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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수상
05/11/20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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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설법

                  최명수 전 불교인회장


우리가 마음을 비우고 자연의 모습과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참으로 오묘한 질서와 조화가 그 안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참된 진리는 알음알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말보다 자연이 침묵을 통하여 설하는 법문이 훨씬 더 깊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는 것처럼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흰 눈에 꺾이고 만다. 바닷가의 둥글고 보기 좋은 조약돌은 무쇠로 만든 정이 다듬은 것이 아니고 어머니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쓰다듬은 물결의 힘이다. 어둠을 뚫고 거침없이 솟아오르는 아침 해도 한낮이 지나면 서쪽으로 지고 만다. 일출의 장엄함이 하루 종일 계속되지 않는다. 석양을 바라보면서 하루의 종말을 자기 것으로 감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서있는 것 같지만 겨울을 이겨내기 위하여 자기의 수액을 모두 뿌리에 내리고 알몸으로 버티면서 새봄의 싹을 틔우기 위하여 온힘을 쏟는다.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비울 때와 채울 때를 제대로 아는 나무들의 삶 속에도 무진 법문이 들어 있다.
진흙탕 속에 뿌리를 내린 연꽃의 줄기와 잎은 청정함을 잃지 않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 연 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물지 않는다. 오물이 연 잎에 닿으면 그대로 굴려서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연꽃이 피면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 뿌리에 나있는 아홉 구멍을 통하여 연못 안의 공기를 정화시켜 물을 썩지 않게 하고 물고기가 살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그뿐인가! 자기를 필요로 하는 이에게 꽃과 씨, 잎과 뿌리를 서슴없이 내어준다. 거룩하고 지혜로운 삶을 일깨워주는 참으로 귀한 침묵의 설법이다. 부처님 오신 날 연등을 만들어 세상을 밝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는 시끄러운 정보화시대에 살면서 컴퓨터와 스마트 폰이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요긴하지도 않은 그 많은 정보 때문에 정서와 창의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안으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삶의 본질을 찾아 가는 길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임을 점점 잊어가고 있다. 삶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그런 가르침을 주시고자 이 땅에 오셨다.
만물이 소생하는 더없이 좋은 이 계절에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잠시 접어두고 자연이 들려주는 무정설법을 한번 들어보시라.


수필.종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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