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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집어삼키는 중국의 문어발식 이민전술
08/08/20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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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의 중국 톺아보기>미국 이민자도 한해 4만명


 세계 판도 바꾸려 1995년부터 신이민 정책


   


세계화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과 문물의 자유로운 교류다. 보다 살기 좋은 나라, 무언가 필요한 나라로 가기 위한 이민이 활발해 지는 것도 자연스럽다. 인류가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선 역사는 오래됐다. 17세기 초부터 유럽인들은 북아메리카 신대륙에 몰려들었다. 19~20세기에 유럽의 엄청난 이민자들은 남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와 뉴질랜드,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세웠다. 대규모 이민은 세계의 세력판도를 바꿨다.

요즘에는 전 세계를 향한 중국의 이민행렬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과거 17세기 명나라가 몰락하면서 중국 남부지방 출신들은 동남아에 밀려들어 화교 사회를 이루었다. 최근의 중국 이민의 양상은 차원이 다르다. 중국 전역에서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최고로 선호하는 목적지는 미국이다. 이제 이들이 향하는 곳은 동남아, 극동 지역은 물론 태평양 도서국까지 전방위적이다. 그 인원 규모도 대단하다.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만 해도 한 해에 3만~4만 명을 넘는다. 다른 국가 이민자들은 헤아리기 조차 어렵다. 중국인의 ‘제3의 물결’이 세계의 판도를 변화시킬 기세다. 중국 당국이 1995년에 공식 발표한 ‘신 이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공개적인 발표 문건이 중국의 이민정책의 목적과 방향이 명확히 드러낸다.

“개혁 개방 정책 이래 중국 대륙을 떠나 해외에 거주하는 신이민자들이 꾸준이 늘고 있다. 이들은 현재 화교 사회에서 중요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이들은 미국과 여타 서구 선진국에서 친중국 세력을 이루는 근간이 될 것이다. 신이민자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은 중요하고도 실제적인 의미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현대화 작업을 촉진하고, 조국 통합을 실현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민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는 근본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 각지에 퍼지는 신이민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의 영향을 확대하고 친중국 세력을 근간을 다지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게다가 이민행렬은 중국 본토의 인구압력을 줄이고 실업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또 이민자들의 해외송금은 중국 경제의 또 다른 수입원이 되니 일거양득이다.

특히 중국의 팽창주의로 인해 세계 곳곳과 갈등을 빚을 때, 중국 정부의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다. 화교사회가 “국제분쟁시 중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제5열(스파이)”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국계 미국인 물리학자 리원허의 스파이 사건“도 하나의 예다.


17세기부터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영토분쟁을 빚었던 하바롭스크 지역, 중국과 러시아 국경을 가르는 아무르 강둑에 자리 잡은 블라고벤스크는 중국의 경제적 지배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값싼 소비재 공산품의 공급처다. 러시아는 “중국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산지이자, 저렴한 소비재를 내다파는 시장이 되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극동 지역에 사는 러시아인의 47%가 진심으로 극동 지역 영토가 중국에 합병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러시아인들의 위기감을 대변해준다. 러시아의 극동 지역에서 모스크바는 멀고 베이징은 가깝다. “머지않아 동방의 실질적 지배자는 모스크바가 아니라 베이징이 될 것 같다”는 얘기를 웃어넘길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중국의 이민행렬은 태평양의 소국들에게도 뻗어가고 있다. 태평양 지역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이 부딪히는 전략적 요충지다. 과거 유럽 여러 나라의 식민지였던 태평양의 미니 국가들이 이제 중국의 전략적 이민정책의 대상이 되고 있다.

태평양 소국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통 큰 경제 지원을 이민자들에게 든든한 배경이 된다. 파푸아뉴기니, 미크로네시아연방공화국, 통가, 쿡제도, 사모아, 바누아투 등은 이미 중국의 세력권 안에 들어왔다. 이들 국가의 인구는 고작 몇 만 명에서 몇 십만 명에 불과하다. 땅덩어리 역시 중국 대륙에 비하면 점점이 흩어진 ‘콩알’만한 미니국가다. 이런 ‘소인국 나라’에 ‘거인 중국’이 관심을 가질 무슨 매력이 있을까?

