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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왜 태국-라오스 국경에 다리를 놓았나? / 중국은 남북축 진출, 일본은 동서축 공략...
04/05/20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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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는 왜 태국-라오스 국경에 다리를 놓았나?

                          

                           [서남 동아시아 통신] 아세안 경제 통합과 메콩 강의 다리들

지난 8월 하순 태국에서 메콩 강의 국경 다리를 통해 라오스에 다녀왔다.

갈 때는 태국(타이) 묵다한에서 라오스의 사바나켓을 연결하는 제2교를 지났고, 돌아올 때는 국경 다리는 아니지만 라오스 팍세 지역의 메콩 강에 건설된 팍세 다리를 건너 태국의 우본라차타니로 돌아왔다. 메콩 강은 티벳 고원에서 발원하여 최종적으로 베트남에서 거대한 삼각주를 만들며 남중국해로 빠져나가는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국제 하천 중의 하나이다.

동남아 10개국이 결성한 아세안은 2015년까지 아세안 전체를 단일 시장과 단일 생산 기지로 전환하고, 지역 내 국가들의 균형 발전을 달성하며, 경제 정책을 조화시켜 아세안 경제 공동체를 창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동체 창설 계획은 역내 국가 간 발전 격차라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도차이나 4국(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의 1인당 소득은 싱가포르의 수십 분의 1에 불과하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하는 인적 개발 지수에서도 싱가포르가 세계 20위권에 있지만,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은 140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발전 격차를 고려하면 각국이 같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제도를 채택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아세안은 인도차이나 지역의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중의 하나는 아세안 연계성(connectivity) 제고 프로그램이다. 아세안은 연계성 청사진에서 역내 고속도로 건설을 1순위 사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아세안 고속도로 중 인도차이나 지역 부분 도로는 지역 전체를 남북과 동서로 연결하여 격자망처럼 건설된다. 끊어져 있는 고속도로가 모두 연결되면 역내의 인적 교류, 교역, 투자가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 인도차이나 지역의 고속도로 건설에서 메콩 강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특히 라오스가 내륙국이기 아세안 고속도로는 라오스를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고 메콩강은 태국과 라오스의 자연 국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태국과 라오스 간 제2우호교를 잇는 버스의 시간표. ⓒ박번순

2013년 8월 말 현재 메콩강 위에 태국과 라오스를 직접 연결하는 다리로 완공되었거나 완공을 앞둔 것이 모두 4개이다.

모두 우호교(友好橋)라고 불려지는 이 다리 중 제1우호교는 1994년에 완공되어 태국의 북동부 농카이와 라오스의 수도 비엔찬을 연결하고 있다. 제1우호교는 차도로 이용될 뿐 아니라 다리 중앙에는 철로까지 부설되어 태국 농카이에서 비엔찬의 외곽까지 기차가 다니고 있다.

제2우호교는 2006년 말에 개통되었는데 태국의 동부 묵다한과 라오스의 사바나켓을 연결하고 있고, 제3우호교는 역시 태국 동북부 지역인 나콘파놈과 라오스의 중부 지역인 타켁을 연결하는 다리로 2011년 말 개통되었다.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4교는 태국 북부 지역인 창콩과 라오스의 훼이사이를 연결한다. 1교와 4교는 남북 고속도로, 2교와 3교는 동서 고속도로의 부분이다.

결국 메콩 강의 다리들은 인도차이나 내부뿐만 아니라 인도차이나와 중국까지 연결하는 지역 통합의 중요한 기반이다. 비록 유럽의 국경과는 달리 여전히 출입국 관리소에서 버스를 내려 출국과 입국 수속을 해야 하지만 양국 국민이나 여행객은 문제없이 국경을 통과하고 있다. 그래서 누구든지 태국에서 다리를 건너면 닿는 라오스의 타켁이나 사바나켓에서 비록 하루에 한편에 불과하지만 베트남의 하노이, 휴, 다낭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태국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2012년 한 해 동안 태국인 2만 명이 제3교를 이용해 라오스로 나갔고, 제3국 여행객 5.5만 명이 다리를 건넜다. 라오스의 타켁 시가 있는 캄무안주의 경우 연간 3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한다. 다리가 건설되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래서 메콩 강의 다리 위를 달리는 차량들을 보면 인도차이나 지역이 서서히 경제적으로 통합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 라오스의 팍세 다리. ⓒ박번순

동시에 메콩 강의 다리는 인도차이나 지역을 두고 벌이는 원조국의 이해관계를 알려 주기도 한다. 제1우호교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정부가 3400만 호주달러를 지원하여 건설했다. 오랫동안 동남아에 대한 지식을 축적했던 호주가 가장 먼저 기념비적인 사업을 한 것이다.

