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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꿈
08/05/20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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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後斷想]

톰 소여의 꿈 

조사무


   지난 사월 대륙횡단을 하면서 미시시피 강을 건넜다. 강둑 휴게소에서 카메라에다 풍광을 담고 있는데 가까운 벤치에서 어떤 소년이 혼자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이, 톰 소여!’하고 큰소리로 불러보고 싶었다.

하늘과 강과 초목이 어우러진 경관에 정신을 빼앗긴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저기 좀 봐요. 톰 소여가 있어요.”

톰 소여가 맥두걸 동굴을 검색하나보죠. “

힐끗 소년을 바라보더니 아내가 웃으며 대꾸했다.

이삿짐이 대충 정리되는 대로 우선 톰 소여의 모험을 찾아 다시 읽고 싶었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 대해서는 평가도 해설도 다양하다. 소견을 밝히자면 소설의 주제가 '모험'이라기보다는 '꿈'이라는 생각이 든다. 톰 소여의 모험은 꿈을 좇는 과정이다. 청소년들 꿈은 엉뚱하면서도 순박하다.

그는 한 번도 일확천금을 꿈꾼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군것질할 수 있는 용돈 정도를 기대했다. 톰과 보물을 나눠 가진 친구 헉클베리는 자기 몫을 몽땅 포기하고 예전처럼 부랑아로 거리낌 없이 살고 싶었다.

저들이 바라는 알짜 꿈은 해적이나 산적이 되는 것이었다. 셔우드 숲에서 신출귀몰하는 의적 로빈훗보다 훨씬 더 멋지게 살고 싶었다. 그렇게 보면 그들도 결국 진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소설이 끝났다


   한때 스웨덴 출신 보컬그룹 아바(ABBA)가 불러 히트한 내게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라는 노래가 있다

저들은 노래했다. '온갖 세상사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다. 동화 같은 멋진 세상을 안다면 비록 이루지는 못할지언정 미래를 거머쥘 수 있다.'

꿈은 꿈 자체로 아름답다. 꿈은 가공하지 않은 원석과 마찬가지다. 실현여부를 떠나 원석, 즉 꿈을 좇는 과정만으로도 의미가 넘치고 넘친다.


   요즘은 어린아이들이 말문도 터지기 전부터 안 돼!’ 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며 자란다. 젖먹이가 어미젖을 더듬으면 부리나케 우유병 꼭지로 입을 틀어막는다. 종일토록 기저귀를 채워 사타구니가 항상 젖어있다.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다닐 즈음이면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온갖 잡다한 학습에 쫓겨 마음껏 뛰놀 수가 없다.

엄마 미워!’ 소리를 입에 달고 성장한 아이들에게 세상이 아름다울 리가 없다.

또 그렇게 성장한 청소년들이 강한 불만을 터뜨리며 기성세대를 성토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다.


   망아지 재갈 물리듯 아이들을 옥죄는 짓은 어른들 욕심에서 비롯된다. 어른들은 이를 자식사랑이라고 자랑한다.

분재에 갇혀 철사로 칭칭 얽매인 채 아침저녁으로 가위질을 당하는 소나무는 소나무가 아니다. 그것은 어른들을 위한 완상거리며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그 부자유와 수모를 기꺼워할 소나무는 세상에 없다.

차라리 황량한 돌산에서 풍상을 홀로 견디며 독야청청하고 싶지 않을까.

사정은 아이들 또한 마찬가지다.


   톰 소여도 헉클베리도 꿈이 있었다. 미시시피 강을 오르내리며 신나게 해적놀이가 하고 싶었다. 맥두걸 동굴 깊숙이 아지트를 차려놓고 산적놀이가 하고 싶었다. 저들의 꿈이 비록 맹랑할지라도 이를 탓할 수는 없다

저들에게는 금은보화가 가득한 보물상자보다도 소중한 꿈이기 때문이다.

톰 소여가 요즘세상을 산다면 틀림없이 우주소년이 되어 우주공간을 훨훨 날아다니며 호시탐탐 지구를 노리는 외계인들을 혼내주는 꿈을 꿀 것이다


   아이들은 결코 망아지가 아니다. 어른들 욕심과 취향에 꿰맞추기를 꾀해서도 안 된다. 어른들은 마크 트웨인이 소설 첫머리에서 밝힌 그의 의도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어른들도 이 소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한때 자신들 모습은 어떠했는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말했는지, 그리고 어떤 이상한 짓에 몰두했는지, 어른들도 즐겁게 회상하게끔 하는 것이 내 계획이기 때문이다.

뼈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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