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두 편의 재난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09/26/20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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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교회분이 영화 '터널'을 보고온 후 얘기를 나누던 중 비슷한 말씀을 하셨는데

이경민 기자님이 이 영화를 보고 거의 같은 점을 느끼신것 같다.

거기에다 지진은 한국과는 거리가 먼 재해로들 여기고 있었는데 경주지역에서 난 지진과 계속되는 여진.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들의 고층아파트의 숲을 생각해 보면 정말 걱정이 앞선다.


예전에는 문화부방면에 계셨던지 음악회 소식과 관람후기를 싼뜻하게 올려주셨던 분인데

사회부 차장님이 되셨다. 블로거 몇분이 "경민 언니"라고 부르곤 했는데. good to see h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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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4624737


[클릭 2016] 두 편의 재난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이경민 / 사회부 차장 

[LA중앙일보]    발행 2016/09/26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6/09/25 15:55



얼마 전 한국 영화 '터널'을 봤다. 한국에서만 7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부실공사로 무너진 터널 속에 갇힌 주인공, 그리고 그를 구해내려는 가족과 구조단원, 이 사건을 둘러싼 언론과 사회의 반응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재미있는 이야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어둡고 답답한 곳에 기약없이 갇혀 있는 주인공을 보며 느끼게 되는 일종의 폐소 공포도 한몫을 했지만 사실 더 큰 스트레스는 한국 사회의 안전불감증과 한심한 재난 대처 능력을 적나라하게 마주하는 일이었다.

부실한 공사로 무너진 터널, 그 안에 사람이 갇혀 있는데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구조당국, 보여주기식 대처에만 급급한 한심한 정부, 안전 가이드라인도 없이 아무 데나 비집고 들어가 자극적 보도만 해대는 언론… 영화로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벌렁대고 한숨이 푹푹 나오는 현실이었다.

하필 '터널'을 본 바로 다음날, 영화 '설리'를 봤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하고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다. 2009년 1월 15일,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하자마자 새 떼와의 충돌로 엔진 두 개를 모두 잃고도 안전히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해 승무원을 포함한 155명 전원의 목숨을 살려낸 체슬리 '설리' 설렌버그 기장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전체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설리 기장의 내면적 갈등이다. 오랜 경험과 신속한 판단으로 모두를 무사히 구해내며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다른 한 편에선 '라과디아 공항으로 무사히 회항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집요한 청문회를 견뎌내야 했던 설리의 심리를 세밀히 묘사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울림을 느낀 부분은 따로 있었다. 위기의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던 설리 기장 이하 모든 승무원들, 촌각을 다투는 위기 상황에서도 질서 정연하게 안내와 지침을 따른 승객들, 그리고 항공기 비상 착륙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발 빠른 대처로 힘을 합쳐 155명을 구조해 육지로 옮긴 뉴욕경찰과 소방당국의 시스템, 거기에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저체온증의 위기와 싸워야 했던 승객들을 안전히 탑승시킨 유람선 선장들, 이 모두가 이룬 '기적'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영화는 가장 마지막 순간, 자막을 통해 덧붙인다. 비행기가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한 순간부터 탑승 인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4분이었다고.

다시 돌아봐도 통탄스럽기만 한, 결코 쉽게 아물지 못할 세월호의 아픔을 안고 있는 한국 사회에, '설리' 속 내용은 부러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많은 노력과 변화의 과정을 거쳐서라도 닮아가야 할 지향점이기도 하다. 갑작스레 이어진 경주 인근 지진으로 흉흉했던 바다 건너 내 나라의 소식을 전해 들으며 왜 우리의 현실은 '설리'가 아닌 '터널'일 수밖에 없을까 가슴을 치게 된다. 정부, 기상청, 공공시설, 상업시설, 학교, 각 가정에 이르기까지, 지진 시 대처 방안에 대한 시스템은커녕 제대로 된 상식조차 전무했다는 사실은 답답함을 넘어 섬뜩하기까지 하다. '설리' 속 이름 없는 영웅들은 이야기한다.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한국에서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정확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때 모두가 무사하고 안전할 수 있는 그런 날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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