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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스팅-1
02/08/20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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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시리스(Conte Series)-1 
 스팅(Sting) -1 

 



나는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놓고 손안에 있는 시계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바로 앞에 있는 상점의 쇼윈도 아래 구석에 ‘시계 배터리 교환’ 이라는 작은 표지를 보면서 말이다. 이 Rainbow Jewelry 는 내가 사는 카운티 중심가에 있는 한국 교포의 상가거리에서 보석상으로 꽤나 오래되고 또 잘 알려진 상점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들어가 본적은 없다. 그런데 내가 지금 이곳을 찾은 이유는 3년이나 차고 다녔으므로 시계 줄이 좀 허물거리는 나의 시계, 그것도 내가 Sears 백화점에서 Sales 할 때에 25 불 주고 산 이 시계의 배터리를 교환하겠다고 들어서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나는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여보쇼 이 시계 배터리 교환 하느니 하나 사지 그려쇼’ 하면서 비웃을 것 같아 망설이고 엉거주춤 하고 있다. 그러나 에이! 이왕 내친김이니 들어가야지.... 

 사실 내가 배터리를 새로 갈려고 하는 이 시계는 싸구려이다. 하지만 시계 디자인은 하얀 바탕에 검정색 12 3 6 9 숫자 그리고 사이에 작은 점 표시인데 참으로 simple 한 디자인으로 내 취향에 맞아 엔죠이 하며 3 년간 지녀 왔다. 그런데 그만 며칠 전에 배터리 수명이 다 되어 시계가 멈춘 것이다. 나는 한번 새로 사 볼까 하면서 다시 구닥다리라 할까 유식한척 하며 문자를 쓴다면 크래식(classic?)하다고 할까 좌우간 그런 디자인의 시계를 파는 곳으로는 역시 Sears 백화점이 최고일 것 같아 다시 갔었다. 사실 시계 이야기만 나오면 마누라가 눈에 쌍심지를 지으며 ‘당신 나이에 체면도 있으니 제발 싸구려 시계는 이제 그만 차고 다녀요’ 하기도 하고 또 Sears 이야기만 나오면 ‘그놈의 구닥다리 촌티 나는 백화점, 그 놈의 Sears 말도 끄집어 내지 마라요’ 이라고 할 것을 이미 나는 알고 있었기에 나는 혼자 몰래 갔었다. 그러나 오래간만에 찾아간 Sears 의 진열장에 시계들을 보고 그만 발길을 돌렸다. 한마디로 시계 디자인이 너무나 요란해서 어느 것 하나 살만한 것이 없었다. ‘아무래도 배터리를 갈고 그냥 계속 차고 다녀야겠어, 하면서 말이다. 

 낮이라 한산한 시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무도 없었다. 어디 주인이 있나 좌우를 살펴보는데 진열장 뒷켠에 작은 틈에서 주인인 듯 한 사람이 서서히 나왔다. 순간 그 가게 주인이 석고처럼 잠시 서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그러더니 순간 엷은 미소가 그의 얼굴에 스쳐갔다.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찾으시나요?” 
“아 뭘 사려는 것이 아니라 시계 배터리를 갈려고 하는 대요”
 내가 머뭇거리다가 주머니에서 시계를 좀 계면스러운 표정과 함께 내 밀었다. 
시계를 잠시 쳐다보더니 고개를 들며 묘한 미소를 지며 가게 주인이 말을 했다. 
“배터리 넣어드리는 것 $8.- 받는데요. 그래도 하시겠습니까?” 
순간 나는 그의 미소 짖는 얼굴에서 설명할 수 없지만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그를 마냥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가게 주인이 긴 한숨을 내리쉬며 전혀 뜻밖에 말을 뱉어냈다. 
“나의 이름은 모르시겠지만 나를 어서 본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나는 선생을 알고 있고 선생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 것도 벌서 알고 있었지요. 이 선생님 제 이름은 모르실 것입니다. 그러나 얼굴은 알아볼 수도 있을 만 한데...” 
 나는 확실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누구인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얼마가 지났나? 순간이었으나 그래도 꽤나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가게 주인이 진열대 밑에 자그마한 상자를 집어서 내밀면서 차분한 말을 이어갔다.

