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chu
DAVID CHU(davidchu)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6.18.2018

전체     55471
오늘방문     27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친구 새글
등록된 친구가 없습니다.
  달력
 
[단편 소설] 도전
09/26/2018 16:51
조회  543   |  추천   4   |  스크랩   0
IP 172.xx.xx.106

'영숙' 은 IRS 로 부터 '합격 통지서' 를 받자,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그녀의 머리를 스쳐지나 갔다.


영숙은 '미국 시민권자' 이자,  영어 이름은 'YOUNG KIM' 으로 되어 있다.


사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국민학교, 그러니깐 초등 학교 3 학년 시절' 한국에서 칠레로 이민을 갔다.


그녀의 부모는 스페니쉬를 할 줄 몰라, 이민 초기에는 무척 고생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시골 어느 마을에서 '관광 기념품 가게' 를 운영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칠레에서 고등 학교까지는 마쳤으나, 집안 형편상 대학 진학은 할 수가 없었다.


고등 학교를 졸업하고, 한 1 년 정도 부모가 운영하던 가게에서 부모의 일을 돕던 그녀가 운명적으로 만난 사람이 '남편'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 4 학년생이었는데, 졸업을 하기 전에 '한달 간의 남미 여행' 을 실행 중이었다.


그는 중남미를 거쳐, 남미 여행에 본격 돌입했다.


그런데, 여행 도중,  '그의 아버지가 위독하여 병원에 입원했다' 는 전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미국으로 돌아 가려던 참이었다.


이왕 남미에 들렀으니, '남미의 민속품' 을 하나 사서 조카들에게 선물을 할 생각으로 '기념품 가게' 에 들렀다.


당연히 상점 주인은 현지인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동양 사람인 것 같았다.


때마침, 그녀의 부모들은 '제사에 쓸 음식을 사러 마을 시장' 에 간 사이였다.


그 날 저녘은 '영숙의 할아버지, 제사가 있는 날' 이었다.


아버지는 성당에 나가지만, '집안 제사' 만큼은 늘 챙기곤 하였다.


"한국 분이세요 ?"


어디선가 들려 오는, 어느 낯선 여인의 목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


알고 보니, 계산대에 서 있던 바로 그 여인이었다.


'동양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기는 했지만, '한국 사람' 이라는 것을 생각지는 못했다.


성동은 조카들에게 줄 물건을 챙기고 난 뒤,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급히 그 가게를 빠져 나왔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내내,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칠레의 시골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다니 ..."


그는 LA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UCLA 병원으로 향했다.


그에게는 UCLA 병원이 낯설지는 않았다.


그가 현재에도 다니고 있는,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는 '의과 대학' 을 다니는 것은 아니고, '경제학과' 에 다니고 있었다.


어느 덧 시간이 흘러, 그는 학교를 졸업했고, '사회 보장국' 에 들어 갔다.


생활이 안정이 되자, 그는 작년에 '남미 여행' 중 만났던, 그녀의 얼굴이 문득 떠올랐다.


이번 여름 휴가 때,  칠레를 다시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칠레 공항에 도착하자 말자, 우버 택시를 타고,  곧장 그녀의 가게로 달려 갔다.


그녀는 일 년 전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카운터를 보았다.


부모인 듯한 분들이 저 멀리, 가게 한 쪽에서 물건을 진열하고 있었다.


"영숙씨 !,  저예요!"


"성동씨 !, 오랫만이예요 !"


"어떻게 오셨어요 ? 아버님 건강은 좀 어떠세요 ?"


1 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는데도, 자기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과 자기 아버지의 건강을 물어 보다니 ....


성동은 영숙을 보러, 단숨에 칠레까지 왔지만, 정작 영숙이 자기 자신을 그렇게까지 반길 줄은 몰랐다.


둘은 저녁만 되면, 비치가를 거닐며, 둘 만의 사랑을 나누었다.


"영 !, 우리 결혼하면, 안될까 ?"


그녀를 본 것으로 치면, 두 번째였지만, 미국에서 지난 1년을 보내면서, 늘 영숙을 그리워했다.


영숙도, 성동이 싫지는 않았다.


드디어, 둘은 결혼식을 올렸다.


그들의 결혼식 장소는,  '그리피스 파크' 였다.


'야외 결혼식' 을 꿈꿔왔던 그들은 그렇게, 성동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야외에서 이루어졌다


영숙은 칠레에서온지 얼마되지 않아 친한 친구들이 별로 없었다.


그들에게는 깨같은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지나 면서 두 살 터울인 아들이 그들 사이에 있었다.


어느 날인가 남편인 성동은, 아내인 영숙을 불렀다.


"당신, 에릭 알지 ?"


"그럼요. 알고 말고요, 그런데 왜요 ?"


사실, 에릭은 UCLA 동창생이다.


둘다, 한국인으로서, 미국 대학에 들어가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이다.


"응! 에릭이 다느는 회사에 여직원이 갑자기 그만 두었는데, 당장 CHECK 을 발행할 사람이 필요하다네. 당신이 해 볼 마음이 없나 해서 ...."


"당신이 알다시피, 나는 미국에 올라오서, 계속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들 돌보느라고 직장 생활을 해 본 적이 없잖아요 !"


"잘 알지. 그런데 잘 모르는 것은 에릭이 잘 알려 줄거고, 그 회사의 고객 중에는 히스페닉들이 많은데, 당신처럼 스페니쉬를 잘 구사하는 사람이 더 필요한가 봐 !"


사실, 영숙은 '영어' 보다는 '스페니쉬' 를 더 잘 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면, 한 번 해 보조 뭐!"


