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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이벤트) 미국에서 산다는 것
10/26/20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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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산다는 것

 

금년 가을은 내 눈이 호사를 하는 듯 하다.

J 블로그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서정 부부와 함께 메릴랜드주 서쪽 오클랜드 지역과

그리고 연 이어서 웨스트 버지니아 의 주정부 공원인 매 둥지(Hawks Nest)에서 잠도 자고,

물레방아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밥콕(Babcock) 공원,

그리고 한 개의 아치로 만들어진 세계적인 다리(New River Gorge Bridge) 를 보면서 눈 호강을 실컷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단풍 절경에 파묻혀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러 대다가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고 오는데

어느 지점을 벗어 나니 그 아름답던 단풍이 거짓말 같이 사라지고 흉물스러운 가을 낙옆으로 변하는 듯 했다.

내가 이 풍경의 변화를 보며 ‘꿈의 세계에서 현실로(From dream to reality)’ 라고 혼자 독백을 하고 있는데,

운전을 하던 서정이 ‘지금  블로그에서 3 가지를 주제로 포스팅 이벤트를 하는데,

다정님도 ‘미국에서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글을 하나 써서 보내시죠’ 했다.

 나는 문득 ‘꿈의 세계에서 현실로’ 라는 나의 독백과 어떤 공통점을 있는 듯 했다.

 나는 ‘그래 그 주제로 글을 써야지’ 하면서 미소가 지어 졌다.

 

 

밥콕 주립공원(Babcock State Park)= Glade Creek Grist Mill

 

 

내가 40 년대 나이의 시절 이야기이다.

나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가 마음속으로 글의 깊이가 나보다 훨씬 낳다는 H 라는 작가가 있다.

그 친구가 내가 사업을 한답시고 정신없이 뛰어 다닐 때에 아마도 나의 용기를 북 돋아 주려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 의 말이 지금도 생생히 나의 귓전에 남아 있다.

“야 다정아! 양놈들 나이 40 대에 말이야, 여름이면 친구들 끼리 모여 집 마당에서 고기, 닭고기, 하다 못해 핫도그를 바베큐

해 먹으면서 TV로 야구 중계나 보기도 하고, 겨울이면 피자 에다가 맥주를 마시면서 풋볼 팀 응원이나 하면서 떠들겠지,

물론 총을 기름칠 하면서 이번 겨울에 곰 한마리를 잡았다며 곰 사냥의 무용담을 펼치는 친구들도 있기도 하겠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 교포들 말이야 , 이러한 부류이거나 아니면 한국에서 골프에 한이 들었는지 골프를 치고,

저녁때에 삼겹살에 소주를 들이키며 오직 화제라고는 PGA 골프 중계를 본 것을 열심히 떠드는 친구들도 있겠지,

너 말이야 꿈을 꾸지도 않고 그저 안주하려는,

그래서 흔히들 이야기 하는 40 대의 위기(Crisis of age fourty)라는 말 들어 봤겠지?

너는 최소한 그렇게 세상을 편하게 살며 뱃살이나 나오려고 미국에 온 것은 아니겠지?”

물론 아니었다.

 

 

 

뉴리버 고지교(New River Gorge Bridge) = West  Virginia

 

 

사실 하바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의 명 강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세상을 떠들석 하게 하기 이전에 나도 나 나름대로 이 명제를 두고 씨름을 해 왔다. 

나는 나의 한국에서 사회생활 특히 내가 벌려 놓았던 사업이 그리 성공적이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변명이었는지 몰라도 그 주된 이유는

한국은 ‘출발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주어지는 사회’가 아니라고 절실히 느껴왔고

그래서 아메리칸 드림, 다시 말하여 누구에게나 공정한 출발이 보장되는 ‘꿈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미국에 온 것 같다.

그러나 이제 40 대의 나이에서 한참 세월이 흘렀다.

그것은 마치 아름다운 가을 단풍색 같았던 나이에서 흉물스럽고 우중충한 색의 가을 잎새가 되어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이로 변한 것 같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매달려 있는 그 가을 잎새가 과연 흉물스러울까?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 스왈로우 폴스 주립공원(Swallow Falls State Park: Maryland) 

 

 

그렇게 보일지는 몰라도 사실 가만히 잎새 하나 하나를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때로는 따듯한 햇살에 어떨 때는 강한 햇살을 견디어 내기도 하고, 비와 바람 속에서 세월을 보내느라고

그래서 모든 것을 안고 지탱해 오느라 그만 지친 가을 잎새가 되었으리라.

마치 나의 하얀 머리가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드리고 또 안고 있는 것 같이 말이다.

그래서 잎새 하나 하나가 말라 보이지만 부드러움을, 지쳐 보이지만 여유로움을,

강한 원색이 아니지만 은은한 색감을 풍겨 주고 있는 듯 하다.

내 주위에 내가 만나는 내 또래 나이의 많은 분들이 이 가을 잎새 같다는 기분이다 .

이제 출발점이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는 나이에서 그 성공의 열매를 나누는 훈훈한 미국 사회를 기대하며 살아 간다.

그리고 40 대의 위기라며 큰 욕망을 품고 나태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그 생활이 가장 지혜롭게 사는 길 일 수도 있다고 믿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 내 눈에는 주름잡힌 얼굴들이 늙어보이는 것이 아니라 여유와 지혜를 담은 것 같다.

때때로 그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가을 잎이 이른 새벽에 이슬을 먹고

앙상한 가지에 붙어 아침 햇살에 아름답게 비치기도 한다.

나는 그것이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를 꿈 꾸어본다.

 

 

글, 사진: 다정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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