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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까짓 거 안 해. 우리끼리 잘 살 수 있어." 시진핑의 '자력갱생' 전략 통할까
05/29/20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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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공산당, 미국과 신냉전 체제 대결 구도


"세계의 공장? 이제 안해" 시진핑의 '자력갱생' 전략 통할까


"세계의 공장? 까짓 거 안 해. 우리끼리 잘 살 수 있어."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제13기 제3차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언을 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주 인민들에게 이렇게 선언한 거나 다름없다. 23일 참석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전국위원회 제13기 제3차 회의 경제계 위원 연석회의에서 “내수가 중국 경제의 살길”이라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론 이렇게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은 세계 경제 불황, 국제 금융 시장의 파동, 일부 국가의 보호주의와 일방주의, 지정학적 정치 리스크 상승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다”라고 했다. 여기서 일부 국가는 사실상 미국이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한 미국의 위협에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맞고 있다는 걸 시 주석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중요한 건 시 주석이 꺼낸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그의 다음 발언이다.

중국은 내수가 지배하는 경제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내수를 출발점이자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제13기 제3차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언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화통신도 이날 "중국은 14억 명 이상의 인구가 거대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며 시 주석 발언에

힘을 실었다.


격세지감이다. 그동안 중국을 키운 건 팔 할, 아니 그 이상이 수출이다.


지난달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의 한 유모차 공장에서 직원이 조립 공정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했지만, 서방보다 시장도 자본도, 인프라도 일천(日淺)했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속된 말로 ‘몸으로 때울’ 수밖에 없었다. 노동력을 밑천 삼아 수출 시장에 뛰어든다.

10년쯤 지나 기회가 찾아왔다. 냉전체제가 붕괴된 90년대다. 세계가 ‘자본주의’로 대동단결했다. 글로벌리즘(세계화) 물결이 밀려닥쳤다. ‘분업화’, ‘아웃소싱’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중국은 여기에 적극적으로 몸을 던진다. 초저임금 노동력을 무기로 전 세계의 하청 주문을 닥치는 대로 받아들였다.

[사진 셔터스톡]

2001년엔 미국의 용인하에 세계무역기구(WTO)까지 가입한다. ‘제도권’ 시장에서 제대로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의 공장’ 지위도 이때 확립됐다. 이후 경제는 쾌속 질주, 2008년 올림픽까지 개최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런 중국의 선택을 '위대한 국제순환 전략(great international circulation strategy)’ 이라고 평가했다. 1990년대에 이 전략을 채택한 덕분에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26일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 앞에서 시민과 의료진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그런데 최근 국제 환경이 변했다. 코로나19 효과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특히 중국 경제는 2~3월 정부의 강제 셧다운 여파로 반세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1분기에 기록했다. 중국이 멈추자 글로벌 기업도 휘청거렸다. 전 세계가 중국에 올인하는 건 위험하다고 여기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추념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속화된 미국의 적대적 공세는 더 강해졌다. 미국은 중국에 수출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타협은 없다. 무소의 뿔처럼 간다.

[사진 셔터스톡]

이렇기에 시진핑의 ‘내수 중심’ 발언은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을 포기하면서까지 ‘제 갈 길’을 가겠다는 뜻이다. 레이먼드 융 ANZ은행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전략 변화는 코로나19 때문에 향후 2~3년간 세계 수요가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후싱더우 베이징공대 경제학과 교수도 “중국은 미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더 나아가 서방국 전체와의 디커플링을 포함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화망 캡처]

‘내수’ 키우기. 중국의 새로운 목표는 아니다.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내수를 중국 경제의 중심에 두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수출로 돈을 벌던 경제 구조를 단번에 바꾸기 쉽지 않았다.

중국은 향후 미국과의 경제협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신시대 서부대개발’을 추진해 그 난관을 돌파하려 한다. 사진은 중국 윈난성에서 이뤄지는 댐 건설 사업. [인민망 캡처]

최근 전략은 크게 두 축이다. ‘서부 대개발’이 하나다. 낙후된 서부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해 수출 감소로 동부 연안 지방 산업계가 받는 피해를 상쇄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중산층이 만드는 소비시장이다. 황췬후이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장 연구팀은 최근 “5억~7억 명에 달하는 탄탄한 중산층이 향후 5년간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5G, AI 등의 신흥 산업까지 육성하겠다는 거다. 자력갱생이다.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일본계 기업 공장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중요한 건 실현 가능성이다. 레이먼드 영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 발언은 경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문제는 '어떻게' 이것을 이루느냐"라고 말한다. 자력갱생은 자칫하면 세계와 등을 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후싱더우 교수도 이를 우려한다. 그는 "중국이 역경에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중앙정부가 모든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 폐쇄적 경제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현재의 세계 체제와 다른 경제 모델을 구축할 의사가 없음을 전 세계에 확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협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신화=연합뉴스]

대미 항전 수단으로 내수를 내세운 시진핑. 그의 전략은 과연 통할까.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반대파와 결전 임박? 시진핑, 사법·공안 대거 숙

…베이징 부근서 군사훈련도

왕요췬
2020년 5월 21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21일

중국의 정치는 흑막(黑幕) 정치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사건과 실제 일어난 사건의 차이가 크다.

그 한 사례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몰락이다.

2012년 3월 9일, 보시라이 서기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의 연중 최대행사인 양회(전인대+정협)에 참석했다. 그는 충칭대표단과 함께 내외신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모든 게 정상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15일 보시라이는 체포됐고 그대로 정치생명이 끝났다.

올해 양회는 오늘부터 내일까지 열린다. 그런데 그 열흘 전, 베이징 주둔군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지난 10일 북경일보에 따르면, 왕춘닝 베이징 주둔군 사령관이 베이징시 공산당 위원회 상임위에서 면직됐는 것이다.