제2우호교는 일본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완공되었다. 호주에게 선수를 빼앗긴 일본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서 회랑을 연결할 수 있는 다리를 건설한 것이다. 7000만 달러를 투입한 제2우호교의 건설 과정에서 크레인 붕괴 사고로 일본인 기술자 수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일본은 국경 다리는 아니지만 라오스 팍세의 메콩 강을 가로지르는 팍세 다리 건설에 자금을 대 2000년 완공하기도 했다.

제3우호교는 태국 정부가 5700만 달러를 지원하여 건설했다. 강대국의 원조 틈바구니에서 지역의 맹주를 자처하는 태국도 뭔가를 해야 했던 것이다. 마지막 제4우호교는 중국, 태국이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 제4우호교는 윈난성의 쿤밍에서 라오스를 거쳐 태국 창라이로 내려오는 남북 종단의 중요한 노선이 된다. 중국은 이 외에도 쿤밍과 비엔찬을 연결하는 초고속철도를 계획하고 있고 이 철도가 방콕과 싱가포르까지 연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적어도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메콩 강 다리 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다. 일본은 중국을 의식한 듯 동서 연결을 중시했고 중국은 남진을 위해 남북 연결을 중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지원국들의 역량이다. 돈이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공적 개발 원조(ODA) 자금 지원은 결국 해당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국민이 이를 이해해 줘야 한다. 지원 대상 지역에 대한 철저한 공부가 없다면 현지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기 어렵다.

호주가 라오스를 최초로 외부 세계로 끌어낸 제1우호교 같은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호주 전체의 역량이 컸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동남아에 대한 지식을 축적했던 호주만이 할 수 있었다. 제1우호교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갈 때 마다 이 다리의 건설을 위해 프로젝트를 알아보고 자금을 지원한 호주 시민 사회의 안목과 성숙함이 부러웠다.

이후의 건설된 다리들도 마찬가지이다. 제1우호교에 비해 그 의의는 감소했고, 일본, 태국, 중국 등이 자국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이들은 라오스 곳곳을 개방했다. 메콩 강의 다리를 통해 미답의 땅을 동경한 세계 각국의 배낭 여행객이 라오스로 찾아오고 라오스는 잠을 깨고 있다.

국경 도시인 사바나켓과 팍세에서는 한국인이 라오스에 설립한 '코라오'라는 회사가 대대적으로 한국 자동차의 할인 판매 행사를 하고 있었다. 라오스의 개방이 우리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것이다. 우리 정부나 시민 사회는 언제쯤 한 나라를 깨울 수 있는 저런 안목을 길러낼 수 있을까? 메콩 강의 다리 두개를 보고 온 느낌이다.

<프레시안>은 동아시아를 깊고 넓게 보는 시각으로 유명한 서남재단의 <서남포럼 뉴스레터>에 실린 칼럼 등을 매주 두 차례 동시 게재합니다. 박번순 홍익대학교 초빙교수의 이 글은 <서남포럼 뉴스레터> 196호에 실린 글입니다.


     중국은 남북축 진출, 일본은 동서축 공략...

               메콩강 유역서 '십자 충돌'

                                                             중앙일보 2013.05.20 00:34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시내 북동쪽, 자동차로 약 15분 거리.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 스타디움과 실내 체육관이 나타났다. 2009년 동남아시아(SEA) 게임 주경기장으로 쓰였던 곳이다. 중국은 당시 이 체육관을 공짜로 지어줬다. SEA게임 참가국도 아닌 중국이 왜 이곳에 거금을 들여 체육관을 지어줬을까.

 오정수 라오스국립대학 교수는 ‘전형적인 스타디움 외교’라고 말한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체육관이나 전시장 등 주요 시설물을 지어주고 대신 에너지 개발권 등을 얻어냈다. 그런 외교·통상 전략이 인도차이나 반도 메콩 지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콩 리포트] 중앙일보 - 포스코경영연구소 기획


라오스는 체육관을 받고 대신 상주인구 5만 명 규모의 차이나 타운 부지를 중국에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다. 중국은 ASEM 컨벤션센터도 8000만 달러를 들여 지어줬다. 비엔티안의 상징인 개선문과 예술의전당 격인 국가 문화홀 등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마크가 붙어 있다. SEA게임 스타디움에서 2.5㎞ 떨어진 세이세타 지역에는 신도시 공사가 한창이다. 역시 중국이 돈을 댔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의 메콩 공략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쿤밍(昆明)에서 수직으로 내려와 라오스 비엔티안까지 연결되는 417㎞의 고속철도 구축 사업은 그 상징이다. 올해 착공할 이 공사의 규모는 약 70억 달러. 중국 건설사들이 공사를 맡는 조건으로 중국수출입은행이 전액을 대출해 줬다.

