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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미션픽
11/14/2017 06:00
조회  512   |  추천   11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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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면 金素月 詩人의 왕십리(往十里)를 떠올린다.

그리고, 자취방의 젖은 툇마루에 걸터앉아 빗줄기 가득한 허공을 바라보며

왕십리(往十里) 시(詩)를 읊으시던 작은형님의 모습을 그려본다.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오,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往十里 - 金素月

                                                     (1923년 8월, 잡지 <신천지> 9호에 발표된 詩) 


 

 형님은 왕십리(往十里)를 읊으신 후 양철지붕 처마의 낙숫물 소리를 반주삼아

구성진 목소리로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동심초(草)노래 부르곤 하셨는데, 어린 가슴을 적시던 형님의 슬픈 노래는

5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귓가를 맴돌고 있다.


 글을 잘 쓰셨고 감성이 풍부했던 형님은 글쓰는 직업이 아닌 사업가로 성공했으며,

칠순(七旬)을 넘긴 지금은 서울 근교 양수리에 있는 별장과 서울의 집을 오가면서 

손주들 재롱을 보시며 노년의 생활을 즐기고 계신다.


 아버지를 닮은 불같은 성격도 지금은 많이 유순해지셨고, 원칙을 지키는 소신과

남을 배려하는 인정은 여전하지만 세월이 안겨주는 무게는 어찌할 수 없는지

내게 술을 가르쳐주던 두주불사(斗酒不辭)의 주량은 이제 많이 줄었다고 한다. 


 촉촉히 젖은 금요일 오후.

내리는 비를 맞으며 작은 형님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미션픽을 오른다.


 형님이 하셨던 것처럼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를 읊조리며,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를 흥얼거리면서

차가운 바람에 실려와 몸을 적시는 빗속을 걸어 산을 오른다.



******************


동심초(草)
김안서() 역시(), 김성태() 작곡의 가곡


1945년에 작곡된 가곡으로 광복 이후 민족적인 서정을 강조하며 지은 노래이다.

‘8분의 6박자, 애타는 정으로’라는 악상기호가 붙어 있다.


가사는 7세기 중국 당나라 시인인 설도()의 작품을 김안서가 번역한 것으로

1955년『한국가곡집』에 처음 소개되었는데, 당시 원시의 작자가 신사임당()으로

오기()되어 잘못 소개되기도 하였다. (출처:네이버지식백과)



창문을 노크하는 비는 메말랐던 마당을 흥건하게 적셔준다   ↑


 누런 풀밭에 앉아 비를 맞으며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우공(牛公)   


 내리는 비는 벤치를 적시고...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미션픽 정상의 바위에는 여인이 비를 맞으며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고 


여인이 앉아있던 바위 옆엔 한다발의 장미꽃과 맥주 한캔이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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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동심초, 김소월, 미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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