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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보기 안됐어!
04/06/2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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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매 수필]

참 보기 안됐어!

조사무


   사월이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뒤꼍 도그우드 가지마다 꽃이 다닥다닥 피었다. 꽃 무게가 힘겹다는 듯 나뭇가지가 안간힘쓰며 몸을 가누느라 살랑인다. 그런데 어쩐 일일까, 아무리 애태우며 기다려도 벌 나비들은 코빼기도 내밀지 않고 불청객 개미들만 비지땀을 뻘뻘대며 뱀가죽처럼 생겨먹은 목피(木皮)를 기어오르며 낑낑거린다

유월절(逾越節)이 임박해서야 슬슬 꽃망울이 붓기 시작하더니 그새 활짝 핀 꽃잎마다 보혈흔(寶血痕)이 선명하다.


   왕년에 무하마드 알리가 스텝을 밟으며 쨉을 먹이듯  날렵하게 날아들어 살갑게 꽃가루받이를 해주던 벌 나비들은 다 어딜 가고, 대신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난장 치는 개미들에게 추행이나 당하다니 꽃인들 오죽 속상하랴

제대로 씨앗도 한 번 맺어보지 못한 채 언제 질지도 모르는 꽃 신세가 안타깝다. 그렇다고 언감생심도 유분수지, 과수원 유실수처럼 사람들이 일일이 붓질로 수분(受粉)해주는 호강을 누릴 처지도 못된다

그렇다면 꽃 사랑이 하도 깊어 걸핏하면 꽃을 꺾어 꽃병에다 구금하기를 일삼는 사람들에게나 시은(施恩)을 사정해볼까. 

혹 저들이 뽐내는 첨단과학기술로 공해나 살충제에도 끄떡없는 인공지능(AI) 벌 나비를 양산해 자연으로 보내준다면 혹 살길이 열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아서라. 공연스레 헛꿈 꾸다가 헛발 딛고 사금파리나 밟기 십상이지. 세상물정도 모르면서 인정(人情)에 목매달다니 개미들이 다 요절복통할 일이 아닌가. 그야말로 연목구어요, 기대난망이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결실을!’ 

저들 금과옥조를 보면 알조다그런 인간들이 어찌 수고는 많고 당장 땡전 한 푼 들러올 리 만무한 허튼짓을 벌리겠는가.

이나저나 꽃들은 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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