 “어린 나이에 객기로 장난을 쳤지만 오랫동안 마음 한구석에 짐으로 남아있었지요, 그러다가 작년에 우연히 이곳 식당에서 선생을 보았지요. 마침 같이 식사를 하던 친구가 이 선생을 알아보고 선생 이름 나가는 교회 등을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언제인가 만나서 이것을 드리려고 했었지요. 뜯어보세요.”  
나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가게주인이 눈빛으로 독촉하는 것 같이 상자를 열어보았다 어! 어! 아주 고급스럽게 보이는 검은 바탕에 금빛의 Bulova 시계이었다. 순간 나는 가게 주인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았다. 순간 나는 옛날의 사건이 떠올랐다. 

그래 그래 바로 네놈이 그 놈이었어! 
 나는 시간을 55년 전 쯤으로 되돌리고 서울 종로의 화신백화점에서 길 건너 신신 백화점 쪽으로 걸어가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그 때에 네놈이 나한테 다가 왔었지.
 “학생 잠간! 나 시골서 유학 온 대학생이요. 오늘 내 고향에서 아버님이 돈을 부쳤다고 해서 광화문 우체국에 갔더니 돈이 안 왔다고 하네요. 그런대 하루를 종일 굶었더니 배가 고파 움직이지도 못하겠네. 내가 보니 학생도 시계를 차고 있는데 우리 이렇게 합시다. 학생시계와 내 이 비싼 Bulova시계와 바꿉시다. 물론 내 시계가 월등 비싸니 나에게 자장면이라도 사 먹을 얼마의 돈을 얹어 주어야겠지만” 

그래 그래 그래서 그때 우린 시계를 바꾸고 내가 주머니를 털털 털어서 비상금에다가 집에 타고 갈 버스 값까지 다 주었지. 그리고 기분 좋게 집으로 향했지. 그런대 한 30 분 지났나? 시계가 멈추고. 그래서 이상하다고 하며 나중에 알아보니 껍질만 Bulova 이고 안은 태엽을 감으면 한 30 분 정도 가다가 서 버리는 엉터리 가짜 시계이었지 그래 그 가짜시계를 가지고 사기 친 놈이 바로 너였단 말이구나.  
“이 선생 나도 그때에 어린 나이에 치기어린 작란을 쳤지요. 그리고 무용담이라고 떠들다가 아버님에게서 들켜서 호되게 야단도 맞았지요. 그렇다고 그때 이 선생을 찾아갈 용기도 없었구요. 자 이제 이 Bulova 시계는 내가 옛날에 저지른 죄 값 되돌려 받는다고 생각하고 받으세요. 언제인가 이 선생을 만나면 이 시계를 죄 값으로 드리려 했고 그래서 따로 보관 하고 있었죠, 나도 이제 마음에 짐을 훨훨 털고 싶구요” 

 나는 지금 그 가게 주인과 웃으며 이별의 악수하고 가게에서 나와서 차에 앉아있다. 고급 Bulova 시게를 차 본다. 멋있다. 내 손목이 오래간만에 호강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가게 주인에게 고백하고 싶어 목구멍을 꾹 눌러 참은 그 다음 이야기를 혼자 머릿속에 쓰면서 웃고 있다.

 “자 우리 자장면에 탕수육 먹으로 대흥관으로 가자 돈은 가브시끼 이다 각자 3 천 원씩 나한테 내라. 그러나 혹시 음식 값이 부족하면 오늘은 내가 특별히 다 낸다” 
학교 하학 길에 악동(?) 친구 몇 명과 함께 대흥관이란 유머 자장면으로 소문난 집으로 향하며 호기를 부렸지. 이렇게 해서 5 명으로부터 모두 만 오천 원을 거두어 내 주머니에 넣고 유머자장면에다가 돼지 탕수육 대짜를 시켜 신나게 먹고 그리고....그 가짜 bulova 시계를 호기롭게 두고 나왔지. 짱골래가 고맙다고 굽신거리는것 그 답례로 고개를 꺼덕이면서 말이야..... 

 후 후 당신 이건 몰랐을 꺼다. 친구들에게서 받은 만 오천 원으로 그날 나는 종로 전당포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시계를 샀지.. 그래서 그땐 공짜로 자장면 탕수육 먹었고, 오늘은 공짜 진짜 비싼 Bulova 시계라... 땡 잡았구나....운수 좋은 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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