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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모님의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한 내막
11/11/201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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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모님의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한 내막

 

일찍이, 졸수(구십세)를 넘고, 백수(구십구세)

천수(일백세)의 준령에 이른 빙모님은,

다수(일백팔세)를 향하여 느릿히

여유로운 걸음걸이로써 황수(일백십일세)목 근방까지,

마치 진격에 진격을 거듭해 승리한 개선장군이

맛보는 희열을

똑같이 구가하시려 합니다.

평소에 살뜰히 살펴드리는 전담 비서 작은 딸과 함께

주일 교회에 출석하면, 반가이 손을 마주 잡고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또 한 분은 이미 천수를 누려

사시면서도

여전히 강물처럼 유유히 흐르는 내 인생을 읊조립니다.

비슷한 격동의 시대사를 겪으며 살아오신 두 분 여사님

서로의 온기를 두 손 통해 체량한 후의 얼굴에서는

상기된 젊은 영상이 어른거리곤 합니다.

 

이태 전, 딱 졸수 때 한여름 한 밤에 타계한 남편을

유택에 뫼신 이후로, 호젓히 날을 맞이하고 저물리는

단조로운 생활 중에서도 사는 기쁨을 배가하고자

시니어대학 과정을 수료하여 영예의 학사모를 쓰고

졸업한 이후로, 양로보건센터 멤버로 등록해서 미국

정치 사회의 최근 동향을 수강하고, 동년배들과의

건강 증진 체조를 통해 심신을 강화하며, 기호에

알맞은 음식을 대접 받을 때면 다이닝 홀 안 가득한

웃음소리는 곧 건강의 메아리 효과를 냅니다.

 

이러 이러한 덕분에, 빙모님의 기억의 단추는

아득한 저 편 저 멀리 것까지 소환해 내는

비범한 두뇌를 간직하셨습니다.

결혼 전후사를 통틀어 발발했던 일들을, 옛 영사기

필름 되감았다 재상영하듯이 구구절절한, 기억의

파편 같은 말씀을 들을 때면 실제 장면들이

연상 작용으로, 허공의 캔버스에 그려지곤 했습니다.

 

매일 밤 여덟시 남짓에는, 비서가 하루를 마친 친정

엄마의 소회를 듣고, 응원하여 원기를 북돋우는 시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모녀간의 으레적인 대화가 오고 간

말미엔 빙모님의 사위 안부 물음이 순서에 있습니다.

혹여, 비서가 그럼, 잘 있구 말구 하는 식의, 약간

심술기 묻은 대답을 하면, 네 남편 속 상하는 일

없게 해라, 그래야 너도 평화롭단다 하시며 일침을

놓습니다.

 

오십오세의, 아직은 젊은 연세에 이생을

떠난 제 모친과 한 해 뒤 생년이어서, 각별한 정분을

화초에 샘물 붓듯이 자주 표시하기에, 이심전심의

발로인듯 합니다.

 

특별하지 않은 한 날, 빙모님과 식탁에 마주 앉았을 때

회자됐던 얘기가, 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말은, 단어가 아니라 마음의 표현이라고 정의부터

내리신 빙모님은, 말의 억양에 따라서 전달되는 감각이나

느낌이 다른 만큼 불만스런 기분이거나 불공평한 말투는

하지 말 것을 역설했습니다.

소위 소통의 법을 지키지 않은 대화는 곧 깨져서, 여러

부수적인 문제를 낳고, 더 악화되는 길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다는 것입니다.

 

대화 잘하는 법의 출발점은 경청이라고 합니다.

말하기가 먼저가 아니고, 듣기가 먼저라는 개념

남편이 말을 할 때, 아내가 남편의 눈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가고 귀 기울이게 되는 이치를

터득하게 됩니다. 그런 후에는, 말에 담긴

마음을 살펴서 공감을 표시하면 대화의 반은

성공한 셈이라고 합니다.

 

행복하면, 면역력이 증진되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황수도 예약할 수 있습니다.

질풍노도를 달려 와 지금의 잔잔한 노년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란 사랑 받고 존중 받는 느낌을

체감하는 것입니다.

 

고독하고 적막한 여정에서 온화한 교감이, 아침 햇살에

영롱한 이슬처럼 반짝거릴 때 사물은 옳게 보이고, 심성도

덩달아 난초의 성징이 되겠지요.

 

빙모님의 앤돌핀 도는, 여유한 삶 속에서 내놓은

명료한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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