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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하는, 동네, 아줌마
07/10/20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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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추억에도 교집합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도시락'일 겁니다.

추운 겨울, 당번 학생의 핵심 임무는 난로 위에 쌓아둔 도시락이 타지 않도록 고루 위아래를 바꿔놓는 것이었고…

허기진 친구들은 점심시간이 오기 전 쉬는 시간 간간이 모두 먹어치웠던…

그렇게 도시락은 추억이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도시락은 또한 노동이었습니다. 매일 새벽이면 서둘러 일어나 챙겨야 했던 아이들의 먹을거리…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아이가 있으면 기본이 두 개였고 아이가 서넛이라도 있다면 아침 식탁 위에는 정성스레 싸놓은 도시락통이 줄을 서 있었지요.

그것은 반복되는 그림자 노동.

 그래서 어머니들에게 학교급식 전면시행은 해방의 그 날이었고…혹자는 도시락에서 해방된 날을 일컬어 '여성해방'의 날이라 말하기도 했군요.

도시락은 또한 계급이기도 했습니다.

형편이 좋은 집안과 그렇지 못한 집안의 아이들이 때로는, 아니 사실은 거의 매일…서로가 비교 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 옛날엔 그깟 계란 하나가 있고 없고에 따라 아이들의 계층이 갈리고 그래서 남모를 열등감과 낭패감을 하루 한 번씩 겪어야 했던…그래서 매일 노동하는 어머니들의 마음까지도 상처 입게 했던…

그러니 도시락이 없어지고 학교급식이 시행됐다는 것은 그 모든 도시락의 추억과

어머니들의 끝없는 노동과 특히나 교실에서 일어났던 계층의 갈등까지도 모두 공교육이 대신 책임져 주었던 커다란 사건이었습니다.

"밥하는 동네 아줌마"

정치인의 입에서 나온 그 비하의 말이 논란이 됐습니다.

밥하는, 동네, 아줌마

늘 하는 일이고, 그것도 누구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뭉쳐진 이 세 단어의 조합으로 인해 상대를 업신여긴다는 뜻이 필연적으로 강해지는 그 발언…

그러나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공교육은 도시락의 추억과 어머니의 노동과 교실에서의 차별을 대신 짊어질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달랑 세 단어로 비하되기엔 그들이 대신해준 밥 짓기의 사회학적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2017년 7월10일 Jtbc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밥하는, 동네, 아줌마' 

원문보기 : http://news.jtbc.joins.com/html/017/NB114930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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