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21
갤럭시7(asia21)
기타 블로거

Blog Open 05.22.2019

전체     2001
오늘방문     6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친구 새글
등록된 친구가 없습니다.
  달력
 
수기소설] 청보랏빛 고아원 (5) 실화를 바탕으로 한~.
05/26/2019 13:05
조회  383   |  추천   8   |  스크랩   0
IP 98.xx.xx.253


그날 밤은 천둥 번개가 격렬하게 천지를 뒤흔들었고 비가 지독하게 내렸다. 동시에 정전까지 되고 고아원 전체가 깜깜해졌다. 유리창이 거센 비 바람으로 수시로 덜거덕거렸다. 그리고 그 시각에 친구가 죽었다. 원한에 맺힌 혼이 울부짖 듯 그렇게 슬프게 죽어갔다.

한 방에서 생활했던 우리들은 무서워 떨면서 형제자매와 같았던 죽은 소희를 위해 각자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분위기였다. 섬뜩할 정도로 스산한 기운이 나돌아, 죽은 친구에게서 빨리 정을 떼어 버리고 싶었던 나는 가능하면 소희의 관한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도 가끔 친구가 꿈에 보였다.

 

아무튼, 친구 소희는 장 보모에게 심하게 맞고 나서부터 기운 없어 하더니 어느 날, 갑작스럽게 급성 폐렴에 걸려 제대로 된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죽었다. 그래서 나는 깊게 슬퍼했다. 소희는 유일하게 마음을 터 놓고 얘기할 수 있었던 친구였다. 소희가 죽고 난 후 나의 대화상대는 길고양이 이거나, 앵두나무 이거나, 야산에 있는 작은 바윗돌이 되었다.

 

그리고 소희가 급성 폐렴에 걸리기 전, 울분을 억제한 비장한 얼굴로 내게 말했던 적이 있다. 두고 봐! 어른이 되면 반드시 장 보모에게 복수할 거야! 스산한 밤이면, 죽은 소희가 한 말이 생각났고 그리고 괜스레 그 애의 혼령이 나타나, 복수의 대상인 장 보모나 절친이었던 나를 저승으로 데려갈지도 모른다는 아련한 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밤이 되면 귀신은 문 쪽에서 자는 아이를 먼저 노리고 잡아 간다며 같이 방을 쓰던 애들이 으시시한 말투로 놀리며 겁을 주기도 했는데 그때 마침, 내 잠자리가 문 쪽에 있었던 터라, 그 공포감은 극에 달했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내가 결핵에 감염되었는데, 고아원에서는 나를 심각한 상태로 여겨 보건소로 데려가 약도 타 먹이며 다른 아이들과 격리시켜 큰 마루 구석에서 자게 했다. 그렇게 잠자리를 마루로 옮기고 나서부터 나는 어김없이 잠을 더 설쳤고 그리고 온몸을 움츠리고 흐느끼다가 잠이 들곤 했다.

 

그러고 나서 어느 날, 한밤중에 무시무시한 악몽을 꾸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때 고아원에서 죽은 아이들의 얼굴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제일 먼저 친구 소희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번에는 누가 죽을까? 혹시 내 차례 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섬뜩한 무서움이 일었다. 왜냐하면 고아원에서는 해마다 아이들이 질병과 사고로 죽어 나갔기 때문이었다. 이때 나는 간절하게 기도했다. 살려 달라고!

 

그리고 나서 다음 날 아침, 햇살이 마루를 환하게 밝혀주는 가운데 아주 기분 좋게 깨어났다. 그리고 왠지 아침부터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운이 났다. 가끔씩 고아원으로 비타민과 좋은 음식을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나눠주고 갔던 자원 봉사자들 덕분인지, 아니면 보건소에서 준 약 덕분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자생력이 강해서인지, 아니면 신의 보살핌인지는 몰라도 나는 빠르게 완치되었다.

그리고 어느 해, 파상풍으로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초여름 고아원에서는 피사리를 시켰다. 우리가 개간한 논에서 피사리를 하다가 대못에 찔렸는데 이 논은 원래 쓰레기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논에서는 가끔 봉지, , 유리조각, 울퉁불퉁한 돌멩이 등이 조금씩 남아 발견 되곤 했었다.

아무튼,
나는 대못에 찔려 피로 범벅이 된 검정 고무신을 신은 채 논둑에서 아파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그 논을 지나가던 다른 동의 리 보모가 내 발을 보고 둑에 자라 있는 지혈이 되는 약쑥을 뜯어다 비비더니 발 밑에 깔아주었다. 그리고는 들어가 쉴 수 있게 절뚝거리는 나를 도와주었다.

 

그러고 나서 이틀 동안, 노동에서 제외되었고 학교도 가지 않았다. 발은 많이 부어 올랐고 시간이 지나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자, 고아원에서는 나를 손수레에 태워 보건소로 데려다 주었다. 보건소에서 응급 처치를 받는데 의사선생님이 내 발 상태를 보더니 ‘늦게 왔으면 파상풍으로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었지.’ 라고 말했다. - 계속 -



고아원, 고아이야기, 입양아, 수기소설고아원, 보육원이야기
이 블로그의 인기글

수기소설] 청보랏빛 고아원 (5) 실화를 바탕으로 한~.