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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뮤어 트레일 10일차
08/24/20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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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by Meadow 에서 Muir Trail Ranch까지 약 13마일. 


 Evolution Meadow에서 1마일을 지나 경사가 심한 약 0.8마일 구간을 제외하면

내리막과 평지여서 휴식시간을 포함해도 대략 6시간 내지 6시간 30분을 걸으면

Muir Trail Ranch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Muir Trail Ranch가 오픈하는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오늘은  Muir Trail Ranch 에서 음식을 찾고, 1마일 가량 떨어져 있는

Blayney Hot Spring에서 몸을 담근 후 근처에 있는 캠핑장에서 스팸 2캔과

정어리 통조림을 안주삼아 쐬주 2팩을 마시면서 정담을 나눌 계획이다. 


 예상했던 대로 Muir Trail Ranch 도착하니 12시 30분.
권박사가 온라인에서 발급받은 영수증을 보여주니 우리가 부쳤던 바켓을 꺼내온다.

 테잎으로 칭칭 감은 뚜껑을 열고 절반씩 담아놓은 음식을 꺼내 곰통을 채운다.
짐을 부칠땐 신경쓰지 않았던 소주 2팩과 스팸 2캔, 정어리 통조림의 무게가 상당하지만,
어차피 오늘 밤에 마시고 먹어서 없앨 것이라 배낭에 쑤셔넣고 매점으로 간다.

 안파는 줄 빤히 알면서 맥주나 세븐업이 있느냐고 물으니 'No!'
진열장엔 배터리와 일회용 반창고, 타이레놀, Pepcid, Antacid을 비롯한
처방이 필요없는 약이 놓여있다.

 Antacid 2알이 들어있는 한봉지에 25전.
나는 만약을 생각해 3불을 지불하고 12봉지를 구입한다.

 공급받은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우린 길을 나서기 전에 늘 그랬듯이 지도를 살펴본다.
근데, 가고자 하는 Blayney Hot Spring 근처에 캠핑 스팟이 없다.
이틀 전에 마주친 나사장 일행은 온천에서 몸을 담그고 근처에서 야영을 했다고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Blayney Hot Spring에서 남쪽으로 우리가 왔던 2.1마일을 되돌아가야
캠핑 스팟이 있다.

 그 사람들은 남행 코스여서 야영을 하고 바로 떠나면 되지만, 북행중인
우린 왔던 길을 돌아가 야영을 하고 아침에 다시 쟌뮤어 트레일을 따라서
1.7마일을 걸어와야 지금 서있는 위치와 동일한 지점에 도착한다.

그러닌까 오늘 2.1마일.
내일은 1.7마일을 보태 합계 3.8마일의 헛걸음을 더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힘들어 죽겠는데, 제 정신이 아닌 다음에야 3.8마일을 더 걸어야 할 이유도 걸을 사람도 없다.

 권박사와 이사장에게 의견을 물으니 온천은 생략하고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가
마땅한 장소가 있으면 텐트를 치고 쐬주나 한잔하면서 쉬어가자고 한다.

 지도를 살펴보니 경사는 심하지만 Muir Trail Ranch에서 약 2.7마일을 더 가면
Senger Creek 옆에 캠핑 스팟이 있다.

 오후 2시.
배낭을 매고 Muir Trail Ranch를 나서는데 뒤쪽의 넓은 길에서 60대 백인 부부가 걸어온다.

"이 길은 어디로 가는 길이냐?" 
"아마 John Muir Trail로 가는 Shortcut(지름길)일껄?"

백인 부부가 말한 지름길은 내리막의 연속이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경사가 심한 오르막인데 왜 내리막일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참을 가는데 누군가 우릴 부른다.
누구지? 우릴 부를 사람이 없는데?

걸음을 멈추고 기다리니 오전에 Muir Trail Ranch로 오는 도중 만난
노인들을 안내하던 백인 청년이다.

청년은 우리가 길을 잘못가고 있다며 이 길은 Florence Lake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어떻게 우릴 봤느냐 물으니 리더 영감님이 엉뚱한 길로 가고있는 우릴 발견하고 
빨리가서 알려주라고 했단다.

