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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답(答)은 '똥꼬'였다
07/07/2019 06:00
조회  3323   |  추천   21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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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연말고사 때 있었던 일이다.

2학년을 마무리하는 연말고사의 마지막 시험과목은 생물(生物)이었다.

워낙 특별했던 일이어서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기억하는 문제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음식을 먹고 영양을 섭취한 후 괄약근을 움직여서 찌꺼기를 몸 밖으로 배설(排泄)하는 신체부위는?'

정답은 누구나 알고 있는 '항문(肛門)'이다. 그런데 그 당시 항문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질 않았다.


2학년 한해의 학습을 평가하는 학년말 시험에서 한 문제라도 더 맞추기 위해 머리를 짜고 또 쥐어짜도 '항문(肛門)'이란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똥`구`멍으로 쓰고 말았다. 믿기지 않겠지만 

똥`구`멍 외엔 아무 것도 생각 나지 않았다. 정말이다.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과 답을 맞춰보면서 문제의 정답이 '항문'인 것을 알았다. 게다가 생물 선생님께선 시험을 보기 몇주 전 수업시간에 '항문' 이외의 답은 모두 틀린 답으로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다. 

특별활동 때문에 수업을 빠졌던 나는 못들었지만...


같은 뜻의 말이지만 답(答)이 달라서 점수를 까먹는 것이 억울했던 나는 교무실로 생물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 똥`구`멍도 정답으로 해주세요. '항문(肛門)'은 한자어(漢字語)지만 똥`구`멍은 순수한 우리말이잖아요. 맞는 답으로 해주세요... 네?"  간절한 읍소와 똥`구`멍은 우리말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에 마음이 움직이셨는지 선생님은 똥`구`멍 까지 정답으로 처리해주신다고 하셨다.


내 얘기를 들은 한 친구가 선생님을 찾아가서 자기도 맞게 해달라며 내민 답은 똥`구`녕 이었다. 선생님은 똥`구`녕은 안된다고 하셨고, 옆자리에 앉아계신 국어 선생님도('하늘'이란 시(詩) 때문에 내 귀싸대기를 후려쳤던 분이 아님) 똥`구`멍은 우리말 표준어지만 똥`구`녕은 사투리여서 곤란하지 않느냐고 하셨다.


그러자 "선생님, 이건 생물시험이지 국어시험이 아니잖아요" 하는 친구의 항변에 선생님은 순전히 녀석을 달래주기 위해서 지나가는 말로 한번 생각해보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다.


생각해보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전해들은 몇 명의 친구들이 우르르 교무실로 몰려가서 자기들의 답안도 맞는 것으로 해달라고 조른다. 그 친구들이 쓴 답은 이런 것들이었다. 똥꾸멍, 똥꾸녘, 똥꾸먹...  이것 때문에 선생님은 며칠 동안 마음고생을 하시며 항문(肛門)과 똥`구`멍 사이에서 심사숙고를 하셔야 했다.


일주일 후, 선생님은 다른 답안은 모두 오답으로 처리하고 '항문'과 똥`구`멍은 맞는 걸로 하셨단다.

그런데, 많은 친구들이 선생님을 찾아가서 떼를 쓸 때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친구가 있었으니

그 녀석이 쓴 답(答)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똥꼬'였다.


J 블로그는 똥`구`멍 과 똥`구`녕을 붙여쓰면 금지어에 걸려 글을 등록할 수 없다.

4대강 녹조를 뿜어내는 코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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