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amoo
팔로마(chosamoo)
North Carolina 블로거

Blog Open 08.02.2015

전체     109144
오늘방문     7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28 명
  달력
 
Shithole에 사르리랏다
01/16/2018 06:00
조회  801   |  추천   8   |  스크랩   0
IP 69.xx.xx.16

Shithole에 사르리랏다

조사무


   요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한 낱말 하나가 미국 조야(朝野)는 물론 온 지구촌을 달구고 있습니다. 이 단어 하나를 두고 세계 곳곳에서 갑론을박(甲論乙駁)이 한창입니다. 바로 비속어(卑俗語)‘shithole’ 때문이지요. 영미권에서도 일찍부터 금기어로 묶였던 속어를 일국의 대통령이 공공연히 트윗하는 행위는 아무래도 너무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지만 누가 감히 트럼프를 말리겠습니까. 그렇다고 갑남을녀 아무나 겁도 없이 지껄이다간 뭇매 맞아 죽기 알맞은 낱말이 shithole입니다. 


   힘이 곧 정의(正義)라지요. 아무리 낮보고 얕보고 깔보고 싶어도 강자임에 틀림없는 트럼프입니다. 그 눈치보기에 급급한 섬나라 언론에선 ‘shithole’더러운정도로 희석한다지요.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면서도 자칫 관세보복을 당할까 잔뜩 겁먹은 자칭 대국은 관영지를 통해 나쁜 나라를 뜻한다며 몸조심한답디다. 눈총에서 좀 자유로운 유럽 몇몇 나라에서는 내놓고 배설구돼지우리또는 똥통이라고도 한다지요. 어떤 국가에서는 아예 문학적 냄새가 물씬거리게 '새가 알을 낳지 않는 곳’ 이니, 또는 늑대가 짝짓는 곳이라고도 한다는군요. 바다 건너 청구에선 뭐라 하나 모르지만 하여튼 참 재미있습니다.


   사전에서는 ‘shithole’‘걸뱅이 소굴또는 거지 소굴 같은 곳이라고 하더이다. 그 정도라면 저도 코흘리개 시절 한 때 살아본 적이 있습니다. 구이팔 서울수복 직후 남산을 오르다보면 중턱 왼편으로 소형 격납고처럼 생긴 퀀세트(Quonset)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었지요. 저는 상당 기간 그곳에서 거지, 소매치기, 좀도둑, 구두닦이 등 온갖 부랑아들과 어울려 살았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양아치 소굴’일 테지만 거지 소굴이라 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아니면 거지 깽깽이들이 사는 곳’은 어떨까요. 그도 아니면 거지발싸개 같은 양아치들이 우글대는 소굴’은 어떻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들은 늘 훈훈하고 편안했습니다. 퀀세트 소굴에는 무리 위에 군림하는 우두머리가 있었습니다. 저는 오른팔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청석골 소굴에서 잔꾀를 부리던 서림(徐林) 같은 참모였지요. 왼팔 노릇을 하는 행동대장도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위계질서가 잘 갖추어진 소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서로를 못 잡아먹어 으르렁대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소굴에서 가까운 피엑스 주변이나 동네를 온종일 쏘다니며 어렵게 구한 음식이나 옷가지 등을 소굴을 지키는 병자나 약자들과 골고루 나누는 복지 소굴이었습니다. 시쳇말로 흙수저들끼리 뭉개다보니 신세를 한탄할 여유도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래서인가 우리들은 불행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당시 전쟁바닥과 비교하면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은 살벌하기가 그지없습니다. 솔직히 말해 shithole보다 지저분합니다. 해코지를 하다못해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가급적 거리를 두고 싶지만 그 또한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입 조심, 펜 조심, 손 조심, 몸 조심하지 않으면 언제 당할지 모르는 세상, 마치 살얼음판 같습니다.

청구 나라에도 금기어가 몇 있다면서요. 오일팔이 그렇고 세월호가 그렇다지요. 촛불도 그렇고 태극기도 그렇다지요. 불경스레 금기어를 잘못 나불댔다가는 홍위병들한테 몰매 맞기가 십상이라면서요.

생각만 해도 으스스합니다.


   무술년입니다. 좀 있으면 강원도 두멧골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서요. 벌써 표가 다 매진되었다면서요I·SEOUL·U인가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발벗고 나서 국민으로부터 징수한 세금으로 관람권을 대량으로 구입했다면서요. 낙하산부대 낙하훈련장이 되어버린 공기관이나 공기업들도 앞장서서 몰표를 마구 사들였다면서요. 그런 지자체나 공공기관을 공적(公賊)이라고 한답디다. 게다가 홍어 거시기마냥 만만한 민간업체들에게 공공연히 압력을 가해 표를 강매했다면서요도대체 그 많은 표를 다 어디다 쓸려는 것일까요. 혹시 최근에 소굴을 앗긴 IS대원들을 위한 것은 아닐까요아님 엄동설한 겨우살이에 shithole을 전전하는 집도 절도 없는 천사들을 호강시키려는 호의는 아닐까요.


   여하튼 참 좋은 나라입니다. 그런 국가는 세상에 단 둘뿐입니다. 무상복지천국을 지향하는 남국과 지상낙원을 실현한 북국 둘이 하나가 된 열정(Passion. Connected)으로 사이좋게 허리를 움켜쥐고 구부린 채 얼어 죽은 토끼처럼 생긴 한반도 깃발을 볼썽사납게 휘두르며 경기장으로 입장한다면서요. 태극기가 그렇게도 꼴 보기 싫고 역겨우면 차라리 인공기라도 펄럭이며 삼지연인가 모란봉인가 악단이 연주하는 천리마 행진곡에 맞추어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서지 않고서 말입니다.


   한때 일제탄압에 저항하고 군부독재와 싸우던 서슬이 퍼렇던 몇몇 언론사들조차 요즘 기를 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북녘발 삭풍으로 무장한 동장군 횡포에 언로가 콱 막혔나 봅니다언론이 숨을 죽이며 웃전들과 아랫것들 눈치코치를 보느라 사팔뜨기가 된 것이 아닐까요. 그동안 특정 세력에 빌붙어 우쭐대더니 사필귀정이지요. 적폐세력으로 몰려 청산당하지 않으면 천만다행입니다. 막말을 양산하고, 오도(誤導)를 일삼고, 여론을 조작하고, 선동에 재미 붙이고, 침소봉대를 일삼고, 공익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사익에 연연하는 언론은 공기(公器)가 아니라 공적(公敵)입니다. 아니, 거지발싸개입니다.


   여러분, 혹시 요즘 들어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하지는 않으십니까. 그렇다면 다만 며칠만이라도 shithole을 살아보십시오.

괴나리봇짐을 챙겨 강원도 두메로 떠나보십시오. 꽁꽁 얼어붙은 경기장 입구에서 개막일을 기다려보십시오. 어느 날 붉은 완장을 찬 나리들이 나타나 내가 누군지 알아!’ 하며 거들먹거리면 공손히 무릎 꿇고 두 손을 내밀어보십시오. 혹 공짜표라도 듬뿍 쥐어줄지 누가 압니까그리곤 남북인가 북남인가 단일 여자아이스하키 팀이 맹위를 떨치는 현장도 구경하십시오기쁨조 북녀(北女)들이 열연하는 군무도 마음껏 즐기십시오. 그리고 기분 내키면 'shithole!'하고 속으로 외치십시오. 

오장육부가 다 후련해질 것입니다

"屑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블로그의 인기글

Shithole에 사르리랏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