나도 모르게 된장헐! 소리가 나온다. 
20여분을 내려왔는데 다시 올라가야 하다니... 쩝

 '내가 너희들을 봤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니네들 Florence Lake 까지 갈뻔 했다'는
영감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길을 되돌아 John Muir Trail에 진입하니 오후 3시.
 
 걸음을 서둘러야겠다.
쉬지않고 부지런히 걸어도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어서 5시가 넘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다.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먹구름이 몰리는게 아무래도 불안하다. 
비가 쏟아질려나?

 안좋은 예감은 왜 그렇게 적중이 잘되는걸까?
겨우 30분을 걸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지나가는 비겠지? 하고 배낭 커버만 뒤집어 씌우고 가는데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번개를 동반한 천둥소리가 고막을 때린다.

 부랴부랴 비옷을 챙겨입지만 우박과 함께 세차게 쏟아지는 비는 온몸을 흠뻑 적시고 만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Senger Creek 옆의 캠핑 스팟에 도착하니 6시.

 그치지 않는 비를 원망하며 흙이 묻어나지 않는 풀밭위에 부랴부랴 텐트를 설치한다.

 젖은 옷을 벗어 비닐 봉지에 넣고 팬티만 입은 채 텐트를 때리는 빗소릴 들으며
버너의 불을 쬐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  편한 집을 놔두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내가 왜 쟌뮤어 트레일에 도전했을까?

 따끈한 오뎅국물에 쏘주 한잔 마시고 싶다. 
배낭속엔 소주와 통조림이 있는데 비가 그치지 않아선지 권박사와 이사장은 조용하다.

오늘 소주와 통조림을 먹어 치우지 않으면 내일은 저걸 짊어지고 온종일 걸어야 할텐데..?
"비 그치면 한잔할까요?"  "오늘은 생각이 없는데요"  
들려오는 대답은 또다시 내 예감을 적중시킨다.ㅠ

 제길헐...
그렇다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혼자서 다 마실 수도, 먹을 수도 없는데...쩝

별수없다.
내일은 꼼짝없이 소주와 통조림, 비에 젖은 옷가지를  짊어지고
고난(苦難)의 행군을 하는 수 밖에..


McClure Meadow  ↑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부친 이사장이 Evolution Creek을 건너고 있다.  ↓




여기서 부터 John Muir Wilderness와 Sierra National Forest 가 시작되고

3.2마일을 더 가면 우리가 출발하기 2주전(지금부터 3주 전)에 부쳤던

음식을 찾는 Muir Trail Ranch가 있다.  ↓


Muir Trail Ranch로 가는 도중 Ranch Cabin에 묵으면서

하이킹을 하고 있는 백인 노인들을 만난다.


이사장은 노인들을 모아놓고 하이킹의 중요성과

뮤어 트레일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며 박수를 받는다.  ↓

(빨간 하트에 가려진 영감님이 우리에게 도움을 준 고마운 분이다.)


이 팻말이 보이는 곳에서 0.5마일 가량을 더 내려가면

쐬주 2팩과 부식이 담긴 바켓을 찾을 수 있다.  ↓


뮤어랜치 문옆엔 백패커에게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


5갤런 바켓이 창고에 가득하다.

이곳에서 온라인으로 발급받은 영수증을 보여주면

컴퓨터로 확인후 떠나기 전에 부쳤던 바켓을 찾아준다. 


길을 걸으며 모아둔 쓰레기는 종류별로 구분해 놓여있는 바켓에 버린다  ↓


오른쪽에 나란히 놓인 바켓은 음식을 재공급 받은 백패커들이 넘치는 음식,

먹다남은 음식을 구분해 넣어두면 다른 백패커들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서 가져간다.

나도 여기서 한국산 맥심커피와 분말로 된 게토레이 몇봉지를 주워담아 요긴하게 사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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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뮤어 트레일, John Muir Trail, 존뮤어 트레일, 백패킹, Muir Trail Ra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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