공직은 그대로인데, 당직만 박탈된 셈이다. 즉, 겉으로 보면 왕춘닝은 여전히 베이징 주둔군 사령관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숙청자 명단인 살생부에 올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베이징 수비군의 사령관이 허수아비로 전락했다. 격렬한 암투의 예고로 읽힌다.

특히 올해 양회는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로 연기됐다가 이제야 열리게 됐다. 그사이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우한폐렴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라는 청구소송이 40여 개국에서 제기됐거나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반중 민주화 운동으로 번졌고, 그 이전에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최근 중공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재점화됐다. 중국 안팎에서 시진핑 반대, 하야 목소리가 쏟아졌다.

반(反)시진핑 진영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 와중에 지난달 19일 쑨리쥔 공안부 부부장이 낙마했다. 쑨리쥔의 직책이 중요하다.

그는 공안부 내 2인자(차관)인 동시에 공안부 1국(국내안전보위국) 국장, 26국(610 판공실) 국장, 공안부 홍콩대만마카오판공실 주임을 겸한다.

국내안전보위국은 정치보위국으로 불리며 정보수집·민족문제·반정부 공작 등을 관할하며 공안부 내 최고 권력부서로 통했다. 610 판공실은 장쩌민 전 주석이 설치한 파룬궁 전담 탄압기구로 초법적 권력을 행사했다. 홍콩·대만 업무는 정권 안위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렇게 중대한 업무를 맡고 있던 쑨리쥔의 낙마는 시진핑 진영으로서는 당내 최대 라이벌인 장쩌민 계파를 비롯해 반시진핑 진영의 예봉을 꺾는 일이었다.

쑨리쥔 낙마 후, 중국 사법·공안 부문에서는 굵직한 사건들이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푸정화 사법부 부장(장관)이 공직과 당직에서 면직되고, 그 후임에는 시진핑의 심복인 랴오닝성 성장 탕이쥔(唐一軍)이 임명됐다.

호주로 망명해 중국 내부 소식을 폭로하고 있는 평론가 장왕정에 따르면, 푸정화는 탕이쥔 임명 전날인 28일 중앙경위국에 끌려가 가택 연금됐다.

중앙경위국은 공안부 소속이 아니라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산하 독립부대로 베이징에 거주하는 당 고위층과 그 가족 경호부대다.

푸정화 체포에 공안부가 아닌 중앙경위국이 동원됐다는 건, 시진핑 당국이 그만큼 공안부 내 반대 세력을 경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어 5월 3일에는 멍젠주 정치법률위원회 서기가 체포됐고, 그가 소유한 상하이의 부동산 여러 건이 압류됐다고 장왕정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멍젠주 역시 중앙경위국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으며 5월 중으로 그의 신병에 대한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시진핑의 신뢰를 받고 있는 허룽 섬서성 부서기가 최고인민법원 부원장으로 임용됐으며, 그의 상관인 자오정용(趙正永) 서기가 1200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자오정용 서기는 안후이성에서 공안청장을 지낸 인물로 역시 사법·공안 부문 인물이다.

이상은 지난 4월 19일 쑨리쥔 체포 이후 한 달간 양회 전 중국 사법·공안 부문에서 이뤄진 ‘물갈이’ 숙청 작업이다.

공안 권력을 동원한 요인 체포, 그리고 사법부를 통한 유죄판결 및 선고는 중국 권력투쟁에서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시진핑 진영이 양회를 앞두고 급히 사법·공안 부문 물갈이를 시행한 것은 뭔가를 대비하거나 혹은 일으키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인다.

‘준비작업’은 군 부문에서도 포착됐다.

우선 앞서 소개한 왕춘닝 베이징 주둔군 사령관의 당직 면직이다. 공산주의 시스템에서 당직이 공직보다 우선한다.

왕춘닝은 올해 1월 베이징시 공산당 위원회 상임위에 진출했다. 넉 달 만에 다시 쫓겨났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쑨리쥔 사건과 관련성이 제기된다.

다른 하나는 지난 14일 시작된 군사훈련이다. 인민해방군은 매년 보하이(渤海·발해만)의 탕산항구에서 두 달 반가량의 군사훈련을 해왔다.

그런데 올해 군사훈련은 베이징 부근에서 진행돼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베이징 공안 권력을 장악했던 쑨리쥔, 베이징 주둔군 사령관 왕춘닝이 연이어 떨어져 나갔다는 점과 관련지어 시진핑 진영이 공안부를 억누르고 군 장악력을 과시해 반대 세력에 겁을 주는 동시에 베이징과 주변 지역을 안정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달 26일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인민무장경찰법’, 일명 무경법 개정을 논의한 것도 마찬가지다.

무경법 개정의 핵심은 무장경찰은 현행 국무원 산하 공안부가 아닌 중앙군사위에 예속시킨다는 것이다. 공안부 세력을 축소시키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장쩌민 계파로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저우융캉 전 정법위 서기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것도 공안부장을 겸직하며 무장경찰 부대를 수시로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국 정가에는 지난 2012년 3월 저우융캉이 무장경찰 부대를 동원해 시진핑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했다는 설이 있다.

이후 시진핑 진영이 무장경찰에 대한 숙청과 축소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이달 15일 중국 군 관련 신문인 인민해방군보가 ‘핵심을 철통 보호하는 절대충성’이라는 사설을 싣고 핵심(시진핑)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는 점도 시진핑 진영의 군 고삐 죄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쑨리쥔의 체포에서부터 사법·공안 부문, 군 부문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 단지 시진핑 진영이 반대 세력의 ‘사건’에 대비하는 차원이 더 위협적인, 예컨대 시진핑 암살 시도 수준의 강력한 공격을 받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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