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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01/15/20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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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76.xx.xx.11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홍학꽃(안시리움 안드레아넘(Anthurium andraeanum)



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사업을 하는 지인의 어머니는
98세에 돌아 가셨습니다

말년에 형님 내외가
어머니를 모셨는 데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자꾸 집을 나가
길을 잃어 버리고 이상한 행동을 해서
형님과 형수가 무척 힘들어 했습니다.

둘째 아들인 지인은
그 당시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이혼을 하고

혼자 노숙인처럼 떠돌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형수에게 전화를 걸어
찾아 뵙겠다고 말했습니다.

형수는 어머니에게 그 말을 전 했고
둘째 아들이 온다는 말에
어머니는 들떠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 날 저녁, 시간이 되어도
둘째 아들이 오지 않자
할 수 없이 어머니 식사를
먼저 차려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식사를 하는 척하며
음식들을 몰래
주머니에 넣는 것 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보고 놀라서 말렸지만
어머니는 악을 쓰며
맨손으로 뜨거운 찌개 속의
건더기들 까지 집어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러고는
누가 빼앗기라도 할까 봐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밤이 되어서야 둘째 아들이 왔고
"어머니, 저 왔습니다"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어머니가 방문을 열었습니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온통 한데 뒤섞인 음식들을
꺼내 놓으며 말했습니다
"아가, 배고프지?
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어머니의 손을 봤더니
뜨거운 찌개를 주머니에 넣느라
여기저기 데어
물집이 잡혀 있었습니다.

아들은 명치께가 찌르듯 아파서
아무 말도 못 한채
그저 어머니를 덥석 안았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것은 다 몰라도
둘째 아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나 봅니다.

어머니는
자식 입에 밥이 들어 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머니는 자식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서는
내 한 몸 부스러지는 것 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아무 희망 없이 살아 가던 지인은
어머니의 그 물집 잡힌 손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생수 배달부터
다시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튼실한 중소기업을 일궈 내고
당당히 일어 섰습니다.

어머니가
돌아 가신 지 한참 지났지만,
지금도 힘든 날이면
어머니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고 했습니다

"아가, 배고프지?
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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