영숙은 그 다음날부터, 에릭이 근무한다는 회사로 출근을 했다.


영숙은 '직장 생활' 은 하지 않았지만, 눈썰미 만큼은 좋았다.


그래서 자기가 하는 일을,  하루만에 다 배워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의 몸 상태' 가 심상치 않았다.


복부에 물이 차는 듯 싶더니만, 저녘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소리를 크게 질렀다.


병원에 갔더니만, 의사는


"배에 물이 차서 그래요, 수시로 물을 빼야 해요. 그리고, 당장은 쉬는 것이 가장 좋아요!"


둘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그나마 남편이 벌어 오는 돈으로, 근근히 살아 가고 있는데...."


영숙이 직장 생활을 시작 했지만, 이제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당 10 불' 을 받았기에, 텍스를 떼고 나면, 실제 받는 돈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급기야 남편인 성동은 다니던, '사회보장국' 의 직장을 그만 두었다.


영숙은 힘없이,  회사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회사의 매니저인 에릭은,  영숙의 모습을 보고, 걱정스러운듯이 물어 본다.


"영, 무슨 걱정이 있어요 ?"


영숙은 어짜피 남편 친구인 에릭도 자기네 사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기에,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아!  그랬군요 !"


남의 일도 아니고, 친한 친구의 일이니,  신경이 여간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어떻게 하면, 도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집에 돌아온, 영숙은 칠레에 있는 자기 친정 엄마에게 국제 전화를 했다.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러면, 어미가 달달이 2,000 불씩 송금해 줄 터이니, 그것으로라도 버터보렴"


"엄마, 고맙기는 하지만, 엄마 아빠도 생활이 빠듯한데,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보내 ?"


"늙은이 둘이서, 어떻게 하든 못 살아 가겠니 ?"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영숙은 회사로 출근했다.


에릭이 웃으며,  영숙에게 이야기를 한다.


"내가 생각한건데, 영이 공무원이 되면 어때요 ?"


"내가 볼 때에는 주 공무원도 좋지만, 연방 공무원이 되면 더 좋아요 !"


"경험도 없는, 제가 어떻게 ...."


"지금부터 준비하면 되죠 뭐 !"


"제가 볼 때는 IRS에 들어 가면 좋은데, 거기에 들어가려면, ACCOUNTING 을 대학에서 MAJOR 로 공부해야 하고 약간의 실무 경력이 필요해요."


"일단은 2 년제 칼리지를 들어갔다가, 나중에 4 년제 대학으로 들어 가면 돼요."


영숙은 '4 년제 대학'이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사실은 영숙도 대학을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웠고, 그다지 공부에 취미도 없었다.


"영 ! 공부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다,  더 잘 살라고 하는거지 ...."


"내가 길을 알려 줄게요. 일단 LACC 에 먼저 등록을 하세요 !"


그녀는 나이 '35 세'에 새네기 대학생이 되었다.


책을 보고 공부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레포트를 낼 때마다 애를 먹었다.


대학을 다닐 때, 공부 꽤나 했던, 에릭은 그럴 때마다 영숙의 힘이 되어 주었다.


2 년이 지난 후에 영숙은 LACC 를 졸업하게 되었다.


그의 학점은 3.8 로서, 제법 높은 편에 속했다.


그는 골바로, CSUN 에 3 학년으로 TRANSFER 를 했다.


에릭이 조언한대로,  MAJOR 를 ACCOUNTING 으로 했다.


사장은 스페니쉬를 잘 하는 영숙의 공을 인정하여, '월급을 시간당 15 불' 로 올려 주었다.


하지만, FULL TIME 학교 수업을 받느라, 오른 임금이나, 예전에 받던 임금이나, NET 으로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드디어 영숙은 마지막 학년인, 4 학년이 되었다.


에릭은 그녀에게 조언을 주겠다며, 이야기를 한다.


"영, 졸업이 1 년 앞으로 다가 왔지만, 이 번 달에 IRS 에 응시 원서를 넣어보세요 !"


"저는 학교도 졸업 안 했는데요 ?"


"그래도 지금 원서를 넣어야 해요. IRS 채용 기간이 적어도 1 년은 걸리니깐요"


"아참, 그리고 영, ACCOUNTING 경력도 더 필요하니, 내가 아는 공인 회계사를 소개시켜 줄터이니, 저녘에는 그 사무실에서 일하세요. 내가 정직원으로 채용되도록 힘써 볼께요"


영은 아픈 남편의 병수발을 하랴, 아이들 학교 보내랴, 공부 하랴,  바쁜 와중에서도 저녘 시간에는 '매주 4 일씩 실무' 를 배워나갔다.


그녀는 무사히, CSUN 을 졸업했다.  


2018 년 3 월 15 일,


IRS 에서 전화 연락이 왔다.


"IRS 의 COIN LAUDRY 사업부로 발령이 났다" 고 ....


영은 지난 시간을 떠올려본다.


그녀는 1978 년 12 월 24 일생이니, 미국 나이로 만 39 세이다.


"진욱아, 진소야, 우리 내일 아빠랑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놀러 같래 ?"


남편이 아프고 나서 부터, 아이들이랑,  한 번도 놀이를 가본 적이 없는 영숙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외친다.


아이들은 일제히 신이 나서,


"예!" 라고 외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DAVID 와 PETER 로 불리우지만, 오늘만큼은 아이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한국이름으로 크케 불러 보고 싶었다.


성동은 안방에서, 휠체어를 타고 앉아, 부엌에 있는, 영숙의 목소리를 들으며, 오른 손등으로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내린다.


[끝]














이 블로그의 인기글

[단편 소설]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