하지만 이들 국가는 한 국가 한 국가마다 중국의 한 표와 동일한 한 표를 가진 당당한 독립국가다. 태평양의 12개 독립국은 모두 유엔 회원국이다. 당연히 유엔 총회와 국제회의의 의사결정에서 중국의 지원군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태평양의 도서 국가들은 과거 대부분 중화민국을 합법적 정부로 인정했었다. 중국은 이들은 대만으로부터 돌려세워 중국을 유엔에서 유일한 합법정부로 만드는데 활용했다.

태평양은 각자 우군 확보를 위해 대만과 중국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특이한 상황에 놓여있다. 양국 간의 물량 공세가 만만치 않다. 특히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기만 한다면 조건 없는 지원을 약속한다. 이제 대만을 중국의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20여개 국가 밖에 안 된다. 그 중에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 나우루, 마셜, 팔라우, 투발루, 솔로몬제도 등 6개나 속해 있다. 이 작은 국가들에게라도 합법정부로 인정받아야 하는 대만의 상황이 처량하다.


태평양의 미니국가들에 이민 온 중국인들은 급속하게 경제권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중국은 이들 나라에 공공청사의 건립과 무이자 차관에 군사적 지원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땅 덩어리는 작지만, 이들이 점유하는 해역과 경제적 배타수역은 광대하다. 더구나 미국의 군사적 팽창을 제어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 미국은 쿡제도의 전략적 가치를 읽고 아이투타키 비행장을 건설했다. 일본과의 태평양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중국은 쿡제도에 공항과 부두를 건설해주면서 환심을 얻었다. 중국은 태평양의 군사적으로 중요한 거점을 확보한 셈이다.

중국은 태평양 콰절런 환초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미사일 실험을 감시하고 자국 위성의 궤도를 관측하고 정보를 교신하는 데 애쓰고 있다. 중국이 나우루공화국에 세운 타와라 기지가 이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우루공화국이 2005년에 다시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으며 타와라 기지를 잃어버리자 중국은 태평양에 추적 유도함 위엔왕 호를 상주시키고 있다. 중국은 태평양에서 군사적 교두보를 만들기 위해 물밑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태평양 소국들에 중국인 이민이 늘어나면서 반중국인 정서도 생겨났다. 2006년 솔로몬제도에서 벌어진 반중국인 폭동이 대표적인 예다. 거의 모든 도매업과 소매업을 장악한 중국인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분노는 항상 잠재되어 있다. 중국은 태평양 제도의 작은 국가들의 인구 구성의 비율을 변화시키면서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을 급격하게 바꿔나가고 있다. 태평양에서의 호주와 뉴질랜드, 대만, 미국의 영향력은 나날이 위축되고 중국의 세력을 팽창일로에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중국은 최근 화교사회가 단단히 구축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의 우호국가 이외에 캄보디아와 미얀마, 라오스에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의 윈남 성을 거쳐 미얀마의 이라와디 강으로 가는 육로와 수로를 연결하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주목된다. 이 새로운 운송로는 중국본토와 인도양을 직접 연결한다.

2009년 미얀마를 거쳐 중동과 아프리카 석유를 실어 나를 송유관 건설에 합의한 것도 이를 구체화하는 실행 사업의 하나다. 말라카 해협을 건너 싱가포르를 경유하는 옛 운송로보다 5천 8백 킬로미터를 단축하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이제 과거 ‘실크로드’가 그랬듯이 새로운 ‘에너지 로드’ 가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뒷받침할 것 같다.


중국의 신 이민정책은 태평양시대를 주도해 나갈 밑그림처럼 보인다. 태평양을 소국의 광대한 해역과 경제수역, 전략적 가치는 빠르게 중국의 영향권 안으로 빨려들고 있다. 극동지역, 태평양 제도, 동남아시아로 뻗어나가는 중국인의 대규모 이민은 중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중국을 호위하는 든든한 지원 세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중국 화교의 경제적 공동체가 세계에서의 중국의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의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물론 곳곳에서 빚어지는 중국 이민자들과 현지인들과의 갈등이 반중국정서로 흐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한 중국의 이해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약소국의 주권을 위협할 여지도 있다. 중국이 대규모 물량공세로 이민 국가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이민자들이 각국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각국의 발전을 자극하고 문명의 교류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글/박경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장(kipe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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