 시인]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라는 시를 읽어보면



그 서두(書頭)에

"4.19가 나던 해 세밑" 그리고 "그로부터 18년" 이라는 말과

"혜화동 로우터리", "동숭동" 이라는 지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4.19때 대학생이었던 시인이

18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재회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지난시절 세밑모임의 소회(所懷)를 담고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구, 서울문리대 본관으로 현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관으로 사용중]

일제가 경성제국 대학 본관으로 사용하기위해

1931년에 완공한 3층건물

 

[마로니에 공원 비석]

 

[마로니에 공원 전경]

 

여기 '동숭동'

이화동 4거리에서 혜화동 로우터리 까지 가는 길목으로

과거 시인이 다녔던 서울문리대학이 있던곳이고

지금은 마로니에 공원 을 중심으로 하여

'대학로' 라는 문화, 예술의 거리로 변했습니다.



시인이 언급한

4.19로부터 18년후라 하면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는데



1978년 그 해에

광화문에는

세종문화회관이 개관되었고



앞서 여러해 전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現, 한국문화예술 위원회)가

자리를 펴게되었습니다.

 

나도

1979년부터 여러해 이곳에서 봉직했던 관계로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로니에(Marronnier) 는

'나도밤나무과(科)'에 속하는 '서양 칠엽수'로서



우리나라에서는

구, 서울문리대 자리인 현, 대학로'마로니에'가 유명합니다.

그래서 일찍이 이곳을 '마로니에 공원'이라 불렀습니다.



또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문화 예술의 요람(搖籃)인

'몽마르뜨' 언덕의 '마로니에'가 더더욱 유명합니다.



지난날 화가들이

몽마르뜨의 마로니에 그늘에 모여

마로니에를 태워 만든 목탄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고 보면

동서고금을 통해 마로니에는

예술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듯 합니다.



과거

젊음의 피흘림이 있었던 '대학로'

 이젠 많이 변한 채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만 남기고 있습니다.



싯귀와 같이

"우리의 옛사랑이 피흘린 곳에

낯선 건물들이 수상하게 들어섰고..."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렸지만"



그러나

지금도 마로니에는

젊음의 함성과 문화예술의 향기를 발하며

활짝 피어나고 있습니다.

 

[마로니에]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이 시를 읽고

작자인 김광규 시인과 동년배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추억은 늘 아름다웠지만

그들에게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고통의 뿌리였습니다.

 

남아있는 미래의 희망보다

지나간 과거의 추억이 더 무거운 사람은 쓸쓸합니다.

 

그 쓸쓸함은

휘어지지 않고

거칠게 부서지기만 하는 감성을 눈치챘을 때



그것은

홀연히 일어나는 바람과도 같은 겁니다.

 

추억을 만들 일입니다.



생각키우면 더욱 미욱해지고 가슴을 에는

그런 추억은

만들일이 못 되지만



그러나

다시 태어나도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

그런 삶을 어찌 피할 수 있겠습니까?


[작곡가, 멘델스존]

 

오늘은

멘델스죤 (Felix Mendelssohn)

교향곡 제 4 A장조 Op. 90 '이탈리아'

(Symphony No.4 in A-major bOp. 90 'Italian')



모두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서

2악장 Andante Con Moto 를 들으시겠습니다.

나는 이 곡을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주제곡 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이탈리아]

 

[멘델스존, '피렌체 풍경' 1830년 작품]



[멘델스존, '5월의 아말피' 1831년 작품]

 멘델스존은 음악 외에 미술에도 조예가 깊었다.

위의 작품은 그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피렌체'와 '아말피' 해안의 풍경을 수채화로 직접 그린 작품이다.

 

이 곡은

따뜻한 햇빛과 화사한 나폴리의 모습에

인상을 받아 작곡했으나



이탈리아에서 느낀 이국 정서와

어느 여인과의 사랑이

2악장의 주제 선율에서

느껴지는 듯 합니다.

 

오늘은

북한(North Korea) 교향악단을 소개합니다.

 윤이상 오케스트라(Isang Yun Orchestra)의 연주 입니다.

 

 

 

이어서 들으실 곡은

로스 뜨레스 디아만떼스 (Los Tres Diamantes)

[루나 예나 (Luna Llena)] 입니다.



노래의 제목인

'루나 예나'(Luna Llena)

'만월'(滿月, Full Moon) 이라는 뜻인데



우리말로는

과거 남성 4중창단 '블루벨즈' 에 의해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곡은

1948년 부터 활동했던

멕시코 출신의 남성3인조 트리오

'로스 뜨레스 디아만떼스'

(Los Tres Diamantes -3개의 다이아몬드) 가 불러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라틴음악의 고전 입니다.

 

우리에겐 1960년대 라디오를 통해

자주들었던 곡으로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은

혹 제목은 잊으셨어도 음악을 들으시면

곧 기억 나실겁니다.

 



[루나 예나 'Luna Llena']

 

푸른 저 달빛은

호숫가에 지는데

멀리 떠난 그님의 소식

꿈 같이 아득하여라

 

차가운 밤 이슬 맞으며

갈대밭에 홀로 앉아

옛사랑부를때

내곁에 희미한 그림자

사랑의 그림자여

 

차가운 밤 이슬 맞으며

갈대밭에 홀로 앉아

옛사랑 부를때

내곁에 희미한 그림자

사랑의 그림자여


이 노래는

'볼레로' 라는 3/4박자 무곡 형식의 곡입니다.

 

볼레로란

원래 스페인에서 생긴 무곡인데

 

여기서 말하는 볼레로는

그것과 상관없이

쿠바의 거리 악사들이 만들어 낸 대중음악으로

기타반주에 맞추어 노래하는

느린 무곡입니다.



같이 들어보실까요?


 
 

'Luna Llena'



어떻습니까?

만월(滿月)을 가슴에 품은 여인의 모습처럼

무척이나 애틋하고 감미롭지 않습니까.

 

진정한 사랑은 인생에서

오직 한번 뿐 이라는

순애보 적인 슬픈사랑을 노래한곡 입니다.

 

남성 트리오의 기막힌 화음으로

느릿느릿 뽑아내는

이 노래의 몽환적 분위기는

듣는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힘이 있습니다.

 



 


 


 
마로니에,루나예나,김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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