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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디톡스 - 좋은것만 기억하는 습관
01/09/2020 19:13
조회  836   |  추천   8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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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면 ‘그 사건’만은 잊을수가 없었다네.

때로는 나의 진심이 왜곡되어 고통과 오해로 다가올때도 있었지.

하지만 그날밤 내 생명을 구해준 그 은인의 마음을 잊을수가 없었다네.

그 온정의 마음을 갚는 마음으로 이제까지 살아온 것 같다네…”


온정의 마음이라……

문득 내게 던져준 한회장님의 넋두리 비슷한 이 한마디는 지난 몇주동안 많은 궁금증을 갖게 하였다.

무엇이 한회장님의 삶을 끊임없이 퍼주고 베풀고 챙겨주는 넉넉한 삶으로 살아오게 하였을까?

 

사람은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때로는 혼자만이 간직하고픈 비밀이기도 하고 

어려울때 기억해내어 힘을 얻기도 하고

힘들때 삶의 초심을 잡아주기도 한다.

 

한회장님의 삶을 끊임없이 감싸고 있는 그 ‘따스한 추억’은 무엇일까

한국인이 거의 없다시피했던 70년대초는 마켙에서 아시안만 봐도 반갑던 시절이었다.

어느날, 한회장님은 교통사고로 골반뼈에 금이가고 움직이기 힘든 상황으로 중환자실에 누워있었다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병원측의 요청에 따라 얼마전 알게된 그 분에게 혹시나하고 연락을 했다.

밤이 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급하게 뛰어 왔던지

왼쪽에는 운동화를 오른쪽에는 슬리퍼를 신고 헐레벌떡 뛰어들어오는 그 분의 모습은

어린 한회장님의 가슴에 평생 새겨지게 되었다.

 

 “사고무친 ( 四顧無親)  이국땅에서 나의 안부를 걱정하여 이 밤중에 한걸음으로 달려와주다니…”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떠나온 고향, 인천 앞바다의 넘실대는 파도와 꺼억거리는 갈매기들이 그립고

‘둘째딸이 최고야! ‘ 항상 기세워주시던 경찰공무원이신 아버지, 늘 따뜻한 밥 챙겨주시던 어머니가

눈앞에 아른거렸던 스무살 남짓의 어린 아가씨의 서러운 병실을 따스하게 지켜준 그분의 온정.

그 온정()이 한회장님의 살아남는 힘이 되었고 살아가는 이유중의 하나가 되었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누었던 수많은 관계들,

철썩같이 믿었던 사람과의 금전문제로 얽힌 배신감,

마음을 다해 베푼 친절이 참담함의 오해로 빚어져 되돌아온 아픔의 상처들,

진심을 다해 필요를 채워주고 챙겨줬던 정()을 왜곡하고 돌아왔던 고통의 시간들,

정말 죽고싶을 만큼 서러웠던 나날들을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그날의 그분의 따스한 온정’때문이었다.

그 힘에 의지하여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순간마다 양심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며 꿋꿋하게 잘 살아왔다.

 

그래도 긴 이민생활동안 어찌 불쾌했던일들만 있었을까.

이국땅에서 출산하고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는 젊은 친구의 언니가 되어주고

낯선 타민족친구들에게 치킨숲(Chicken Soup)을 풍성히 나누어주고  

그들이 직접 기른 과일과 야채들로 사랑의 선물을 되돌려받던날의 추억들,

사라토가 부촌 할머니들의 외로움에 베푼 작은 친절이

크리스마스때마다 사랑스런 초코렛으로 바뀌어 일터를 예쁘게 꾸며주고

친딸처럼 진심으로 안아주었던 그들의 따스한 허그들

일일이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들

 

신이 인간에게 망각의 기능을 주신것은 축복이다.

그리고 불쾌한 기억을 싹 쓸어내고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을 채우게 하는 것도 축복이다.

삶의 디톡스, 아름답고 좋은것만 기억하는 습관을 인간에게 주신것도 신의 축복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몸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한다.

에너지원이 되는 음식물이 입을 통하여 들어와서 

소화하고 흡수하며 대장과 소장을 거치는동안  

장속에는 

신체에 꼭 필요한 유익균과

흡수되고 남은 찌꺼기, 씻겨 나가야할  유해균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더 우세한 쪽으로 반응을 하는 중간균등이 존재한다.

 

우리마음속에도

따스하고 긍정적인 추억의 유익균과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의 유해균,

그리고 살면서 어쩔수없이 생기는 불안과 근심걱정의 중간균층들이 있다.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이 장내환경을 깨끗하게 만들어

새로운 영양분을 흡수하고 신체의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처럼,

외부에서 공격하며 어떤 이물질들이 들어온다해도

따스하고 긍정적인 추억들이

좋은것만 기억하는 습관과 합세하여 삶의 환경을 바꾸고

내게 유익한 것들을 걸러내어  

쌓여진 불쾌한 기억들을 쓸어내버리는 것......

이것이 진정한 삶의 면역기능이며 디톡스다.

 

깊은 마음을 한껏 풀어낸 한회장님의 입술을 타고  Morris Albert < Feelings>가 흐른다.

멕시코의 칸쿤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선상의노을이 눈앞에 떠오른다.

인생의 깊은 골짜기를 잘 견뎌내고 버텨온 한회장님의 삶이

나에게까지 낭만적인 추억으로 다가온다.

오늘도 삶의 한수를 배웠다.

좋은것만 기억하는습관만이 삶의 찌꺼기들을 걸러내고 살아남을 수 있음을 .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  2020년 1월 의 하늘이 이렇게도 맑고 깨끗하게 맞이해주다니... 참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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