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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한글학교 난립, 문제있다
06/22/20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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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한국학교 난립 문제 있다



한국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한글과 더불어 우리 역사, 전통 문화 등을 가르치는 곳이다. 이를 통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민족의 얼도 이어간다. 

 

 한인 학부모들의 관심도 크다. 한국 정부 역시 나름대로 예산을 들여 한국학교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학교에 대해 우려하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한국학교 운영이 갈수록 힘듭니다. 선생님 구하기가 쉽지 않고 학생도 자꾸 줄어드네요. 한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는 있지만 늘 모자랍니다. 규모가 크다는 우리가 이 정도인데 다른 곳은 더 힘들 겁니다." 


 지난 주말 어느 교회 부설 한국학교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정말 그럴까, 자료를 찾아봤다. 2015년 LA한국교육원 조사에 따르면 관할(남가주, 네바다, 애리조나, 뉴멕시코주) 지역엔 모두 222개의 한국학교가 있다. 교사는 1936명, 학생은 1만2374명이다. 2014년에는 217개 학교에, 교사 1938명, 학생 1만 3175명이었다. 8년 전인 2007년에는 한국학교 182개, 교사 1839명, 학생은 1만 4435명이었다. 


이 수치로 보면 한국학교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전체 학생은 오히려 조금씩 줄어들었다. 위 관계자의 우려가 숫자적으로는 확인이 된 셈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훨씬 더 큰 것 같다.


현재 남가주 일대 한국학교는 교회 등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곳이 거의 80%에 이른다. 이게 문제다. 아이들은 한정되어 있는데 웬만한 교회마다 한국학교가 세워지다보니 규모는 점점 작아지고 교육 수준을 유지하기가 자꾸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규모의 영세함과 시설의 열악함이다. 조사된 한국학교를 보면 학생 수 400명 이상의 비교적 큰 곳도 몇 곳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100명 이하다. 20명이 안 되는 곳도 적지가 않다. 시설과 상황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교사 수준도 문제다. 교회 부설 한국학교는 그 특성상 교사의 봉사와 사명감에 크게 의존한다. 요즘말로 ‘열정 페이’다. 적절한 보상 없이 한 개인의 헌신과 노력에만 맡기기에는 2세 한글 교육의 중요성이 너무 크다. 한글만 알면 아무나 한국학교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문제다. 그런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자격을 갖춘 교사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더 큰 어려움이다.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난립해 있는 한국학교를 지역별 혹은 거점별로 통합하는 것이다. 그래서 규모를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학교를 신앙교육 내지 전도 차원의 필요로 인식하고 있는 각 교회들의 현실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별로 높아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딜레마다. 


전통적으로 한인 이민교회는 2세들의 민족교육, 정체성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져왔다. 해외 최초의 한글학교도 1906년 하와이 감리교회서 세운 한글학교였다. 교회가 이렇게 우리 말과 글에 대해, 또한 민족 역사와 전통 문화 전수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뜻깊고 좋은 일이다. 그리고 지금도 한인들이 많지 않은 일부 지역은 교회가 이런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지역 한인사회의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LA 뉴욕 등 한인밀집 지역은 이야기가 다르다. 교회 말고도 전문적으로 한국학교 역할을 하는 곳들이 이미 여러곳 존재하고 있다.

 

우리 집 아이도 초·중학교 때 6년 정도 두어 군데 한국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보내기가 늘 힘이 들었다. 한국학교 수업을 재미없어 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만 그랬던 게 아니다. 한국학교를 즐겁게 다닌다는 아이는 주변에서 별로 보지 못했다. 


핵심은 이것이다. 한국학교가 부모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정말 가고 싶은 곳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체성 교육, 민족 전통 계승 같은 목표는 그 다음에 저절로 이뤄진다. 한국학교 재정비는 그래서 더 시급한 문제다. 

 

 하루라도 빨리 규모를 키우고 시스템을 갖추고 훌륭한 선생님을 더 모셔야 한다. 그 출발은 누군가가 먼저 내려놓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학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열정과 능력을 갖춘 이들에게 맡겨야 한다.  힘들어 하면서도 억지로 움켜쥐고 있는 것보다 그냥 놓아버릴 때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 열릴 수 있다. 


마침 방학을 맞은 지금 교회 부설 여러 한국학교들이 한 번쯤 이 문제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 싶다. (20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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