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amoo
팔로마(chosamoo)
North Carolina 블로거

Blog Open 08.02.2015

전체     137415
오늘방문     19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28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달력
 
오랑(汚浪) 공화국 이야기
10/31/2019 18:00
조회  646   |  추천   8   |  스크랩   0
IP 71.xx.xx.140

오랑(汚浪공화국 이야기

-<페스트>를 읽고 

조사무


   부조리문학의 진수(眞髓)라는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읽었다이를 포함해 <이방인>, <시지프의 신화> 등 일련의 작품으로 그는 이념적 동지이며 사상적 선배이던 장 폴 사르트르보다 7년여 앞선 1957년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페스트가 창궐하자 오랑(Oran)시는 외부세계와 철저히 차단된다페스트라는 부조리에 대처하는 사람들 삶의 모습이 천차만별이다신병을 않는 아내를 외곽도시 요양원에 입원시킨 후 느닷없이 페스트가 돌자 오랑시를 지키며 환자를 돌보는 의사 리외가 있다탈출을 시도하려고 무진 애를 쓰다가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를 포기하고 자원봉사에 나선 외래인 랑베르 기자도 있다오랑시민도 아니면서 묵묵히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다가 페스트에 걸려 최후를 맞는 장 타루도 있다.


   페스트를 신벌(神罰)이라 외치며 기도하고 회개하면서 절대자의 하회와 같은 용서와 은총을 기다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설교하던  파늘루 신부도 결국 신에게만 매달릴 수 없다 단정하고 의료봉사단에 합류한다하급관리에 지나지 않는 노인 그랑은 관청과 시중을 오가며 시민의 안위를 돌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약삭빠르게 공권력과 결탁하여 불법거래로 떼돈을 챙기며 희희낙락하는 기회주의자들절망에 흠뻑 취해 정처 없이 방황하는 제도권 이탈자들될 대로 되라는 듯 자포자기로 허송세월을 하는 케 세라 세라 (Que Sera Sera)파도 있다.


   지구촌이 몸살을 앓는다. 니체의 말마따나 지구가 온갖 못된 피부병을 앓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균()이 바로 인간이라는 그의 주장에 어찌 이의를 달 수 있겠는가. 동양, 서양, 선진국, 후진국을 막론하고 온갖 페스트가 기승부리는 혼돈 속에서 현대인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념이라는 페스트개인이기주의라는 페스트집단이기주의라는 페스트배타주의라는 페스트황금충이라는 페스트나는 선 너는 악이라는 페스트로망스와 불륜을 도저히 식별할 수 없는 혼돈이라는 페스트천민영합주의라는 페스트 등등 이루 다 형언할 수 없는 별의 별 부조리가 들끓는다. 이웃들과 척을 진 채 서로가 서로를 향해 야유하고 손가락질한다. 서로서로 똥바가지 욕바가지를 퍼부으며 겁박을 일삼는다. 바야흐로 인류는 부조리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오랑(汚浪) 공화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구소련 붕괴와 더불어 이념이라는 페스트시대가 진즉에 종언을 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케케묵은 이념자락에 매달려 네 편 내 편을 갈라 이전투구하기에 여념이 없는 오랑 공화국, 겉으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휘두르며 자유민주주의 명예를 되찾자 악을 쓰지만 속으로는 오직 제 바리때 챙기기에 골몰하는 오랑공화국, 촛불을 켜들고 밤이건 낮이건 시도 때도 없이 아침이슬을 불러대는말하자면 시대정신에서 동떨어진 사이비 교도들이 판치는 오랑 공화국, 붉은 완장을 두른 나리들이 공권력이라는 빨대를 꽂고 백성의 고혈을 빨아대는 오랑 공화국, 적폐세력이 지었다며 멀쩡한 기와집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다 천막을 치느라 오두방정 떨어대는 오랑 공화국친미주의자가 건국했다고 역사를 물구나무 세우는 오랑 공화국유신독재 친일파가 심었다고 울창한 나무숲을 베어내고 태양광 패널로 하늘을 덮고 기고만장하는 오랑 공화국세월을 좌초시킨 마녀 사이렌(Siren)이라며 중늙은이 여인을 벌거벗겨 걸개그림으로 내걸고 히히대는 오랑 공화국......, 그렇고 그런 더러운() 물결()이 범람하는 오랑 공화국을 먼 눈빛으로 바라보느라 나는 오늘도 눈꼴이 사납도록 시다.


   예도옛적 청구 땅엔

   횃불 밝힌 동이가 있어

   홍익세상을 열고

   격양가를 불렀다면서


   만년세월 흘러 흘러

   옛 땅엔 어둠이 깔리고

   들개들만 득실득실

   우짖는다면서


   숱한 사망자를 내고 페스트가 진정되었다. 하지만 알베르 까뮈가 지적했듯이 페스트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다만 삶의 갈피에 숨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때에 이르면 다시 고개를 쳐들 뿐이다. 사회부조리 또한 그렇다.



이 블로그의 인기글

오랑(汚浪) 공화국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