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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나 자살이냐
05/29/20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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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죽음을 표현하는 용어들

 

 

신문에서 죽음을 표현하는 용어는 나름대로 등급이 있고 기준이 있다. 


최고의 예우를 갖춘 표현은 서거(逝去)다.

이는 왕조 시대 임금이 죽었을 때 썼던 붕어(崩御)나 승하(昇遐)에 해당한다. 

요즘은 거의 국무총리나 대통령이 죽었을 경우에만 쓴다.

 

다음으로 격이 높은 표현은 종교 지도자들이 유명을 달리 했을 때 쓰는 용어들이다. 

불교의 입적, 천주교의 선종, 기독교의 소천 등이 그것이다.
성철 종정 입적, 김수환 추기경 선종, 한경직 목사 소천이 예가 되겠다.

 

그 다음은 타계, 별세, 영면이 있다. 
'박경리 타계'처럼 타계는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일 경우에 쓰인다.
외국의 유명 배우들이 죽었을 땐도 관례적으로 붙여 주고 있다.


별세 역시 꽤 존경받은 명사이거나 유명인의 죽음에 쓰인다.  
'장영희 교수 별세', '여운계씨 폐암으로 별세' 등을 최근 신문에서 볼 수 있었다 

 

영면은 고인의 지위나 신분 고하와 상관없이 두루 쓸 수 있지만 요즘은 자주 쓰지는 않는 것 같다.

그 밖에 보통 사람들 중에 신문에 날 정도의 죽음에는 작고 운명 등의 표현을 쓰기도 한다.

 

순국이나 순교 등도 아주 특별한 높임에 해당되지만 용어 자체에 가치평가가 개입되어 있는 표현이어서 쉽게 쓰이지는 않는다.

 

이런 높임말들 외에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현은 사망(死亡)이다.
보통 사건 사고 기사에 나오는 것처럼 대중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죽음일 경우에는 대개 사망이라고 쓴다.   

 

또 적대국이나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의 죽음에는 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그냥 사망이라고 한다. 
김일성 사망, 등소평 사망 등이 그것이다.  

 

이와 달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는 사실 그대로 거의 자살이라고 쓴다.
최근 잇따른 연예인들, 이를테면 '최진실 자살', '장자연 자살' 등이 그것이다.

 

자살도 어떤 때는 격을 높여서 자결이라고 쓰기도 하지만 이는 죽음에 대해 재평가가 이루어 진 후에 쓰는 것이 보통이다. '민영환 자결' 등이 그렇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도 처음에는 서거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었다.
자살이 주는 부정적인 함의 때문이겠지만 역시 서거라는 표현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호불호나 상반되는 평가와는 달리 그가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은 자살이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죽음을 표현하는 말은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이 우리 말과 글의 예법인 것 같다. 
뒈지다, 고꾸라지다, 골로 가다, 밥 숟갈 놓다 등이 심한 모욕이나 욕으로 간주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훗날 나의 죽음은 어떤 단어로 표현될까. 
우리가 늘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 화두가 아닌가 싶다.  <2009.5.29>


 



5월 29일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린 시청 앞 서울 광장. 
시민들이 노란 풍선을 날리고 있다.
서거,죽음,노무현,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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