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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고무줄 같은 감성이런가.
01/13/20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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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 지독한 감기로 내외가 투병 끝에 기운을 얼추 추슬러, 가까운 교회 성도 내

외와 함께 테코파(Tecopa) 온천장을 찾았다. 남가주 한인 사회에 유명한 온천장이라

아마 이곳을 와보지 않았더라도 바람결에 소문도 듣지 못한 한인이라면 만고 태평한,

외부에 별 관심을 없이 준 일과에 충실한 외곬 사람이리라.


이 온천장에는 언제고 한인이 겨울철이라도 너덧 가족이 한두 주쯤 야영장에 상주하

면서 세상 풍진을 털어버리려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서로 통성명하고, 실내 풀에

벌거숭이로 맞대면하니, 마음도 벌거숭이라 세상살이를 터는 재미가 있고 정감이 오

간다. 그러니 또 찾게 되는 습관이 발동한다. 바깥에서 마주치면 아마 서로 경계하거

나 허세가 등등할 테지만, 몸과 마음을 느긋하게 풀어주는 탕 속이라 제풀에 서로

인간미가 넘친다.


그뿐인가. 사막 밤하늘에 깔린 별자리를 보면서도 감동을 충동질한다. 그러나 이상하

끔 별을 대하는 느낌이 옷 여기저기 흩어져 말라붙은 밥알을 보는 듯 시시하니, 감성

에 탄력이 없고 늘어난 낡은 고무줄이라 안타깝다. 나이가 들수록 어린아이 마음이라

주위에 시선이 꽂히면 감탄이 절로 새는 법일 텐데 겨울밤 하늘 별자리가 이 지경이

, 눈에 초점이 풀려, 운명이 임박한 사람처럼 자연과 대화하는 자세가 풀린 탓인가?


또는 시간 흐름을 마치 잡아두려고 작정하듯 사막을 훑고 덤비며 옷 속으로 비집는

바람, 6.25 때 쌕새기가 드높고 넓은 창공을 갑자기 치고 솟으면서 공기를 가르며 나

는 쇳소리처럼 부는 그 바람을 막으려고 옷을 여미면서 하늘을 응시해보지만 역시 메

마른 감성이 원망스럽고, 별이 보석을 흩어놓은 것처럼 현란하게 보이질 않다면,

기에 시달렸기 때문인가? 밤하늘에 고개를 뒤로 젖히다 뒤로 털썩 내려앉은 마음이

궁덩방아 찧고 입은 마음 상처가 남았다면, 온천욕으로 원기를 찾고 시력도 다시 좋

아지면 마음이 가뿐하니, 다시 볼 별빛이 싱그럽고 정감을 보태줄 테지.


결국, 한가한 시간을 즐기는 투정을 한 꼴이나 어떻든 감사하다. 사실 이 순간 어려운

사정으로 뼈가 녹는 고통을 되뇌는 사람이 밤하늘 별처럼 흩어진 세상일 텐데 이 정

도 하소연은 방정맞은 호사가 아닐까 두렵다. 입 다물고 다소곳이 고개를 조아려 다

시 기쁨으로 이 겨울밤 하늘을 새롭게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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