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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빠를 데려갔나요
09/28/20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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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빠를 데려갔나요

조사무


   서른 살 젊은 목사가 이승을 등졌다. 미망인 케이라(Kayla)는 남편을 보낸 후 수일이 지나서야 겨우 심신을 추스를 수가 있었다올망졸망한 사내아이 셋을 불러 앉히고 아빠의 부재를 알리는 그녀 가슴은 천 갈래 만 갈래 갈라지 듯 아팠다.    

아빠는 이제 집에 돌아오실 수 없단다머나먼 하늘나라로 가셨거든.”

올 초 유치원에 입학한 맏이 스미스(Smith)가 스물아홉 살 엄마한테 시큰둥하니 물었다.

"아빠는 왜 작별인사도 없이 떠났나요?(Why didn't he say goodbye?) “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 엄마는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지난 8 24일 캘리포니아 인랜드 힐스(Inland Hills)교회 담임목사인 앤드류 스토클린(Andrew Stoecklein)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요즘 여느 젊은이들처럼 팔에다 문신을 잔뜩 새겨 넣은 그는 하느님을 섬기는 목자이기에 앞서 철부지 세 아들의 아빠이자 청순하고 아리따운 한 여인이 지극히 사랑한 남편이었다헌칠한 키에 두 눈에서 지성이 번득이던 청년언론들은 한결같이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노라 전했다.


   단테의 <신곡(神曲)>에는 나뭇잎이 한 닢도 없는 앙상한 나무들이 빼곡한 골짜기가 나온다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죄인들이 메말라 비틀어진 나무로 물화(物化) 형벌을 받고 있는 지옥편 제 칠 영역 현장이다. 기독교에서 자살은 중죄로 간주한다그래서 사후에 천국은커녕 연옥에도 들지 못하고 바로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한다목사 앤드류 스토클린이 어찌 그것을 몰랐겠는가그렇다면 무엇이 중죄를 저지르도록 그를 부추겼을까자의였을까 타의였을까혹 키르케고르 말처럼 ‘절망이라고 하는 정신적 극한상황이 죽음에 이르도록 그를 닦달하고 부추긴 것은 아닐까.


   그가 세상을 뜨기에 앞서 설교했다는 ‘Hot Mess’라는 주제가 궁금해 영상을 찾아보았다검정색 바지에 티셔츠차림으로 열변을 토하는 그는 생기발랄한 헌헌장부였다.

'Hot Mess'란 부조리와 불합리가 들끓는 세상을 ‘도가니’ 또는 ‘가마솥으로 비유한 것이 아닐까어쩌면 그냥 ‘엉망진창이라 해도 별로 무리가 없을 듯싶다.

그는 자살자들 열에 아홉은 정신질환을 앓는데그들 중 대다수가 우울증(depression)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말미에 그는 “하느님이 환란 중인 너와 함께하리라.(God wants to meet you in your mess.)”라며 설교를 마쳤다. 'Hot Mess'에서조차 함께하리라는 하나님 약속을 철석같이 믿는 그가 그렇게 쉽게 절망에 빠질 까닭이 어디 있었겠는가.


   목사와 가까운 친구들 증언에 따르면 그는 평소 스토커들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시달림을 당했다고 한다교회 재정이나 부흥도 원활하고 가정사 또한 원만했다고 한다그렇다면 그를 괴롭힌 스토커들은 과연 누구였을까한동네 사는 이웃이었을까신성에 도전하는 사탄이었을까기독교 교리를 매도하는 이단들이었을까아니면 같은 성소에서 함께 하나님을 경배하는 교우(敎友)들이었을까그도 아니면 교회를 개척하고 타계한 아버지를 이어 수장에 오른 그를 애송이라 깔보며 질시하는 어떤 검은 세력이었을까.


   목사를 사지로 몰아붙인 세력이 무엇이든 그의 죽음은 자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타살로 보는 것이 옳을 듯싶다엄밀히 말해서 세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 아니 모든 자살은 타살이라는 생각이 든다누군가 또는 무언가에 의해 교사당하는 죽음이 곧 타살 아닌가

그런 죽음을 부추기는 불온한 세력이 사람일 수도 있고자연일 수도 있고, 문명일 수도 있고환경일 수도 있고정신질환일 수도 있고또 절망일 수도 있다어쩌면 초인적 힘을 과시하는 운명이 장난질치는 해코지일 수도 있다.


   코흘리개 장남 스미스가 엄마를 다그치듯 질문을 쏟아냈다.

누가 아빠를 데려갔나요

엄마아빠는 아직도 부부가 맞나요

의사는 뭐라 하던가요

아빠 없이 우린 앞으로 어떻게 사나요?”

엄마는 넋을 놓은 채 세 아이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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