중, 쿤밍발 3900㎞ 메콩 고속철 구상

 안유석 비엔티안 KOTRA 무역관장은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중국의 고속철 공사가 마침내 시작됐다”며 “2018년 공사가 끝나면 시속 180㎞의 고속철이 중국으로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 철도망을 태국·미얀마·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까지 연결하는 3900㎞의 ‘메콩 고속철도’로 만들겠다는 게 중국의 구상이다. 미얀마에선 현대판 ‘버마로드’의 부활이, 라오스에서는 아시안 고속철도 구축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인도차이나 반도를 북에서 남으로 휘젓자 동남아를 자신의 텃밭으로 여기는 일본도 가만있을 수 없게 됐다. 일본의 대대적인 반격도 진행 중이다.

일, 중국이 기획한 미얀마 공단 공사 따내

미얀마 양곤 시내를 흐르는 양곤강 단린 다리를 건너 도착한 틸라와 공단. 당초 중국 측에 의해 기획됐으나 지난해 돌연 사업자가 일본 기업으로 바뀌었다. ‘돈’의 힘이다. 일본은 지난 1월 미얀마에 1989억 엔(당시 환율로 약 22억 달러)을 대출해줬다. 말이 대출이지 금리가 0.01%인 무이자 원조성 자금이었다. ‘엔’을 무기로 틸라와 공단을 일본으로 끌어온 셈이다. 스미토모·미쓰비시·마루베니 등 일본 측이 49%를, 나머지 51%는 미얀마 상공회의소가 투자하는 형식이다. 마사키 다카하라 JETRO 미얀마 소장은 “일본이 제공한 차관 대부분은 전력·도로 등 공단 주변의 인프라 건설에 쓰인다”며 “많은 일본 기업이 벌써부터 공단 입주를 문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미얀마 포스코 법인장은 메콩 지역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경쟁을 ‘十(십)자 충돌’이라고 말한다. 그는 “일본 세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중국 세력은 북쪽 윈난(雲南)성에서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며 “이 세력이 메콩강 주변에서 ‘十’자 형태로 부딪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동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을 천명한 미국까지 뛰어들면서 메콩 전역이 개발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막무가내식 진출은 현지 반발을 사기도 한다. 양곤의 에너지 서비스업체인 스마트 그룹의 할라잉 회장은 “미얀마에 온 중국인들은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며 “미얀마 발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가 중국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곤대 부설 양곤경제연구소의 레이 키 교수는 “중국의 투자는 미얀마의 안보를 위협할 수준”이라며 “이런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중국은 미얀마 내 독점자 지위를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중국 자금으로 건설되던 약 37억 달러 규모의 댐 공사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역시 메콩 개발에 적극 뛰어들 때라고 말한다.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중국과 일본의 공세에도 메콩 주변 국가에는 아직 우리가 노릴 만한 ‘힘의 공백 지역’이 많다”며 “이런 곳을 노리는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적극적 역할도 필요하다.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등은 비즈니스 환경이 취약하다. 그런 만큼 정부 대 정부 간 투자·개발 여건 조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머뭇거리다가는 중국과 일본에 밀려 우리가 설 땅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수출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대(對)미얀마 EDCF(대외경제협력자금)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 ‘포스트 차이나’ 전략 서둘러야

   수출입은행은 9000만 달러를 들여 북부 전력을 남부 산업단지로 끌어오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가 돈을 내는 만큼 공사도 우리 기업에 맡길 계획이다. 엄성용 수출입은행 동남아팀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기업의 미얀마 진출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업 거점을 베이징에서 양곤으로 옮긴 모영주 건홍인터내셔널 사장은 “몇 년 새 중국 임금이 크게 올라 미얀마·라오스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메콩은 한계에 직면한 중국 진출 기업의 소프트랜딩(연착륙)에도 최적지”라고 말했다. 메콩은 이미 우리에게 ‘포스트 차이나(Post-China)’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특별취재팀= 이정재(베트남, 캄보디아)·한우덕(미얀마, 중국 윈난성)·채승기(라오스, 태국)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심상형·박경덕·사동철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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