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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20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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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부터 매일 아침 편집국 복도 벽에 전날 인터넷에 올려진 기사들의 조회수가 게재되고 있다.
 아마 기자들을 좀 더 독려하고 자극해서 더 좋은 기사, 더 많이 읽히는 기사를 쓰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성(性)과 돈 혹은 엽기성 제목의 기사들은 거의가 조회수 상위 랭크에 든다는 점이다.
 

  "한인 여대생 몰카...일 유학생 4년형"
  "유학생 등친 유부녀 꽃뱀"
  "이웃 물어 죽인 개... 주인에 살인죄"
  "집값 바닥...사두면 돈" 강남아줌마들 LA로
 

 최근 내가 달아낸 제목의 기사들인데 거의가 조회수 수천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 사이트서 몇 천번 조회했다는 것은 대단한 거다.)
 

별로 긴 기사들이 아니고 대단한 정보가 담긴 기사들도 아니다.

그래도 인터넷에선 이런 것이 읽힌다는 말이다.
 

 인터넷 독자들이 심각한 것, 뻔한 얘기, 따분한 기사는 딱 싫어한다는 것.

 신문이 아무리 좋은 기사, 중요한 기사라고 써서 내 밀어도 인터넷에선 별로 호응을 받지 못한다는 것. 

 진작부터 알긴 했지만 그래도 신문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런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때로는 화가 난다.     


 세상이 그리 되었으니 어쩌랴.

 그렇다고 '선데이 서울'이 아닌 다음에야 신문이 그런 기사만 담아낼 수도 없으니...

 이래저래 인터넷 시대를 헤쳐나갈 신문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되었다. 


 

                                                     *   *   *

 

 편집자로서 아침마다 내가 제목을 달아낸 기사들이 얼마나 조회수를 기록했는 지 관심있게 본다.
 조회수가 높은 것을 보면 흐뭇하고 아예 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한 기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편집을 할 때 재미는 없지만 중요한 정보가 담겼거나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기사는 더욱 신경을 써서 제목을 단다.
 기사에 나오지 않은 말도 전체 맥락을 생각하며 새로 만들어 보고 단순한 사실도 에둘러서 달리 표현해 보려고도 한다.

 우리 기자들이 애써 쓴 기사인데 어떻게 해서든 독자의 흥미를 자극해서 읽게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에서다.
 

 그러다 보니 유혹에 빠질 때도 있다.

 뻥튀기 제목, 선정적인 제목, 호들갑스런 제목, 허풍스런 제목들이 그것이다.

 

 읽어보면 별 것 없는 것도 제목만으로 조회수가 올라가는 것들...

 그것에 일조한 당사자가 됐을 때는 조회수 올라가는 게 오히려 부끄럽다. 

 그런 것들이 한두 번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은 제살깎기라는 것..

 한 두 번은 속을 지 모르나 결국은 매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문 만드는 일은 즐겁고도 힘이 든다.

 



 

 편집국 한켠 책상 위에 쌓인 신문 더미
신문 제목,편집,인터넷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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